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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임원 세대교체로 ‘뉴 삼성’ 속도(종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1.21 15:37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 단행

▲사진=연합뉴스


삼성전자가 사장단에 이어 21일 부사장 이하 임원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1970년대 생을 전진 배치하는 등 세대 교체를 통한 ‘뉴 삼성’ 구축에 무게를 실었다. 주요 사업부문 대표인 최고경영자(CEO)를 바꾸지 않는 조직 안정에 방점을 찍으면서도, 중간급인 부사장 이하 직급에 패기를 갖춘 ‘젊은 피’를 수혈함으로써 미래 사업에 내실 있는 변화를 추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 성과주의 대원칙…젊은 리더 전진 배치

삼성전자는 이번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 등 모두 162명을 승진시켰다. ‘반도체 슈퍼 사이클’로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던 2018년 인사 때의 158명보다도 승진자가 4명이 늘었다.

또 1970년대 생의 젊은 리더를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경영 전면에 배치하면서 차세대 CEO 후보군을 두텁게 하는 동시에 사업별 책임 경영을 가속화했다. 여성·외국인 임원 발탁 등 능력 있는 인재 등용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를 늦추지 않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대내외 불확실성 등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성과 있는 곳에 승진 있다’는 인사 원칙은 변함이 없었다"며 "경영 안정과 지속 성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회사의 의지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최용훈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LED개발그룹장(왼쪽)과 김우준, 네트워크사업부 미주 BM그룹장.


사업을 일군 주역을 부사장으로 승진시켜 성과주의 인사도 재확인했다. 승진한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 LED개발그룹장 최용훈 부사장과 네트워크사업부 미주 BM그룹장 김우준 부사장이 대표적이다.

최 신임 부사장은 1993년 삼성전자에 입사해 LCD TV 개발을 이끌었고, 엔터프라이즈 개발그룹장, LED 개발그룹장, ‘더 월’ PM장 등을 역임하면서 삼성전자의 차세대 TV 기술·제품 개발에 전념해왔다. 삼성전자 측은 최 부사장이 "디스플레이 개발 전문가로 시네마 LED, 더 월 등 차세대 TV 제품 형태(폼 팩터) 혁신을 주도하며 삼성이 TV 시장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평가했다.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네트워크사업부 상품전략그룹장, 차세대사업 태스프포스(TF)장, 차세대전략그룹장 등 네트워크 사업 요직을 두루 거쳐 네트워크 사업 전문가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주BM그룹장을 역임하며 미국에서 신규 사업 진출과 5세대(5G) 이동통신 상용 서비스 사업 기반을 다졌다는 설명이다.

부사장 승진자 가운데 최연소는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1팀장 최원준(50) 부사장이다. 최 부사장은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와 ‘갤럭시S10·노트10’ 시리즈 적기 출시로 기술 주도권을 공고히 하는 데 기여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최 부사장 외에도 부사장 승진자 중 3명이 50대 초반의 젊은 리더다.

삼성전자

▲프리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싱크탱크팀장(전무), 마띠유 아포테커 삼성전자 경영지원실 기획팀 상무, 김승연 무선사업부 마케팅팀 상무, 오석민 디자인경영센테 UX솔루션그룹장(왼쪽부터)

◇ 연령·성별·국적 ‘3無’…능력만 본다

삼성은 올해도 연령, 성별, 국적을 가리지 않는 ‘3무’의 능력 위주 발탁 원칙을 지켰다. 연령과 연차에 상관없이 승진한 발탁 인사만 올해 24명에 달했다. 지난해 18명에서 6명이 늘었다. 이 중 여성·외국인 임원 승진자가 눈길을 끈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에서 여성·외국인 임원 9명을 발탁했다.

외국인 임원 중에서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싱크탱크팀장이 전무로 한 단계 올라섰다. 그는 이번 인사에서 최연소(38세) 전무로 이름을 올렸다.

미스트리 전무는 최근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가 신설한 사내 벤처 조직 스타랩스가 세계 최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인공지능(AI) 아바타 ‘네온’ 프로젝트를 선보였다. 로보틱스 콘셉트 발굴과 핵심 기술 확보, AI 기반 서비스 개발을 추진하는 등 신사업 발굴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규 임원이 된 마띠유 아포테커 경영지원실 기획팀 담당은 5G, AI 등 신기술 기반의 잠재 기업 인수합병(M&A)에 기여한 점을 평가 받아 상무로 승진했다. 상무 승진자 중 가장 젊다(38세).

신규 여성 임원은 김승연·오석민·임경애·이귀호·노미정 상무 등이다. 199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김승연 무선사업부 마케팅팀 상무는 ‘갤럭시’ 스마트폰 마케팅을 총괄하며 제품군별 차별화된 미디어 커뮤니케이션 전략으로 갤럭시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를 제고하는 역할을 했다. 오석민 디자인경영센터 UX솔루션그룹장(상무)은 삼성의 24개 제품군을 통합한 콘트롤 어플리케이션(앱)을 개발해 사용자 편의성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이다.

반도체·디스플레이(DS)부문에선 첫 여성 전무가 탄생했다.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 안수진 전무다. 소비자가전(CE)부문 생활가전사업부 송명주 전무와 함께 전무로 승진했다.

전반적으로 전날 사장단 인사에 이은 삼성전자의 올해 임원 인사는 위기 극복과 일명 ‘뉴 삼성’을 위한 미래 대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게 재계의 분석이다. 글로벌 경기 위축과 미·중 무역 분쟁, 일본의 수출 규제 등 경영 환경 악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그룹을 둘러싼 재판 등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 속에 변화를 주는 인사를 했다는 평가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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