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인 ‘우한 폐렴’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22일 서울의 한 종합병원 응급의료센터에 관련 안내문이 게시돼 있다. (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설 연휴를 앞두고 중국발 ‘우한 폐렴’이 확산되면서 국내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중국행을 계획했던 국내 여행객들은 예약을 잇따라 취소했으며, 올해 들어 상승세를 타던 국내 증시에도 제동이 걸렸다.
22일 인터파크투어에 따르면 올해 1~3월 중국으로 출발하는 여행상품의 취소율이 현재 20%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우한 폐렴의 확산세가 가팔라진 이번 주 들어 취소 문의가 급증하고 있다.
대형 여행사들에서는 이번 주에만 중국 여행 취소 인원수가 각사 1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여행사가 한 달 유치하는 중국 여행객 수가 1만~1만2000명인 것으로 고려할 때 10%에 달하는 인원이 이번 주에 취소를 한 셈이다.
반대로 한국을 찾는 중국인들을 맞이하는 여행업계도 초긴장 상태다.
우한 폐렴이 ‘제2의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전파를 저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수 인바운드 여행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여행업협회(KATA)도 우한 폐렴 발생 관련 유의사항에 대한 외교부 공지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질병관리본부의 주의사항을 회원사에 배포하고, 주지시키고 있다.
국내 증시에도 제동이 걸렸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7.56포인트(1.23%) 오른 2,267.25에 마감했다.
중국 정부가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으면서 우한 폐렴과 관련한 시장의 불안은 다소 진정됐지만, 투자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전염병이 확산되면 사람들이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만큼 전반적인 소비 심리나 지출 활동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특히 중국 춘제(春節·설)를 앞두고 특수가 기대되던 면세점과 화장품, 의류 업종 등 중국 관련 소비주 등은 단기적으로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우한 폐렴으로 인해 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보고 혹시 모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주재한 확대 거시경제 금융회의에서 "국내외 금융시장은 미국·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줄고 미국과 중국도 1단계 무역 합의에 최종 서명하는 등 투자 심리가 개선되면서 안정세를 보였으나 세계보건기구(WHO)가 긴급 위원회를 소집하는 등 ‘우한 폐렴’ 우려로 변동성이 다소 확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차관은 "그러나 사상 최고 수준의 외환보유액 등 대외건전성이 견고하고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도 20bp(0.01%포인트) 초반의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등 신인도가 확고하다"며 "질병관리본부 등 관계기관도 신속히 대응하는 만큼 막연한 불안감은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어 그는 "관련 동향을 모니터링하며 우리 경제에 미칠지 모를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