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전환 2020 ①] 글로벌 해상풍력 투자 19% '껑충'...美, 재생에너지 강자로 급부상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01.20 08:26:18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작년 세계 설비투자 2822억 달러…풍력이 성장 이끌며 전년比 1%↑

태양광은 中 보조금 삭감에 위축

美, 재생에너지 투자 28% 증가로 8% 감소한 中보다 큰손으로 우뚝

브라질 등 중남미도 성장세 흐름…日 호주 인도 등 亞시장은 하락세

▲(사진=이미지투데이)



파리기후협약 체결 이후 세계 각국은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의 확대를 골자로 하는 ‘에너지전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구 평균 온도가 산업화 이전에 비해 2도 이상 상승하지 않도록 전 세계가 온실가스 배출을 감축해야 하는데, 에너지전환이 이를 위한 유일한 수단으로 거론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현재 에너지전환을 위한 세계 각국들의 노력은 어디까지 왔을까. 에너지경제신문은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살펴보고 올해 에너지전환 트렌드를 꼽아봤다. <편집자주>


<글 싣는 순서>
[에너지전환 2020 ①] 지난해 글로벌 재생에너지 투자 1% 증가…태양광↓·풍력↑
[에너지전환 2020 ②] 재생에너지부터 전기차까지 …올해 에너지전환 트렌드는 <上>
[에너지전환 2020 ③] 천연가스부터 SBTi까지…올해 에너지전환 트렌드는 <下>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전소급 재생에너지 설비에 대한 투자가 전년 대비 1% 증가한 2822억 달러(약 327조 4366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풍력발전이 태양광을 제치고 가장 활발하게 투자가 일어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생에너지 시장 세계 1위’로 꼽히는 중국에서의 성장세가 주춤한 사이 미국은 사상 최대의 투자규모를 기록하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 "대세는 해상풍력"…작년 글로벌 해상풍력 투자 19%↑

에너지조사기관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BNEF)는 20일 이같이 밝히며 풍력이 작년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전 세계에서 풍력설비에 대한 투자규모가 전년 대비 6% 증가한 1382억 달러(약 160조 3534억원)를 기록한 반면 태양광은 3% 하락한 1311억 달러(약 152조 1415억원)에 그쳤다. BNEF는 "태양광과 풍력에 대한 비용이 계속 하락하면서 지난해 태양광, 풍력 발전설비에서만 약 180GW(기가와트) 규모의 투자가 진행됐다"며 "이는 2018년 대비 20GW 증가한 수치다"고 설명했다.

태양광의 경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발 악재로 위축되고 있는 분위기다. 중국 정부가 태양광에 대한 보조금을 2018년부터 삭감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는데 올해의 경우에도 중국 태양광 보조금은 21억 5800만 위안으로 작년 보다 29.9% 줄였다.

중국 정부는 보조금 삭감을 통해 △태양광발전 낙후지역 △자가발전용 분산형 태양광발전 △공공재생에너지 등 민생 관련 프로젝트에 보조금을 우선 지급한다는 방침이다. 중국 국가에너지국(NEA)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9월까지 새로 가동된 태양광 발전설비는 16GW에 달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대비 무려 45% 급감한 수치다.

이외에도 바이오매스 및 폐기물 에너지에 대한 투자는 전년 대비 9% 오른 97억 달러를 기록한 반면 지열에너지 투자는 56% 폭락한 10억 달러에 불과했다. 바이오연료와 수력에너지에 대한 투자 역시 전년대비 각각 43%, 3% 하락한 5억 달러, 17억 달러를 기록했다.

주목할 점은 해상풍력에 있다. BNEF에 따르면 지난해 해상풍력에 대한 투자가 전년대비 19% 오른 299억 달러를 기록하면서 과거 최고 수준인 2016년 투자규모를 경신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글로벌 해상풍력에 대한 규모가 2040년까지 매년 13% 성장하는 등 핵심 재생에너지원으로 자리매김 할 것으로 전망했다. BNEF는 앞서 작년 10월 기준 해상풍력에 대한 글로벌 벤치마크 가격이 전년 동기대비 32% 하락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2010년부터 2018년까지 글로벌 해상풍력 발전설비는 3GW에서 23GW를 기록하면서 연간 30%의 성장세를 보여왔으며 향후 5년 이내 약 150개 신규 프로젝트가 완료될 예정이다.

실제 스코틀랜드 해안에 위치한 니아트 나 구이테(Neart na Gaoithe) 단지는 작년 4분기에만 432MW(메가와트)급 풍력발전 프로젝트에 약 34억 달러를 투입했다. 풍력발전은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재생에너지로 떠오르고 있다. 영국 재생에너지 전문매체 ‘웨더 에너지’에 따르면 2019년 1월에서 6월 사이 풍력 터빈은 영국 내 전체 전기 수요의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전기를 생산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구 규모로 따지면 무려 447만가구에 달한다.

2025년까지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용량을 갖출 것으로 전망되는 중국은 지난해 푸저우 창러 해안에 위치한 500MW급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15억 달러를 투입했다. 대만에도 376MW급 포모사 2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0억 달러를 투자됐다. 아울러 작년 3분기에는 프랑스 항구도시 생 나제르 해안에서 진행될 480MW급 해상풍력 프로젝트에 25억 달러가 투입됐다.

BNEF의 톰 해리스 풍력리서치 부문장은 "풍력발전에 대한 중국정부의 보조금이 2020년부터 축소되고, 시한 내 가동이 되지 않으면 보조금 지원이 안되기 때문에 무려 15건에 달하는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앞당겨졌다"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는 올해 풍력 보조금을 전년보다 30% 감축시킨 것으로 전해졌고 2018년에 승인된 해상풍력 프로젝트가 2020년까지 가동이 되어야 보조금을 지원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2019년과 올해 승인된 프로젝트의 경우에는 내년까지 발전그리드에 연결되어야 한다.

