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폭이 꺾인 사이 인천을 포함한 일부 수도권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나며 신고가를 찍는 단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시의 한 아파트 단지 전경.(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가격 상승세는 한풀 꺾였지만 경기 남부권을 중심으로 일부 단지의 호가가 급물살을 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구마다 편차는 있지만 서울의 마용성(마포·용산·성동)을 잇는 경기도의 수용성(수원·용인·성남)이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만큼 10억 클럽에 진입한 아파트가 속출하고 있다.
정부가 강남권 집값을 잡기 위해 15억원 이상 고가주택 대출금지를 단행했고 차후 주택 매매거래허가제를 시행할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수요자들이 상대적으로 규제가 덜하면서 교통 호재가 예정지로 손을 뻗친 것이다.
특히 지난해 연말 지하철8호선 위례역 연장이 착공에 들어가면서 인근 집값은 불과 몇 개월 사이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억원대까지 가격 신고가를 찍고 있는 상황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창곡동 ‘위례자연앤래미안e편한세상’은 전용 84㎡가 올해 초 12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달 같은 층(13층)은 12억에 거래됐는데 불과 한 달이 사이에 8000만원이 올랐다. 지난해 5월에는 9억원대로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최근 반년간 3억 원 이상 가격이 치솟았다.
인근에 있는 ‘래미안위례’는 이달 초 전용 101㎡(10층)이 14억55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15층이 14억원에 거래된 것을 제외하고 10층 내외의 중층 거래가가 13억원을 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3개월 내 1억 5000만∼6000만원이 올랐다.
지하철 3호선 연장이 확정된 용인시 수지구도 무서운 가격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성복동 ‘성복역 롯데캐슬 골드타운’은 올해 초 전용 84㎡가 11억7200만원에 거래됐다. 불과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8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는데 3개월만에 3억원이 넘게 올랐다.
신분당선 연장이 예정된 수원시도 영통구를 중심으로 10억 대 진입한 단지가 나왔다. 원천동 ‘광교호반베르디움’은 전용 84㎡가 지난 22일 10억원 대에 거래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초 만해도 9억6000만원, 지난해 12월에는 9억원대 초반에 거래됐다. 한달 동안 1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이의동에서는 ‘래미안광교’ 97㎡의 거래가가 올해 초 10억원을 찍었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층수에 따라 8억∼9억원 대 중반에 실거래가가 형성됐었지만 불과 3∼4개월 만에 최소 수천만 원에서 억대로 시세가 오른 것이다.
해당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10억원을 상회할수록 허위매물도 속출하고 있다. 상승세를 틈타 집값을 끌어올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부동산매물클린관리센터에 따르면 용인시는 지난해 4분기 부동산 허위매물 신고 건수가 4753건을 기록하며 전국에서 신고가 가장 많은 지역으로 꼽혔다. 수원시가 2724건, 화성시가 2436건으로 그 뒤를 이었다.
지난해 전체 신고량이 10만 3793건이었고 그 중 4분기에만 전체의 39.7%인 4만 1205건이 몰린 점을 감안했을 때 해당 지역은 부동산 상승세를 타고 집값을 끌어올리려는 움직임이 기승을 부린 것으로 풀이된다.
인천에서는 신규 아파트를 중심으로 줍줍(줍고 줍는다는 뜻의 신조어) 광풍이 일어나고 있다. 지난 22일 인천 미추홀구 주안동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주안’의 무순위 청약에는 31가구 모집에 총 4만 1922명이 몰리며 평균경쟁률 1352대 1을 기록했다. 부평구 산곡동 ‘부평 두산위브 더 파크’도 4가구를 모집하는 무순위 청약에 4만 7626명이 모이며 1만 1907대 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였다.
대출 규제가 강화되고 수도권 곳곳에서 가격 부품 현상이 지속되자 ‘더 오르기 전에 사자’는 심리와 더불어 높아진 청약 가점제가 수요자들을 무순위 청약 시장으로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GTX-B 노선 개발 계획이 발표되면서 지난해 연말에는 검단신도시 미분양도 모두 해소됐다. 향후 인천 지역이 가격 급등에 대한 기대감이 형성된 지역이라는 점도 청약 광풍의 주요 요인이 됐을 가능성이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16 대책을 발표 지 6주가 지나면서 서울의 고가 아파트 밀집지인 강남3구는 집값이 하락한 반면 수원과 용인 등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면서 "전형적인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정부의 규제보다는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가격 상승의 주요 원인"이라면서 "현재 가격 상승을 위해 허위매물이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이는 실질적인 가격 상승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