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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현만 미래에셋대우 수석부회장. |
"보통주 1주당 현금배당 50원은 주주로서 실망스럽습니다. 앞으로 최현만 수석부회장님을 최50원으로 부르겠습니다."
"좋습니다. 최50원. 제가 책상 위에 최50원이라는 글자 붙여놓고, 이것이 최1000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2017년 3월 24일, 미래에셋대우 정기주주총회에서 한 주주와 최현만 수석부회장 대화)
미래에셋대우가 3년 전 최현만 수석부회장이 정기주주총회에서 주주들에게 공언한 ‘주당 배당금 1000원’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증권사 최초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을 결정한데 이어 배당금을 꾸준히 끌어올리며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이에 힘입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패닉에 빠진 미래에셋대우 주가도 빠른 속도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패닉에 빠진 이달 23일 3595원으로 저점을 찍은 후 27일 현재 5200원으로 45% 급등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수익률(15.8%)을 상회하는 수치다.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빠르게 상승세를 탈 수 있었던 건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과감한 통 큰 결단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대우는 이달 23일부터 6월 22일까지 보통주 1300만주를 매수해 소각하겠다고 발표했다. 미래에셋대우가 매입 후 소각하는 자사주 규모는 약 470억원으로, 유통주식수의 약 2.4%에 해당한다. 최근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증시가 급락하면서 주요 임원들이 자사주를 매입하는 사례는 많았지만, 매입 후 소각까지 결정한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의 이같은 행보를 두고 진정한 주주가치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호평했다. 자사주 매입 후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실제 주가 상승에 촉매제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 수에 변화가 없기 때문에 직접적인 주가 회복으로 이어지는데는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례로 KB금융지주도 지난해 12월 국내 금융지주사 가운데 최초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며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국, 호주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에게 자사주 소각은 일반적인 현상이지만, 국내 금융사들이 자사주 소각을 결정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미래에셋대우가 자사주를 매입 후 소각했다는 것은 주주가치제고를 위해 400억원을 직접적으로 투자했다는 의미다"며 "자사주를 소각하지 않고 그대로 갖고 있는 것보다 시장에 분명한 시그널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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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대우 연도별 배당금 총액. |
미래에셋대우는 자사주 소각 뿐만 아니라 배당금 역시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대우증권과 통합법인을 출범한 첫해인 2016년 회계연도 기준 주당배당금 50원으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원성을 사기도 했다. 2017년 3월 열린 미래에셋대우 정기주총에서 한 주주는 최 수석부회장을 향해 "배당금 50원을 줬으니 최 수석부회장을 최50원이라고 부르겠다"고 비아냥대기도 했다. 이를 들은 최 수석부회장은 평정심을 유지한 채 주주들을 향해 "앞으로 (주당 배당금을 1000원으로 올려) 최1000원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결국 미래에셋대우는 2019회계연도 기준 보통주 260원, 우선주 286원으로 총 1821억원의 배당금을 지급하며 주주들에게 공언한 주주가치제고의 약속을 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래에셋대우의 배당총액은 2016년 259억원에서 2017년 1247억원, 2018년 1539억원, 지난해 1821억원으로 3년새 무려 5배가량 급증했다. 미래에셋대우 측은 "코로나19로 경영 상황이 녹록치 않지만, 리스크 관리 등에 주력하며 주주들과 투자자들에게 더욱 인정받을 수 있도록 임직원 모두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