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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대' 초저금리…돈, 은행 어디에 맡길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3.31 17:16

기준금리 인하 후 주요은행 수신금리 연이어 내려…예금금리 평균 연 1.15%

조금이라도 이자 더 받는 비대면 상품 등 관심

저축은행 예금 금리 평균 연 1.89%…적금은 최고 연 3%대도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시중은행 예·적금 금리가 줄줄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 금리 하락에 따라 금리를 내리는 분위기 속에서 한국은행 기준금리 빅컷(0.5%포인트 하락)까지 단행되며 금리 하락 속도는 더 빨라지고 있다.

사상 최저 금리 속에서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시장 불확실성이 큰 만큼 여전히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은행으로 발길을 돌린다. 비대면 채널이나 파킹통장을 활용하거나,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린다면 예·적금에서도 조금 더 많은 이자를 받을 수 있다.


◇ 0%대 금리…은행들 예·적금 이자 줄줄이 내려


은행

▲사진=연합.

3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50개 예금 상품 금리는 1년 만기 기준 평균 연 1.15%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고 금리는 연 1.56%, 최저 금리는 연 0.65%까지 하락했다.

적금 상품 금리도 평균 연 1%대를 보였다. 시중은행에서 판매하는 36개 적금 상품 금리의 평균은 연 1.48%였다.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SC제일은행의 SC행복적금으로 만기 1년 기준 연 4% 금리를 제공했다. 하지만 기초생활수급자 등 서민 전용 상품으로 출시돼 가입 대상에 제한이 있다. 가입자 제한이 없는 적금 상품 중 1년 만기 기준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우리은행 원(WON)적금으로 연 2.1%의 금리를 적용했다. 적금 상품 중 가장 낮은 금리는 연 1%를 주는 데 그쳤다.

지난해 한은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하는 등 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시중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분위기였다. 여기다 지난 16일 한은이 기준금리 0.5%포인트 빅컷까지 단행하자 시중은행들은 수신 금리를 잇따라 내리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는 0.75%로 사상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 0%대까지 기준금리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중은행 수신금리 인하 움직임도 더 빨라지고 있다. 한동안 수신금리 인하를 두고 눈치보기에 들어갔던 은행들은 기준금리가 0%대까지 떨어지자 일제히 금리를 떨어뜨리고 있다. 기준금리 인하 후 IBK기업은행은 지난 20일 예적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4%포인트 인하했다. ‘IBK내맘대로적금’ 등의 1년 만기 금리가 연 0%대로 내려앉는 등 연 0%대 금리 상품이 속출했다. 우리은행도 지난 21일부터 저축예금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5000만원 미만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의 연 0.1%를 그대로 적용하지만, 5000만원 이상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 연 0.2%에서 0.1%포인트 금리를 내렸다.

NH농협은행도 지난 25일부터 0.4%포인트 안팎으로 수신금리를 인하했다. 단기시장성 수신상품 금리는 0.2%포인트 내렸다. KB국민은행은 지난 25일부터 거치식·시장성예금 금리를, 27일부터 적립식예금 금리를, 30일부터 시장금리부 수시입출금식예금(MMDA) 금리를 순차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하락 폭은 최대 0.5%포인트다. 이번 금리 인하로 일반정기예금, KB펀드와 만나는 예금 등 주요 예금 상품에서 연 0%대 금리가 속출했으며, 주요 적금도 연 1%대 초반까지 금리가 떨어졌다.

하나은행은 4월 1일부터 수신상품 금리를 최대 0.5%포인트 내린다. 일반정기예금, 고단위플러스 금리확정형, 앤(N)플러스 정기예금 등 거치식예금이 대부분 연 0%대 금리로 떨어지고, 적금 상품도 최고 연 1%대 수준으로 하락한다.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하향 조정되면서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대부분의 상품 금리는 연 1%대 수준에 머물고 있다. 우대금리의 경우 여러 조건을 충족해야 하는 만큼 모두 적용받기도 쉽지 않다. 세금을 뺀 실제 수령 이자는 이보다 더 낮아 사실상 은행 이자도 ‘제로 금리’에 가까워진 셈이다.


◇ 이자 조금이라도 더…비대면 상품, 파킹통장 눈길


디지털
사상 최저 금리 속에서도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고객들은 은행으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투자할 곳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이에 은행 관계자들은 모바일뱅킹 등 비대면 전용 예·적금 상품을 가입한다면 이자를 조금이라도 더 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금리가 높은 상위 9개 예금상품은 모두 비대면 전용 상품이다. 가장 많은 금리를 주는 예금상품은 기업은행의 IBK 디데이(D-DAY) 통장으로 1년 만기 연 1.56%의 금리를 제공한다. 우대금리는 없다. 스마트뱅킹 전용 비대면 상품으로 가입한도는 2억원이다.

