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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증권, '초대형IB' 기대주로 우뚝…'리스크-수익률 팔방미인'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24 16:53

종금 떼는 메리츠증권...1년 전부터 종금자산 줄여 대비

작년 순익 5546억 최대실적 성과

자기자본이익률(ROE) 14.8% 업계 최상위권

"초대형 IB 안착 무리 없을 듯"

▲메리츠증권. (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다음달 6일 사명에서 '종금'을 떼는 메리츠증권이 탄탄한 자본구조와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바탕으로 초대형 투자은행(IB)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부터 종금업 면허 만료를 앞두고 사업다각화에 힘쓴 만큼 올해 실적과 초대형IB 진출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그간 메리츠증권이 보여준 리스크 관리 능력 등을 감안할 때 발행어음 사업을 영위할 경우 투자자들에게 보다 폭넓은 투자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최근 코로나19로 인한 증시 충격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제 등으로 주가가 연일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메리츠증권 주가는 지난 1월 2일 3745원에서 이날 현재 2200원선으로 40% 급락했다.

그럼에도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메리츠증권 주가가 ‘저평가’ 상태에 놓인 만큼 현 주가 수준을 ‘저점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5배 수준으로 청산가치(1배)를 하회한다. 이는 메리츠증권이 현재 보유한 모든 자산을 다 매각한다는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해도 현재 주가에는 미치지 못하는 ‘저평가’ 상태에 놓였다는 것을 의미한다. PBR는 주가 수준을 측정하는 대표적 지표로 현재 주가가 기업 자산가치의 몇 배인지 나타내는 것이다.

최근 메리츠증권 주식을 매입했다는 투자자 A씨는 "저금리 시대에 우수한 실적을 겸비한 우량주를 찾던 와중에 메리츠증권을 발견했다"며 "배당금도 꾸준히 지급하고 있는데다 주가가 급격하게 하락한 만큼 저점 매수의 기회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렇듯 투자자들이 메리츠증권의 성장성을 강하게 확신하는 것은 그간 이 회사가 보여준 우수한 리스크 관리 능력과 사업다각화, 수익 창출 능력 등이 바탕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10년간 유지해왔던 종금업 면허가 내달 3일로 만료된다. 이를 대비해 작년 4월부터 1년짜리 발행어음형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신규 가입을 중단하는 등 종금 라이선스 만료를 앞두고 종금 자산을 큰 폭으로 줄였다.

또 종금형 CMA 계좌를 증권형 계좌로 전환시키는 등 종금업 만료를 대비해 꾸준히 준비해온 만큼 타격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 종금형 CMA 규모는 2015년 2조3809억원으로 정점을 찍고 이후 2019년 말 기준 8009억원까지 내려갔다.

▲지난해 주요 증권사 당기순이익 추이. (자료=금융투자협회)


메리츠증권은 그동안 IB부문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해 순이익이 5546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8분기 연속 순익 1000억원대 행진이었다.

실제로 초대형IB 인가를 받지 않았지만, 증권가 실적 순위로는 증권가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메리츠증권 자기자본은 지난해 3조9853억원으로 증권가 7위를 차지했다. 당기순이익 기준 실적 순위로는 한국투자증권(7099억원), 미래에셋대우(6637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하고 있다.

메리츠증권은 지난해 연결 기준 연 환산 자기자본이익률(ROE)이 14.8%로 업계 상위권인 만큼 굳이 무리하지 않아도 초대형 IB 안착에 무리가 없어 보인다.

그간 타사들이 초대형IB 진출을 위해 유상증자 등 인위적인 자본확충을 선행해야 했던 것과 달리 메리츠증권의 경우 오직 본업 경쟁력을 통해 자기자본을 확충한 만큼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대도 연내 무난하게 충족할 것으로 관측된다.

증권가에서는 메리츠증권이 늦어도 내년까지는 초대형 IB 요건인 자기자본 4조원대를 달성하고, 발행어음이라는 신사업도 무난하게 진출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올해는 메리츠증권의 초대형IB 도전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메리츠증권의 수익 대부분이 부동산 PF에서 발생하고 있고, 코로나19로 증권업계 해외IB 사업 둔화 등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 앞서 금융당국은 오는 2021년 7월까지 증권사의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 채무보증 한도를 100% 이하로 맞추도록 하는 부동산 PF 규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말, 당기순이익 등 증가로 별도 기준 자기자본이 4조원으로 늘어날 것이 확실시되는 만큼 차근차근 준비해 초대형 IB 신청을 하겠다는 계획이다. 메리츠증권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4조원을 넘으면 자연스럽게 연내 초대형 IB 인가도 신청할 예정이다"라며 "다만 무리한 증자는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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