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7월 05일(금)
에너지경제 포토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정희순 기자기자 기사모음




20주년 맞은 중견 게임기업들 新 생존전략은…인기 IP앞세워 제 2 전성기 누린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1.29 12:06
[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 게임빌,위메이드, 웹젠, 그라비티 등 국내 게임시장을 떠받치는 중견게임사들이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게임의 성패에 따라 흥망이 갈리는 IT(정보기술) 업계에서 20년을 생존한 것만으로도 큰 의미가 있겠지만 이들 기업은 거창한 생일잔치를 치르지 않는다. 이들은 대신 오늘을 있게 만든 인기 IP(지식재산권)를 기반으로 앞으로의 20년을 철저하게 준비해 제2의 전성기를 일구겠다는 각오다. 20주년을 맞은 중견게임기업들의 새로운 20년 생존 전략을 알아봤다. <편집자주>


◇ 게임빌, 대표 IP ‘게임빌 프로야구’로 글로벌 진출

올해 20주년을 맞이한 회사 중 가장 먼저 창립기념일을 맞이한 기업은 모바일 게임의 강자 ‘게임빌’이다. 게임빌의 20주년은 지난 1월 10일이었지만, 회사는 거창한 창립기념 행사를 치르지는 않았다.

게임빌 관계자는 "창립기념일 당일 송병준 대표 이하 임직원들이 서로 격려의 말을 주고받긴 했지만, 특별한 행사를 가지지는 않았다"면서 "올해는 내실을 다지는데 집중해 새로운 20년을 맞이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올해 게임빌의 목표는 지난해 1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글로벌 시장에 출시하는 것이다. ‘게임빌프로야구’는 지금의 게임빌을 있게 한 시리즈물로, 과거 게임빌은 ‘피쳐폰’ 시절인 2002년부터 2013년까지 매년 게임빌프로야구 시리즈를 내며 국내 누적 1700만 다운로드, 글로벌 누적 7000만 다운로드 기록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해 6년 만에 그 후속작인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를 선보여 많은 이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출시 직후 기존 모바일 야구게임 강자들을 누르고 야구 장르 인기 순위 1위에 안착하는 등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도 최고 매출 순위 4위를 기록했다.

게임빌은 올해 영국의 유명 레이싱 게임 개발사와 함께 신작도 공개할 예정이다. 개발사 ‘슬라이틀리 매드 스튜디오(Slightly Mad Studios)’와 함께 개발 중인 ‘프로젝트 카스 고(Project CARS GO)’를 이번 1분기에 출시해 이번 상반기 글로벌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 목표다. 계획이 성공한다면 지난해 3분기 기준 50%를 웃도는 게임빌의 해외 매출 비중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게임빌은 최근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전 직원의 이름을 넣은 로고를 만들어 공개했다. 로고 하단에는 ‘당신과 함께(with you)’라는 글자도 새겨 넣었다.

게임빌 관계자는 "게임빌 20년 역사 속에 임직원 모두의 열정과 노력, 그리고 유저(with you)들이 있었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임빌 로고
게임빌프로야구

▲게임빌프로야구 슈퍼스타즈.


◇ 위메이드, "‘미르’ IP 통해 양적·질적 성장 이룰 것"

오는 2월 창립 20주년을 맞이하는 위메이드 역시 ‘보여주기’식 행사보다는 내실을 기하는데 집중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특히 올해는 ‘미르의 전설2(이하 미르)’ IP(지식재산권) 주요 소송들을 마무리 짓는 것과 동시에, IP 사업을 확장시키는 작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미르 IP에 대한 법적 권리를 인정받게 된 것에 그치지 않고, 이를 구체적인 사업 성과로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현재 미르 IP와 관련한 주요한 소송이 거의 마무리 되어 가고 있다"면서 "올해는 법적으로 확보한 미르 IP에 기반해 사업을 확장, 회사를 양적·질적으로 성장시키는 한해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고 말했다. 다만 "올해는 위메이드 설립 20주년이자 ‘미르’ 서비스 20주년이라는 의미 있는 해이지만, 기자간담회 등의 일정은 8월 ‘차이나조이’와 11월 ‘지스타’ 행사만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2016년부터 미르 IP 보호를 위해 약 70여 건의 소송을 국내외에서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의 승률은 90%가 넘는다.

회사의 이 같은 방침은 장현국 위메이드 대표 역시 신년사를 통해 밝힌 바 있다. 당시 장 대표는 "20주년을 맞는 지금, ‘미르’는 가장 큰 게임 시장인 중국에서 명실상부한 ‘넘버원 게임’이자 IP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평하면서 "올해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기술 기반을 접목한 게임을 출시함과 동시에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소설, 웹툰 등 다른 장르로의 확장도 공개적으로 시작하겠다"고 선언했다.

