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폐렴’ 중국 병원, ‘마스크기증’ 호소...‘정부대응 실패’ 비난 봇물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0.01.26 13:2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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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우한폐렴' 차단 안간힘

▲26일 국내 세번째 ‘신종코로나감염증’ 확진자가 격리돼 있는 경기도 고양시 명지병원 권역응급의료센터에서 취재진이 병동 입구를 촬영하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나유라 기자] 우한 폐렴으로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중국을 넘어 전 세계로 퍼지면서 중국 당국을 향한 중국인들의 분노도 극에 달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초기 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는 중국 우한시 당국은 의료용 마스크 등 기본적인 물자조차 제대로 공급하지 못하면서 관영 언론조차 이례적으로 지도자를 비판하고 있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와 ‘후베이의 소리’ 등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환자들을 치료하는 우한시와 인근 후베이성의 여러 대형 병원들은 의료용 마스크와 고글, 방역복 등을 제대로 공급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대처 중점 병원인 셰허(協和)병원, 우한대학 부속 중난(中南)병원, 후베이성 제3인민병원 등 중국 우한에 위치한 병원 10여곳은 직접 긴급 공고를 내고 물품을 기증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병원들이 이처럼 직접 의료 장비 구하기에 나선 것은 현지 정부의 의료 물자 지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우한에서 100㎞ 떨어진 황스시의 병원에서 일하는 한 간호사는 SCMP에 후베이성 소도시의 사정은 더욱 심각하다면서 "의사와 간호사가 24시간 대기하는 상황에서 각 과(科)에 지급되는 마스크는 매일 다섯 개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우한시와 후베이성 당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발생 초기 안일한 대처로 일관하다가 사태를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도심 한복판인 한커우(漢口)역 바로 옆에 있는 화난(華南)수산물도매시장에서 각종 야생동물이 불법으로 거래되는 것을 장기간 방치한 것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곳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발원 장소로 의심되고 있다.

중국 당국은 이달 16일부터 예고 없이 우한(武漢) 등 도시를 봉쇄했지만 이미 춘제(春節·중국의 설)를 앞두고 많은 주민이 다른 지역으로 떠난 뒤여서 뒤늦은 대처라는 지적도 나왔다.

중국인들은 물론 핵심 관영 언론 매체도 저우셴왕(周先旺) 시장 등 우한시 지도자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쏟아내고 있다.

중국 중앙정부도 자칫 중앙정부와 최고 지도자들을 향해 분노의 화살이 돌아올 것을 우려했는지 우한시 당국자들에게 비난이 쏠리는 상황을 어느 정도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후베이성 공산당 기관지인 후베이일보 선임 기자인 장어우야는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나도 전에는 상황을 잘 알고 있는 지도자를 중간에 교체하는 결정은 좋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상황이 점점 더 심각해져 가고 있다"며 "우한을 위해서 즉각 지도자를 교체해달라"고 공개 호소했다.

중국 공산당의 ‘비공식 대변인’ 노릇을 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최근 칼럼에서 우한시의 초기 대응에 부족한 점이 많았다면서 이를 뼈아픈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26일 0시 현재까지 전국 30개 성에서 1975명의 ‘우한 폐렴’ 확진자가 나왔고 사망자는 56명이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가 688명, 사망자는 15명이 각각 늘어난 것으로 ‘우한 폐렴’이 중국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은 춘제(春節·중국의 설)임에도 이례적으로 25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를 긴급 소집해 ‘우한 폐렴’ 전방위 대책을 재촉하고 ‘전염병과 전쟁’을 선언했다.

시진핑 주석은 "전염병 예방 통제 사업을 당면한 가장 중요한 사업으로 여겨야 한다"면서 "확고한 믿음을 가지고 과학적으로 예방 퇴치하며 정밀한 정책을 구사한다면 전염병과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 주석은 일선 지도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현장에서 똑바로 일하라고 지시하면서 관련 약품과 물자를 총동원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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