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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9단지 특공 ‘22.5대 1’…"공공분양도 로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11 14:33

▲마곡지구 9단지 특별분양 청약접수 결과(자료=SH공사)


[에너지경제신문 신준혁 기자]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공급하는 서울 강서구 마곡9단지의 청약이 시작된 가운데 인근 시세보다 저렴하고 의무 거주기간이 없어 과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11일 SH공사에 따르면 9∼10일 진행된 마곡9단지의 특별공급 청약 경쟁률은 평균 22.5대 1로 나타났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평균 22.8대 1을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해당 지역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10대 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신혼부부 자격이 혼인신고 기준 7년으로 늘어난 것도 경쟁률을 높인 요인으로 꼽힌다. 

또 다자녀 특별공급은 96가구 모집에 1204명이 몰리면서 평균 경쟁률 12.5대 1을 기록했다. 이밖에 생애최초(192가구) 특별공급과 노부부부양(48가구)는 각각 
평균 29.4대 1과 12.5대 1을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지나친 관심으로 인한 청약 과열과 함께 공공분양이 이른바 ‘로또’ 아파트를 양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실제 단지는 로또 분양으로 시장의 관심을 받고 있다. 단지의 3.3㎡ 당 평균 분양가는 2001만원, 총 분양가는 전용면적 59㎡ 기준 4억7695만~5억2515만원, 전용 84㎡ 기준 6억3273만~6억9750만원으로 시세 대비 절반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입주한 마곡7단지의 분양가격은 전용 84㎡ 기준 4억3000만원으로 분양가에 비해 3배 가량 상승했다. 2016년 입주한 마곡8단지의 59㎡는 8억6000만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시세 차익만 4억원이 넘는 셈이다. 

단지는 주택법에 의한 주택건설사업계획을 승인받아 10년간 전매가 제한되지만 의무 거주 기간이 없어 입주 직후 실거래보다 전세 매물로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마곡개발사업이 박원순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인 만큼 분양가를 낮추다 보니 로또 분양이 재연됐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마곡개발지구는 공공택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며 SH공사는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분양가를 심의해 책정한다.

SH공사 관계자는 "분양가를 높이면 공공사업의 취지에 벗어나고 분양가를 낮추면 로또 단지를 양산한다고 하니 답답한 심정"이라며 "결국 분양가는 서울시민의 주거안정을 위해 주변 시세를 반영해 합리적인 기준을 적용해 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SH공사는 모든 단지에 선시공 후분양제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단지는 80% 이상 공정을 마쳐 분양 후 1년 내 입주가 가능할 전망이다. 입주시기가 2021년 상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2개월마다 계약금을 납부해야 한다. 계약금은 15% 수준이며 중도금은 1∼3차에 걸쳐 납부하고 잔금 45%는 입주시 납부한다. 남은 일정은 1순위 일반청약 16~17일, 2순위 18일 순으로 진행된다.

마곡지구9단지는 지하 2층~지상 16층 아파트 19개 동과 오피스 1개 동, 총 152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시공은 한신공영과 삼환기업 등이 맡았다. 당초 2018년 하반기 분양 예정이었으나 지반공사 과정에서 지장물(지상장애물)이 발견되면서 공사가 일시 중단되면서 분양이 미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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