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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왼쪽)이 지난 1월 14일(현지시간) 아프리카 모잠비크에서 오마르 미따 모잠비크 국영 석유가스공사(ENH) 사장과 만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가스공사) |
[에너지경제신문=송재석 기자] 한국가스공사가 참여하는 모잠비크 로부마 프로젝트가 자금 조달 문제로 위기에 놓였다. 미국 수출입은행(US EXIM)이 중국 업체의 참여를 이유로 20억 달러(약 2조47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원을 취소해서다.
채희봉 한국가스공사 사장은 올해 1월 모잠비크를 방문해 해당 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을 정도로 공을 들였다. 그러나 미국 수출입은행이 일방적으로 자금 지원을 취소하면서 가스공사가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관심이 집중된다.
1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국 수출입은행은 로부마 프로젝트에 20억 달러 상당의 PF를 제공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로부마 사업은 모잠비크 4구역 내 맘바 가스전에서 채취한 가스를 육상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인을 통해 액화·판매하는 프로젝트다. 1단계로 연간 1520만t의 가스를 생산한다. 가스공사가 지난 2007년부터 참여하는 모잠비크 4구역 사업은 국내 자원개발 사상 최대 규모의 자원을 확보한 것으로 여기에서 발견된 천연가스는 가스공사 지분 10% 만으로 우리나라 모든 국민이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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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잠비크 LNG 해상광구 현황. |
채 사장은 올해 1월 14일 모잠비크를 방문해 로부마 사업과 현재 검토하고 있는 신규 탐사사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받았지만, 미국 수출입은행의 이번 결정으로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
미국 수출입은행이 갑작스레 지원을 취소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중국 회사의 참여가 걸림돌이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중국국가석유공사(CNPC)는 미국 엑손모빌, 이탈리아 에니(ENI)와 합작법인 모잠비크 로부마 벤처를 꾸려 사업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다. 남은 지분은 가스공사와 포르투갈 갈프 에네르지아, 모잠비크 ENH가 각각 10%씩 나눠 갖는다.
엑손모빌은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후 미국 수출입은행에 대출을 재신청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는 엑손모빌의 로비력이 만만치 않은 만큼 자금 조달에 성공해 계획한 일정대로 사업을 수행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당장 올해 중반 최종투자결정(FID)을 앞두고 있다. 엑손모빌과 파트너사들은 2025년부터 맘바 가스전에서 상업생산을 개시할 예정이다.
예산을 줄이거나 중국과 유럽, 한국, 일본 등 다른 나라의 수출입은행으로부터 지원을 받는 방안도 거론된다. 엑손모빌은 작년 10월 협력사들이 제시한 예산(250억 달러·약 31조원) 대비 12억 달러(약 1조4800억원)를 절감한 바 있다. 또 중국 수출입은행은 저렴한 대출 제공으로 프로젝트의 수익성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