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김연숙 기자] 100년 간 세계를 지배하던 미국의 단일 패권 체제가 중국의 부상으로 흔들리고 있다.
미중의 패권 갈등은 향후 20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한국은 갈등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수 밖에 없다.
사드 사태로 인한 피해는 앞으로 미중 갈등의 심화로 한국이 겪어야 할 어려움에 비하면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다.
동북아가 미중 갈등의 장이 아니라 미중 화해의 장이 될 수 있는 지혜가 한국에서 나와야 하는 이유다.
동북아 3국이 협력할 경우 역내 정세 안정은 물론 세계 그 어느 지역보다 높은 경제적 시너지를 낼 수 있다.
한중일은 주요 도시 간 거리도 짧으며 믄화적 동질성도 높다.
결정적으로 산업의 가치사슬로도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그러나 오래된 역사적 반목이 호혜적 협력의 가장 큰 장애가 되고 있다.
유럽은 20세기에만 두 번이나 서로 총을 겨눴다. 그러나 불신의 벽을 허물고 장애를 넘어섰다.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이 오랜 갈등을 해소한 출발점은 바로 에너지 공동체였다.
유럽의 석탄-철강 공동체는 전쟁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 인구 5억의 거대 경제공동체를 탄생시켰다.
21세기에 동북아에서 에너지 공동체를 만들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만들 수 있는 조건은 약 70년 전 유럽 보다 더 성숙해 있다.
전기차와 스마트시티의 등장, 데이터센터의 급증 등 4차 산업혁명은 인류가 그동안 경험하지 못했던 규모의 전력 수요를 발생시킬 것이다.
여시재 에너지연구팀에 따르면 미국위 경우에만 전력 소비가 연평균 4% 증가해 2040년에는 약 4천조 원 규모의 추가 전기 생산이 필요하게 된다.
세계 최대 전력 소비 지역이자 4차 산업혁명의 선도 지역인 동북아 지역의 전력난은 훨씬 더 심각할 것이다.
기후변화와 환경, 미세먼지 문제로 가스와 재생에너지 등 청정 발전원에 대한 수요가 더욱 커지고 있다.
러시아와 미국의 천연가스, 몽골의 재생에너지를 통해 동북아 3국의 미래 전력 문제를 해결하는 동시에 오래된 지역 갈등을 해소 할 수 있다.
가스 허브와 슈퍼 그리드로 한중일 3국이 가스와 전력의 수급을 공동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동북아에도 에너지 공동체에 이어 경제 공동체가 형성될 수 있는 튼튼한 토대가 마련될 것이다.
시대와 함께 하는 집, 여시재는 동북아 에너지 공동체라는 시대의 요구를 실현할 지혜를 모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