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發 코로나, 천연가스·유가 하락 촉매제…"하락세 지속"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2020.02.10 13:52:28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글로벌 경제 악화에 우한 폐렴 확산...LNG 1년새 30% 급락

세계 2위 수입국 中, 3곳과 2월까지 수입 중단에 수요도 줄어

"취약한 LNG시장 코로나 사태가 가격 하락세 여건 만들어"

원유시장도 美셰일 생산 확대속 악재 작용 최고가 대비 20% 하락

러, 추가감산 반대에 OPEC+ 대응안 차질...유가반등 미온적

▲천연가스 생산기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확산되면서 글로벌 경제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천연가스(LNG), 원유 등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 드리우는 암운도 한층 더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 여건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에너지 가격이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는 와중에 신종 코로나가 시장에 꾸준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천연가스 가격과 국제유가가 더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지난 7일(현지시간) NYMEX(뉴욕상업거래소) 천연가스 선물가격은 MMBtu(백만Btu·25만㎉ 열량을 내는 가스양) 당 1.86달러로 마감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대비 약 30% 하락한 수준이다. 해당 가격은 연초대비 약 15% 꼬꾸라진 상황이기도 하다.

아시아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10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아시아 천연가스 수입가격 지표인 JKM 현물가격은 이달 6일 기준 사상 최저치인 MMBtu당 3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CNBC는 "특히 JKM 가격의 경우 글로벌 천연가스 재고량이 급격히 증가하고 평년보다 따뜻한 기온이 지속되면서 올해 들어 급격하게 떨어졌다"며 "미국에서 새로 가동된 프로젝트로 인해 늘어난 공급량도 가격하락의 또 다른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산하 기후변화 감시기구에 따르면 유럽 뿐만 아니라 미국과 캐나다 동부 그리고 일본과 중국 동부 지역은 따뜻한 1월을 맞았다.

이와 관련, 오스트리아 정유회사 OMV의 레이너 실레 최고경영자(CEO)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하면 내게 한가지 소원이 주어질 경우 거센 눈보라가 내렸으면 좋겠다"며 사상 최저 수준의 천연가스 가격이 반등하기 위해선 한파가 들이닥쳐야 한다고 호소했다.

그러나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중국의 천연가스 수입업체들이 신종 코로나에 따른 불가항력으로 인해 수입불가를 선언하면서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은 또다른 악재를 만났다.

최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의 최대 LNG 수입업체인 중국해양석유(CNOOC)가 코로나 바이러스에 따른 수요둔화로 인해 최소 공급업체 3곳과 3월까지의 구매계약 중단을 선언했다. CNOOC는 중국 전체 LNG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데 불가항력을 선언하면서 수입계약을 이행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CNOOC와 공급계약을 맺은 업체들은 로열더치셸, 토탈, 우드사이드 페트롤리엄, 그리고 카타르가스로 전해졌다.

중국은 세계에서 두번째로 천연가스를 수입하는 국가인 만큼 이러한 수입중단 조치는 글로벌 천연가스 시장에 후폭풍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한 LNG 트레이더는 "그동안 아시아 지역에서 LNG 수요가 낮아도 중국만큼은 이를 수입했었지만 이제는 새로운 목적지를 찾기 위해 움직임이 분주해졌다"고 말했다.

애널리스트들도 중국의 천연가스 수요가 더 줄어들면서 향후에도 글로벌 가격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S&P 글로벌 플래츠의 이라 조셉 글로벌 전력·가스 분석 총괄은 "가뜩이나 취약한 LNG시장에 코로나바이러스는 가격 폭락의 촉매제로 작용했다"며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 OPEC+ 추가감산도 물 건너갔나…유가 추가하락 불가피

▲(사진=연합)


글로벌 원유시장의 상황도 만만치 않다. 미국 주도 ‘셰일 붐’이 올해도 이어지면서 미국의 원유생산량이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와중에 중국발 신종 코로나 사태로 인해 중국의 원유수요가 직격탄을 맞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경제가 위축되면서 중국의 원유수요가 20% 줄었다"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석유수출기구(OPEC) 회원 14개국과 러시아 등 10개 주요 산유국의 연합체인 OPEC+는 발빠른 대응에 나섰다. OPEC+ 기술위원장 무함마드 아르캅 알제리 에너지부 장관은 8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의 전염으로 경제 활동, 특히 중국의 운송, 관광, 산업이 부정적인 타격을 받았다"라며 "기술위원회가 올해 말까지 감산 합의를 연장하는 방안을 권고했다"고 발표했다.

아르캅 장관은 이어 "올해 2분기까지는 지난해 12월 합의한 산유량 감산폭도 더 늘려야 한다는 게 기술위원회의 주문이다"라고 전했다. OPEC+는 유가를 끌어올리기 위해 올해 1분기까지 감산량을 하루 170만배럴로 올리기로 작년에 합의했다. 당초 OPEC+은 다음달에 만나 감산정책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신종 코로나의 여파로 한달 먼저 산유국 기술위원회가 열린 것이다.

그러나 러시아가 하루 60만배럴의 임시 감산을 권고하는 OPEC측에 상황을 평가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사실상 러시아가 추가감산에 동참하지 않겠다는 의미이다. 이와 관련 미 경제매체 포브스는 10일 "러시아는 원유생산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려는데 이유가 있다"며 "주 이유 중 하나는 석유업체와 정부가 수익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포브스는 이어 "러시아가 추가 감산에 동참하지 않으면서 신종 코로나에 대응하기 위한 산유국들이 방안이 3월 이전에 마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코로나 감염증이 앞으로 계속 확산되면 추가하락은 불가피할 것"고 덧붙였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의 닉 커닝험 연구원은 10일 "기술위원회 이전에는 빠르면 2월 중순에 산유국 회의가 열릴 것이란 소식도 나왔지만 현시점 기준 아무런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고 밝히며 OPEC+의 불확실성에 대해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OPEC+이 추가감산에 합의하더라도 유가반등이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투자은행 코메르츠방크는 최근 투자노트를 통해 "중국의 원유수요는 산유국이 감산하는 규모를 웃돌기 때문"이라며 "중국의 원유수입은 글로벌 원유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는 5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에서 3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2%(063달러) 떨어진 50.32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의 4월물 브렌트유도 배럴당 0.84%(0.46달러) 하락한 54.47달러를 기록했다. WTI와 브렌트유는 올해 최고가 대비 약 20% 하락했다.

한편,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에 따르면 10일 0시 기준 중국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가 4만 171명, 사망자는 908명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확진 환자의 증가세가 주춤해져 이달 말 신종코로나 확산이 정점을 찍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 신규 확진자의 경우 처음으로 3천명을 돌파한 지난 3일 3235명을 기록한 뒤 지난 7일(3399명)까지 매일 3000명을 넘었으나, 지난 8일에는 2656명으로 감소했으며 9일에는 다시 3062명을 기록했다. 이는 신규 확진자 증가 폭이 하루 3000명 안팎에서 정체를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다.

후베이성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확진 환자 수는 지난 3일 89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4일 731명, 5일 707명, 6일 696명, 7일 558명, 8일 509명 등으로 계속 줄고 있다. 지난 9일에는 444명으로 지난 3일 최고치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이에 따라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신종코로나 확산세가 이달 말 정점을 찍은 뒤 진정될 수 있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감염병 전문가인 이안 립킨 컬럼비아대 교수는 "봄이 오면 신종코로나 감염률에 극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기온이 상승하는 2월 말이면 확산세가 한풀 꺾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에너지경제신문 송재석 기자] 




이미지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