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불거진 도시정비 금품·향응 의혹…'악습의 고리' 못 끊나

신준혁 기자 jshin2@ekn.kr 2020.02.13 15:0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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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 한남3구역 금품 제공·명의 도용으로 검찰 고소
반포1 수주전 때 ‘클린 수주’ 천명했지만 구호 뿐
"업계 자정능력 높이고, 정부 관리감독 똑바로 해야"

▲지난 10일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 사무실에서 시공사 선정 입찰 현장 설명회가 끝난 후 한 참석자가 사무실로 들어가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신준혁 기자] 한남3구역 시공권을 두고 비리 복마전이 벌어질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건설업계에 대한 불신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조합원들은 지난해 11월 GS건설이 시공권 수주 과정에서 금품과 식사, 선물 등을 제공했다며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하고 용산구청에 신고했다.

고소 내용에 따르면 GS건설이 고용한 대행사 직원은 고소인의 아들에게 현금 300만원을 건냈고 고가의 식사나 과일 바구니 등을 일부 조합원들에게 꾸준히 제공했다. 또 현금을 건낸 전황이 담긴 음성파일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해당 직원은 조합원의 정보를 도용해 단체 문자방에서 "단독 시공은 GS건설 뿐", "최고 건설사" 등 경쟁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GS건설은 금품과 향응을 직접적으로 제공한 사람은 대행사 직원이며 개인 간 송사라는 입장이다. 또 조합원의 정보를 도용한 것을 무마하기 위해 금품을 전했다는 주장도 제기돼 검찰 수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회사는 이번 사업에서 대행사 직원의 개별 홍보활동을 중단했지만 규정상 건설사는 홍보업체와 같은 책임을 진다. 지난 2018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은 건설사뿐 아니라 홍보업체의 금품 제공에 대해서도 계약한 건설사의 시공권을 박탈하는 내용으로 개정됐기 때문이다.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과열과 경쟁사 비방은 예견된 일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과거에 비해 개선됐지만 건설사 스스로의 자정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OS요원은 ‘외주 홍보’(Outsourcing) 직원으로 조합 설립 추진위 동의서를 받거나 각종 총회 업무, 건설사 홍보활동 등을 수행한다. 원활한 사업 진행을 위해 필요한 인원이라는 시각이 있는 반면 과도한 사업비 지출과 조합과 시공사와의 뒷거래, 금품 살포, 향응 접대 등 부작용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대표적인 사례는 반포주공 1단지(1·2·4주구) 수주전이다. 반포주공1단지는 총 공사비만 10조 원에 달하는 사업으로 GS건설과 현대건설은 지난 2017년 9월 재건축 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경쟁을 벌이면서 과열 논란이 불거졌다. 이후 국토부는 도정법 개정안에서 시공 외 재산상 이익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을 포함시켰다.

GS건설이 정직과 투명한 기업 원칙을 담은 ‘클린 수주’를 강조한 만큼 구호뿐이란 비판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당시 임병용 GS건설 부회장은 반포주공1단지 수주전을 계기로 업계 최초 ‘클린 수주’ 원칙을 천명했고 정기 주주총회에서도 이 원칙을 강조해 왔다. GS건설은 이번에도 논란이 확산되자 시공사 선정 입찰을 앞두고 조합원을 상대로 한 개별 홍보활동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건설사 직원은 "과거 업계에는 금품과 향응을 제공하는 분위기가 더욱 만연했으며 불합리하다고 느꼈지만 따를 수 밖에 없었다"며 "건설사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스스로 자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한편 사업을 둘러싸고 잡음이 번지면서 정부의 감시망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도시주거환경정비법 위반과 입찰방해 등 위법 행위가 우려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당시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사태가 확산되면서 정부와 지자체의 압박 수위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이번 검찰 조사 결과에 따라 금품과 향응을 제공한 사실이 확인되면 행정 조치를 검토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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