올해 위메이드는 ‘미르’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 3종 △미르4 △미르M △미르W를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또 미르 IP의 세계관이 담긴 웹소설을 완성해 공개하고, 이를 기반으로 만든 웹툰도 조만간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또 중국에서는 미르와 관련한 영화, 드라마도 준비 중이다. 아울러 ‘전기상점’ 프로젝트도 준비 중이다. ‘전기상점’은 일종의 ‘오픈 플랫폼’으로, 누구든지 인증을 받고 저작권료를 지불하면, 미르 IP를 합법적으로 이용할 수 있다.
위메이드
[미르 트릴로지] 티저 이미지



◇ 웹젠, 뮤-R2 원조 IP ‘쌍끌이’로 혁신

오는 4월 설립 20주년을 맞는 웹젠 역시 별도의 미디어 행사는 계획하고 있지 않다. 다만 임직원이 함께 모여 창립 20년의 의의를 되돌아보는 시간은 별도로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김태영 웹젠 대표는 올 초 신년사를 통해 "전사적으로 크고 작은 자축의 자리를 만들어 창립 20년의 의미를 강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창립 20주년을 맞은 웹젠의 역사는 자부할 만 하지만 아직 부족한 것이 더 많다. 올해는 부족한 부분을 메우고 한 단계 도약하는 한 해가 되어야 한다"면서 임직원들에게 장기 성장과 존립을 위한 ‘혁신’을 당부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 혁신하는 아이디어와 도전이고 이를 실현하는 개발력과 기술"이라면서 "좋은 아이디어와 구체적인 기획이 있다면 회사는 언제든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지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올해 웹젠은 자사의 인기 IP인 ‘뮤’를 활용한 PC 웹게임 ‘뮤 이그니션2’을 1분기 국내 시장에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뮤 이그니션2’는 지난해 중국에 먼저 출시돼 약 2000여 대의 서버를 운영하는 등 큰 인기를 누렸다. 지난 2000년 출시된 전작 ‘뮤 이그니션’이 PC 웹게임으로는 드물게 국내에서 큰 인기를 누리며 현재까지도 서비스되고 있다는 점 역시 기대감을 높인다. 또 웹젠은 뮤 IP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도 추가로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다만 아직까지 출시 일정 및 게임 정보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또 웹젠은 PC 게임 R2(Reign of Revolution) IP를 활용한 자체 개발 게임 및 2개 이상의 신작 퍼블리싱 게임들을 출시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중에는 모바일 MMORPG(다중역할수행게임)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R2는 지난 2006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PC MMOPRG로, 출시 당시 한게임이 서비스하다 2010년부터 웹젠의 직접서비스로 전환됐다. 해당 게임은 국내를 넘어 중국과 러시아, 대만 등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리며 현재까지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웹젠의 대표 IP다.

웹젠 관계자는 "R2의 주요개발진들을 주축으로 설립된 ‘웹젠레드코어’를 비롯한 여러 개발전문 자회사들의 신작 개발 프로젝트를 점차 늘리고 있다"면서 "가장 먼저 출시를 검토하고 있는 ‘웹젠레드코어’의 신작 모바일게임은 이르면 올해 상반기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웹젠
뮤

▲뮤 이그니션 2.

[웹젠 이미지자료02] R2_대표 이미지

▲R2(Reign of Revolution.)


◇ 그라비티, ‘라그나로크’ IP로 ‘오리지널리티’와 ‘다양성’ 추구한다

‘라그나로크’ IP를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게임 기업 그라비티도 오는 4월 창립 20주년을 맞는다. 그라비티 역시 별도의 행사는 계획하고 있지 않으며, 자사의 대표 IP인 ‘라그나로크’의 확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일단은 IP 본연이 가진 ‘오리지널리티’를 살리면서 유저들이 색다른 즐거움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게임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김진환 그라비티 사업총괄 이사는 "올해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 확장을 위해 각 게임별 차별화 및 품질 업그레이드를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전했다.

올해 그라비티는 전략 시뮬레이션 게임 ‘라그나로크 택틱스’와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의 국내 출시를 예정하고 있다. 이 중 ‘라그나로크 택틱스’는 상반기 출시가 예상된다.

앞서 그라비티는 지난해 ‘지스타2019’에서도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신규 게임 8종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MMORPG 라그나로크 오리진(ORIGIN), 라그나로크 X 넥스트 제너레이션(Next Generation), 라그나로크 크루세이드 : 미드가르드 크로니클스(Ragnarok Crusade : Midgard Chronicles), SRPG 라그나로크 택틱스(Ragnarok Tactics), 스토리 RPG 더 로스트 메모리스 : 발키리의 노래, 방치형 RPG 으라차차 돌격 라그나로크2 등이다.

‘라그나로크’ 외길만 고집하는 그라비티의 이 같은 자신감은 경험에서 나온다. 실제 그라비티는 라그나로크 IP를 기반으로 한 두 타이틀로만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1억 건 이상을 기록했다. ‘라그나로크 온라인’과 그 모바일 버전인 ‘라그나로크 M : 영원한 사랑’을 통해서다.

먼저 ‘라그나로크 온라인’은 2002년 8월 한국 시장에 출시한 이후 일본, 대만, 이듬해 미국, 태국, 인도네시아에 진출했다. 이어 유럽 러시아 아프리카 등 글로벌 지역으로 점차 서비스 지역을 확대했으며 2019년 10월 기준, 전 세계 누적 이용자 수는 약 7000만 명에 달하는 글로벌 게임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8년 출시한 ‘라그나로크 온라인’의 모바일 버전 ‘라그나로크 M: 영원한 사랑’은 2019년 북미, 남미, 오세아니아, 일본, 유럽 등에 출시돼 2019년 10월 기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수 약 3000만 건을 세웠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라그나로크 IP가 가진 콘텐츠의 힘’과 300여 명의 임직원 모두 하나가 되어 게임의 성공적인 론칭과 운영을 위해 힘써준 부분이 주효한 역할을 했다"면서 "올해도 장르 및 플랫폼의 다양화와 지속적인 퀄리티 업그레이드를 시도하겠다"고 전했다.


그라비티 홍보unit_라그나로크 택틱스 대표 이미지

▲라그나로크 택틱스.

그라비티 홍보unit_라그나로크 오리진 대표 이미지

▲라그나로크 오리진.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