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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권봉석號’ 공식 출범…"코로나19에도 투자 지속"(종합)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26 15:51

▲LG전자 최고경영자(CEO) 권봉석 사장.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LG전자 ‘권봉석 호’가 26일 공식 출범했다. LG전자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LG 트윈타워에서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최고경영자(CEO)와 신임 사내이사에 권봉석 사장을 선임했다. LG전자는 올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 둔화가 가중되는 가운데에도 신사업 영역 발굴과 미래 기술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한 기틀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 내년 스마트폰·전장부품 흑자 전환 시험대

권 사장은 지난해 11월 정기 인사에서 ‘가전 신화’ 조성진 부회장의 용퇴로 신임 CEO로 선임된 데 이어 이날 주총 승인을 받으면서 정식 CEO에 취임했다. 권 사장은 2000년 이후 임명된 LG전자 CEO 중 최연소로, 매출 60조 원, 직원 4만 명의 LG전자를 이끌게 된다.

권 사장의 최우선 과제는 적자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MC 사업과 자동차 전장부품(VS) 사업을 구하는 것이다. 두 사업은 지난해 4분기까지 각각 19분기와 1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MC 사업본부 영업 적자는 1조 원을 넘어섰다(1조 99억 원).

최근 주춤하고 있는 TV 사업에서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LG전자는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이 삼성전자의 절반 수준이다. 기술력을 높여 제품을 차별화해 경쟁사에 대응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최근 변수로 떠오른 코로나19의 영향을 최소화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동유럽과 인도 등지에 위치한 LG전자 공장들이 일정 기간 가동을 멈춘 가운데 최근 일본 도쿄 올림픽 연기 결정으로 ‘8K 올레드(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홍보에 박차를 가하려던 계획도 틀어졌다.

재계 안팎에서는 권 사장에 대한 기대감이 흘러나온다. 권 사장이 LG전자와 그룹 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에 입사한 권 사장은 스마트폰(MC) 상품기획그룹장과 LG그룹 시너지팀장 등을 지내 ‘기획통’으로 불린다. 2015년부터는 LG전자 TV(HE) 사업본부장을 맡아 영업이익률을 10% 수준까지 끌어올린 경험도 있다.


LG전자 연간 실적 추이

(단위: 원)
구분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2020년(전망)
영업이익 1조 3377억 2조 4685억 2조 7033억 2조 4361억 2조 6743억
매출액 55조 3670억 61조 3963억 61조 3417억 62조 3062억 65조 2577억
연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에프앤가이드

◇ 코로나19 변수 있지만…"미래기술 개발 고삐"

권 사장 체제가 본격 출범하면서 위기를 타개하고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회사의 주요 전략들이 올해도 발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사장은 실제로 지난해 MC 사업본부장 역임 당시 생산 효율화를 위해 평택사업장의 연간 500만 대 규모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 하이퐁으로 이전했다. 올 초 VS 사업에서는 차량용 램프 사업을 2018년 인수한 자회사 ZKW에 모두 이관하기도 했다.

권 사장은 MC·VS 사업의 흑자 전환 목표를 제시했다. 그는 앞서 지난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0’에서 가진 취임 첫 기자 간담회에서 "모바일 흑자 전환(턴 어라운드)은 지난해 이 자리에서 2021년에 가능할 것이라고 얘기했는데 지금도 그 목표에는 변화가 없다"며 "VS는 현재 추정 매출과 원가율을 따져봤을 때 마찬가지로 내년에 동시에 턴 어라운드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도 속도를 낼 전망이다. LG전자는 이번 주총에서 신사업에 ‘통신판매 및 전자상거래 관련 사업’을 추가하는 정관 변경안도 통과시켰다. 사업은 가전제품(광파오븐, 세탁기 등)과 함께 사용하는 식품, 세제 등 일반 제품을 자사 ‘LG 씽큐’ 어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하거나 중개하는 형태다.

LG전자 측은 "씽큐 등 서비스 소프트웨어(SW) 사업 등에서 기회를 발굴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로나19 영향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으로 내다보면서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BD), 로봇 등은 지속 투자할 계획"이라며 "TV 시청 데이터, 콘텐츠 기반 광고·커머스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LG전자는 이날 주총에 이어 이사회를 열고 권 사장과 LG전자 최고재무책임자(CFO) 배두용 부사장을 각각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각자 대표이사 체제로 권 사장은 CEO로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집중하며, 배 부사장은 회계, 세무, 통상 등 재무 관련 주요 사항에 대한 최고 책임자 역할을 맡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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