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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국내외 전시회 줄줄이 취소·연기…기업들 '마케팅 절벽' 발동동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11 16:26

▲지난 1일 부산 해운대에 있는 벡스코 제2전시장 내부가 썰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에서 예정된 각종 전시회와 박람회, 학술대회 등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연기되면서 산업계의 한숨 소리가 커지고 있다. 신제품을 소개하고 상품을 판매하는 주요 마케팅 통로가 막히기 때문이다. 특히 중소·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소재, 부품, 장비(소부장) 기업들은 직격탄을 맞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으로 국내외 굵직한 행사들이 연이어 취소되고 있다. 앞서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 예정이던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20’이 전격 취소됐고, 국내에서는 당초 지난달 초 열릴 예정이던 국제 반도체 장비·재료 전시회 ‘세미콘 코리아 2020’ 행사가 일찌감치 취소됐다. ‘한국판 CES’로 불리는 ‘대한민국 혁신산업대전’도 무기한 연기됐다.

매년 가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국제가전박람회(IFA)’에 앞서 주최 측이 4월에 진행하는 미디어 행사인 ‘IFA 글로벌 프레스 콘퍼런스’도 최종 취소됐으며,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가 오는 5월 말레이시아에서 개최할 예정이었던 반도체 행사 ‘세미콘 SEA’은 오는 8월로 연기됐다. 구글도 5월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 예정이던 ‘구글 I/O’(연례 개발자회의)를 취소했고, ‘아시아의 다보스’로 불리는 중국 보아오 포럼 역시 당분간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이처럼 대규모 행사가 물거품이 되면서 국내 기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행사에서 신제품·기술들을 선보이려던 기업들은 사업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제품 마케팅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걱정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세트 업체의 경우 별도의 론칭 행사를 또 다시 계획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전시 행사 자체로 기술력이나 제품 홍보 효과가 큰데 영향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견·중소기업의 경우 실적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들 업계는 전시나 행사를 수출 판로 개척과 주요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전시, 행사는 소비자와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기회"라며 "이런 환경에서는 판매 자체가 줄어들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열릴 예정이던 국내외 주요 소부장 관련 전시회도 잇달아 취소되거나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먼저 내달 1∼3일까지 3일간 경기 수원에서 예정된 올해 ‘2020 스마트 SMT & PCB 어셈블리’ 전시회가 취소됐다. 이 전시회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표면실장기술(SMT·인쇄회로기판에 인쇄된 구리 배선 위에 전자 부품을 장착하는 기술), 인쇄회로기판(PCB) 제조, 검사 장비·부자재를 총망라한 행사다. 주최 측은 올해 전시회를 내년으로 순연 개최한다고 밝혔다.

한국세라믹학회도 내달 8∼10일 경북 경주에서 열기로 했던 ‘2020 한국세라믹학회 춘계학술대회’를 오는 6월 22∼24일로 연기키로 했다. 한국세라믹학회 춘계학술대회는 국내외 세라믹 관련 교수와 대학원생, 연구소 연구자, 기업 등에서 매년 1000여 명 이상이 참석하는 행사다.

소부장 업계는 거래처와의 대면 접촉 등으로 고객과 소통하며 판로를 넓히는 특성상 사태 장기화로 마케팅과 거래에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한다. 부품업계 한 관계자는 "전시 기회조차 없어지는 건 홍보할 수 있는 기회도 없어지는 것"이라며 "왕래가 막히면 거래처와 모든 수출 협의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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