해리스 부문장은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제외하고도 북해와 미 동부 해안에서 기가와트급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며 "풍력발전의 성장세는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재생에너지 투자 ‘큰 손’은 中이지만…美, 새로운 강자로 부상

그렇다면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설비에 가장 많이 투자를 한 국가는 어디일까. 주인공은 단연 중국이다. 중국은 세계에서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자를 가장 많이 한 국가로 ‘재생에너지 1위’라는 명성을 작년에도 이어갔다. 그러나 중국의 지난해 투자규모는 834억 달러(약 96조 7857억원)로, 전년대비 8% 줄었다. 이는 201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특히 태양광 부문의 투자가 크게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은 작년에 태양광 설비에 257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3% 급감한 수치다. ‘태양광 붐’이 한창인 2017년과 비교하면 3분의 1도 안되는 규모다. 반면 풍력의 경우 중국은 지난해 550억 달러를 투입해 전년보다 10% 늘렸다.

중국에 이어 미국은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규모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의 경우 재생에너지 시장의 성장세가 돋보인다. 미국의 작년 재생에너지 투자액은 555억 달러(약 64조 4077억원)로, 2018년 대비 무려 28% 증가했다. BNEF는 미 연방차원의 보조금이 올해부터 축소되기 때문에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진행을 서둘렀다고 설명했다.

BNEF의 아메리카대륙 지사장인 이썬 진들러는 "트럼프 행정부 집권 3년차인 지난해의 경우 재생에너지를 위한 정책들이 거의 전무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청정에너지 투자규모는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투자규모를 기록한 해는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2017년(457억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대통령 당선 이후 석탄산업을 부활하겠다고 천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에서 재생에너지 시장이 기록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역설적인 상황이다. 진들러 지사장은 이어 "재생에너지는 갈수록 가격경쟁력이 강해지고 올해부터 보조금이 축소되기 때문에 지난해 미국 재생에너지 시장이 분주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이어 중남미 지역에서도 재생에너지 성장세가 돋보인다. 브라질에서는 작년 재생에너지 설비 투자에 전년 대비 74% 증가한 65억 달러를 투입한 것으로 집계됐다. 멕시코도 17% 오른 43억 달러를 투자했으며 칠레의 경우 작년 투자액이 전년보다 무려 4배 증가한 49억 달러를 기록했다. 다만 아르헨티나는 2018년 보다 18% 하락한 20억 달러에 그쳤다.

유럽연합(EU)의 경우 작년 재생에너지설비 투자규모는 전년 대비 7% 하락한 543억 달러를 기록했다. EU회원국 중 지난 한 해 동안 재생에너지 시장이 가장 많이 성장한 국가는 스페인이었다. BNEF에 따르면 스페인이 재생에너지에 투자한 금액은 84억 달러였다. 이는 전년 대비 25% 증가한 수준이며,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스페인 정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설비를 120GW까지 끌어올리고 최종 에너지에서도 재생에너지 소비 비중을 42%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발전 설비용량을 2030년까지 각각 50GW, 37GW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BNEF의 태양광부문 피에트로 라도이아 수석연구원은 "작년 스페인에서만 태양광 부문에 60억 달러가 투입된 점이 인상적이다"고 평가했다.

스페인 외에도 네덜란드, 프랑스, 우크라이나에서 재생에너지 투자금액이 전년대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BNEF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투자액은 55억 달러로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프랑스와 우크라이나의 경우 각각 44억(3%), 34억(56%) 늘어났다.

반면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독일과 영국의 경우 전년 대비 투자가 줄었다. 독일의 작년 투자금액은 2004년 이후 최저치인 44억 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30% 줄어든 수준이기도 하다. 영국의 투자규모도 전년 대비 40% 감소한 53억 달러에 그쳤으며 이는 2007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아시아에서도 재생에너지 투자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작년에 165억 달러를 투자했다. 대부분의 투자는 태양광 부문에 집중됐지만 2018년과 비교하면 10% 줄어든 수치다. 호주의 경우에도 전년보다 40% 축소된 56억 달러가 재생에너지 설비에 투입됐고, 인도도 같은 기간 14% 감소한 93억 달러를 투자했다.

아랍에미리트(UAE)는 기록적인 45억 달러를 투자했는데 대부분의 투자금은 두바이에 위치한 950MW급 알 마크툼(Al Maktoum) 4단계 태양열·태양광 단지 프로젝트에 투입됐다.


◇ 美 포브스, "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 너무 이르다"

한편,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20일 ‘정부의 재생에너지 보조금 축소가 너무 이른 이유’라는 제목을 보도하면서 삭감되고 있는 보조금에 우려를 표했다. 중국, 미국 등 재생에너지 강국들이 보조금 축소 방침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포브스는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은 수익성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며 "그동안은 보조금으로 인해 간헐성에 따른 손실이 메워질 수 있었지만 (보조금이) 폐지될 경우 재생에너지가 수익을 낼 수 있는 구간이 많이 줄어들어 결국 투자수익률이 하락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궁극적으로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충분히 동반되어야만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도 줄어들게 될 것"이라며 "ESS를 통해 간헐성 문제가 완전히 해소될 때까지 보조금을 폐지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포브스는 "ESS 설치비용이 그동안 하락세를 이어왔지만 아직까지는 도입하는데 큰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다"며 "이에 보조금 축소는 ESS 개발과 함께 신중히 조율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