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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 체크카드 출시 경쟁 '후끈'...CMA도 ‘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19.12.19 08:03

▲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주요 증권사들이 자체적으로 체크카드를 새롭게 내놓고 있다. 체크카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신규로 개설해야 하는 만큼 증권사 입장에서는 2030 세대를 중심으로 신규 고객을 확보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증권사들은 백화점, 편의점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할인 혜택을 부여하고, 우대금리까지 추가로 챙겨주는 등 젊은 세대들을 공략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동원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달 현재 금융위원회에 직접 체크카드 발급 업무를 맡을 수 이는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을 등록한 증권사는 총 13개사다. 이들 가운데 자체 체크카드를 발행한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등 9개사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2일 ‘유안타Daily+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유안타Daily+ 체크카드’는 해당 카드는 전월 이용 실적에 따라 대형마트, 편의점, 병의원, 약국, 카페, 드럭스토어, 택시 요금 등 다양한 생활 소비에서 최대 20% 할인혜택을 제공한다. 또 CU-세븐일레븐 편의점, 롯데백화점-롯데마트 ATM/CD기에서 입출금 시 수수료가 면제된다.

유안타증권은 이미 지난 2015년 8월부터 체크카드를 출시했는데 올해 일상생활 속 소비 혜택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새로운 모델을 선보였다. 이미 판매되고 있는 체크카드 중 ‘Stock 플러스’ 형의 경우 주식약정 금액에 따라 카드 사용금 일부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점이 특징이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9월 자사 처음으로 ‘더모아 체크카드’를 발행했다. 해당 카드는 이용고객에 대해 전월 실적과 관계없이 0.3%의 현금 캐시백 서비스, 승인내역 무료 SMS 전송 서비스 등을 제공한다. 체크카드를 만들려면 한국투자증권 종합자산관리계좌(CMA)를 먼저 개설해야 한다. 이미 증권사 가운데 가장 먼저 발행어음 사업을 개시한 한국투자증권은 CMA를 개설할 경우 시중 은행보다 다소 높은 금리 혜택을 부여한다.

교보증권의 자체 체크카드인 ‘윈케이’(Win. K)는 교육 특화형 체크카드다. 국내 전 학원업종 결제 시 10% 할인(월 1만원 한도), 서점, 어학시험 응시 시에도 10% 할인(월 5000원 한도)을 받을 수 있다.

증권사들이 체크카드를 발행할 수 있도록 규제가 완화된 건 2013년 7월부터다. 당시 금융당국은 금융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수수료나 세액공제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할 수 있는 체크카드를 보급하기 위해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자체 체크카드 발급을 허용했다.

이후 지난 2014년 KB증권의 합병 전 현대증권이 독자적인 체크카드를 내놓았다. KB증권의 ‘에이블(able) 체크카드’는 통신비, 포인트 등 혜택별로 4개의 카드 라인업을 갖춘 상태이며 출시 6년 만에 40만명은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able 아이맥스’ 카드는 CMA형 선택 시 당월 카드 사용실적의 3배까지 CMA 기본 수익률(최대 2.5%)이 추가 제공된다. 100만원을 사용했다면 300만원 예치금액까지 기본 수익률을 제공받을 수 있는 것이다. 금융상품형 선택 시 금융상품 가입금액 만큼 체크카드 사용실적에 대해 추가 수익률을 제공한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자체 증권업무를 넘어 ‘체크카드’ 사업에 뛰어든 이유는 보다 다양한 고객 층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체크카드를 발급받으려면 해당 증권사의 CMA 계좌를 개설해야 한다. 이에 고객들 입장에서는 CMA 계좌 개설을 시작으로 보다 다양한 증권사들의 투자 상품을 접할 수 있다. 또 체크카드가 CMA와 연동되기 때문에 하루만 돈을 넣어도 이자수익을 얻을 수 있다. 즉 투자자 입장에서는 증권사가 발행한 체크카드를 통해 기존 할인 혜택은 물론 CMA 이자로 ‘재테크’ 효과까지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주요 증권사들이 선보인 체크카드가 인기를 끌면서 CMA 계좌 수 역시 함께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공시에 따르면 이달 18일 기준 증권사의 개인 CMA 계좌 수는 1588만개를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만개 늘어난 수준이다. 지난 2017년까지만 해도 연평균 60만 계좌가 신규로 개설된 점을 고려하면 증권사들의 체크카드 발급을 시작으로 CMA 계좌가 빠른 속도로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CMA 계좌 잔액도 연초 대비 소폭 늘어났다. 같은 날 개인투자자의 CMA 계좌 잔액은 42조7000억원으로 올해 1월 2일(41조7000억원)보다 1조원 가량 늘었다.

앞으로 증권사들의 체크카드 발급 경쟁은 더욱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상반기까지 자체 체크카드 발급시스템 구축을 완료하고, 하반기부터 온라인채널과 영업점에서 발급을 개시할 계혹이다. 이를 위해 한화투자증권은 내년 중 금융당국으로부터 직불전자지급수단 발행업 등록을 마치고 발급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증권가에서는 회사가 자체적으로 고객 유치에 집중해 투자와 소비를 동시에 이끌어내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국내 한 증권사 관계자는 "증권사가 자체적으로 체크카드를 발급하면서 신규 고객 확보는 물론 기존 고객 이탈 방지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라며 "이를 통해 투자와 소비를 이끌어내고 새로운 사업도 추진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사들이 발급하는 체크카드도 여러 한계점이 있는 만큼 투자자들이 보다 꼼꼼하게 체크한 후 가입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또 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일부 증권사는 카드사를 통해 체크카드를 발급하고 있는데, 카드사 제휴 연장이 되지 않으면서 어쩔 수 없이 자체 체크카드를 발급하는 경우도 있다"며 "증권사들이 발행하는 체크카드는 기존 금융사들이 발행하는 체크카드와 달리 일상 생활에서 사용하는데 일부 한계가 있는 만큼 자동이체 서비스 등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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