두번째로 금리가 높은 전북은행의 JB다이렉트예금통장(만기일시지급식)도 인터넷·스마트뱅킹으로 가입해야 한다. 연 1.51%의 금리를 제공하는 기업은행 IBK 첫만남통장은 오픈뱅킹 전용상품이다. 가입은 1000만원까지 가능하다.

케이뱅크의 코드케이(K) 정기예금과 카카오뱅크의 정기예금은 모두 연 1.45%의 금리를 제공한다. BNK부산은행의 마이 썸(My SUM) 정기예금에스(S)와 광주은행 쏠쏠한마이쿨예금, SC제일은행의 이(e)-그린세이브예금은 모두 연 1.4%의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뱅킹이나 스마트뱅킹으로 가입할 수 있는 비대면 상품으로 모두 우대금리는 없다.

적금 상품에서도 비대면 전용 상품이 금리가 높은 편이다. 가입제한 없이 기본금리를 가장 많이 주는 우리은행의 WON적금(연 2.1%)도 스마트뱅킹으로만 가입할 수 있다. 우리은행 올포미 적금(연 1.75%)과 SC제일은행 퍼스트가계적금(연 1.6%), 제주은행 행복을 가꾸는통장(연 1.55%)은 영업점에서도 가입 가능한다. 연 1.5% 금리를 주는 KB국민은행의 KB 1코노미 스마트적금과 KB펫코노미적금, 광주은행 쏠쏠한마이쿨적금은 스마트뱅킹에서 가입해야 한다.

파킹(Parking) 통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파킹 통장은 주차장에 차를 잠깐 주차하듯 돈을 짧은 기간 맡겼다 찾아도 비교적 높은 금리를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금리를 하루 단위로도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SC제일은행의 ‘SC제일마이줌통장’이 있다. 고객이 직접 설정한 금액에 따라 금리를 달리 적용하는 입출금 상품이다. 이자는 일별로 적용되며, 매월 첫 영업일에 이자가 지급된다. Sh수협은행의 ‘딴주머니’도 대표적인 파킹통장이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잇(it)딴주머니통장 안에 파킹통장인 딴주머니를 둬 여유자금을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수협은행은 지난 2월 딴주머니 금리를 기존 연 1.0%에서 연 1.2%로 인상하기도 했다. 31일 기준 기본금리 연 1.1%에 마케팅 동의 시 우대금리 0.1%를 더 준다.

이밖에 신한은행의 신한 주거래 에스(S)20통장, NH농협은행의 NH1934 우대통장 등은 일정 연령 대에서만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이지만 높은 금리를 제공해 꾸준한 관심을 받고 있다.


◇ 3% 적금도 있다…저축은행으로 눈 돌려볼까

시중은행보다 금리를 더 주는 저축은행으로 눈을 돌려 보는 것도 이자를 더 많이 받을 수 있는 방법이다.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31일 기준 저축은행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1.89%, 정기적금 평균 금리는 연 2.49%다.

예금 상품 중에서는 애큐온저축은행 모바일정기예금, 아주저축은행 아주비대면정기예금, 바로저축은행 SB톡톡 정기예금(비대면) 등이 1년 만기 연 2.2%로 가장 높은 금리를 제공한다. 이밖에 저축은행 예금상품 중 최저 금리는 연 1.4%로 대부분 연 1%대 후반에서 2%대 초반까지 금리를 주고 있다.

적금 상품의 경우 가입 제한이 없는 상품 중 금리를 가장 많이 주는 것은 웰컴저축은행의 웰컴(WELCOME) 첫거래우대 e정기적금이다. 1년 만기 금리는 연 3.2%로, 월 최대 납입한도는 30만원이다. DB저축은행의 드림빅(DreamBig)정기적금, 유진저축은행의 유진 퍼스트유 정기적금 등 약 8개의 상품도 연 3%대 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연 2%대 후반의 금리를 주는 상품도 다수 있어 높은 금리를 원하는 고객들이 관심을 가질 만 하다.

단 앞으로도 초저금리 기조가 이어질 경우 금리 수준은 지금보다 더 하락할 수 있다. 은행 한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하락하고 있고 순이자마진(NIM) 축소 우려가 있어 은행들이 수신 금리 인하를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지금보다 예·적금 등 수신금리는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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