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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라인.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경험의 시대’.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부문장 김현석 사장이 2020년대를 예상해 지칭한 말이다. 삼성전자가 기존의 강점인 하드웨어에 소프트웨어(SW)의 결합으로 개인에게 보다 최적화된 경험과 환경을 제공하기 위한 최신 기술을 선보이겠다는 뜻이다. 이를 위해 타사와의 협력도 확대해 인공지능(AI) 리더십을 강화해 나가겠다는 전략이다.
◇ ‘AI 퍼스트’…기술개발에 AI 최우선
1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삼성전자의 기술 개발 전략은 AI를 최우선 순위에 두는 ‘AI 퍼스트’로 요약될 전망이다. AI가 모바일, 가전제품뿐만 아니라 가정, 사무실, 차량, 도시 등 일상 속 주변 어디에나 녹아 있어 사람들에게 더 나은 가치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김현석 사장은 "경험의 시대에는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공간을 변화시키고 도시를 재구성해야 한다"며 "삼성의 ‘인간 중심 혁신’이 이 같은 과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AI는 5세대(5G) 이동통신,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 등과 함께 삼성전자가 선정한 ‘4대 미래 성장 사업’이기도 하다. 4대 사업에 2018년부터 올해까지 25조 원이 투자된다.
삼성전자가 AI에 주목한 데에는 기술·시장의 성장성이다. 실제 AI 시장은 최근 전반적인 전자산업의 위축 속에서도 급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글로벌 AI 관련 시장 규모가 지난해 1조 9010억 달러(한화 약 2000조 원)에서 오는 2022년 3조 9230억 달러(4000조 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삼성전자는 이미 2017년 11월 미래 사업 발굴 조직인 삼성리서치 산하에 AI센터를 신설해 선행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삼성리서치를 중심으로 미국 실리콘밸리, 뉴욕, 영국 케임브리지, 캐나다 토론토, 몬트리올, 러시아 모스크바 등 5개국에 7개 AI 연구센터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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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추이. |
삼성전자는 다만 올해에도 여전한 미·중 무역 갈등, 일본 수출 규제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사실상 ‘내실 경영’에 역량을 집중할 전망이다. 2018년 말부터 이어진 반도체 부진을 과감히 털고 효율적인 투자로 수익성을 개선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발표한 ‘반도체 비전 2030’, ‘퀀텀닷(QD) 디스플레이’ 투자 계획이 본격 실행되는 ‘원년’으로, 이를 발판 삼아 ‘재도약’의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반도체 비전 2030은 비메모리(시스템) 반도체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오는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고 전문 인력 1만 5000여 명을 채용한다는 계획이며, QD 디스플레이에는 2025년까지 13조 1000억 원을 투입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삼성전자는 구체적으로 반도체 분야에서는 5G·전장용을 중심으로 한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 공을 들일 전망이다. 지난해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1억 800만 화소 이미지센서를 개발한 데 이어 이 분야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0월 자동차용 프로세서 브랜드 ‘엑시노스 오토’와 이미지센서 브랜드 ‘아이소셀 오토’를 선보인 바 있다.
스마트폰 사업(IM)부문에서는 5G 수요에 대응해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폴더블 스마트폰 ‘갤럭시 폴드’ 등 프리미엄 제품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제품의 수익성도 개선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 부문에서는 고가 TV와 건조기 등 신가전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QLED·8K TV 등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하면서 라이프스타일 가전 개발에 역량을 집중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나간다는 복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