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신차 흥행성공'에도 웃을 수 없는 이유는?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0.04.02 1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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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에 글로벌 생산감소에 마케팅도 차질

▲제네시스 신형 G80


작년 말 소개된 이후 불티나게 팔려나가고 있는 더 뉴 그랜저. 고객들이 너무 많이 몰려 당장 계약해도 몇 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제네시스 GV80. 출시 첫날 2만 2000대의 계약을 성사시킨 G80. 사전계약 첫날 1만 58대의 실적을 올려 역대 최대 기록을 새로 쓴 아반떼.

현대자동차의 신차들이 나왔다 하면 '대박'을 치고 있다. 수년간 꾸준히 쌓아온 디자인 역량, 심혈을 기울여 개발한 차세대 플랫폼과 파워트레인 적용으로 상품성이 크게 개선되자 고객들이 화답하고 있는 것이다. 싼타페 부분변경 모델 출시도 예정돼 있어 신차 ‘골든사이클’에 접어들었지만 현대차는 웃지 못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글로벌 시장을 강타하며 해외 실적이 급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가 최근 국내에 선보인 신차들은 역대급 기록을 세우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작년 말 나온 더 뉴 그랜저의 경우 이미 사전계약 첫날 1만 7000여대가 팔리며 흥행을 예고했다. 지난달 국내 판매는 1만 66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7.6% 뛰었다. 

제네시스의 럭셔리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V80은 3월에만 3268대가 출고됐다. 이는 준중형 SUV인 투싼(2612대)과 소형 SUV 베뉴(2121대)보다도 많은 양으로, 아직까지도 영업일선에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다고 전해진다. 

지난달 31일 출시된 G80은 지금 계약해도 올해 안에 차를 받기 힘들 수 있을 만큼 인기가 많다. 고객들이 몰려 1일 한때 제네시스 홈페이지 접속에 장애가 생겼을 정도다. 출격을 앞둔 신형 아반떼도 분위기가 좋다. 사전게약 첫날 1만대를 돌파했는데, 이는 7세대 역대 아반떼 중 최대 기록이다. 신차 ‘골든사이클’에 접어든데다 정부가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 혜택을 주기로 하면서 내수 판매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제네시스 차량들의 성공에 시장에서는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유진투자증권 이재인 연구원은 "일본 브랜드는 80년대 고급차 브랜드 출시 이후, 90년대 글로벌 시장에서의 눈부신 성장을 보여줬다. 현대차그룹은 토요타 등 일본 브랜드의 궤적을 따라 가고 있는 것"이라며 "최근 자동차 산업에 닥친 위기는 현대차의 퀀텀 점프의 계기가 될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문제는 해외 시장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위축과 일부 해외 공장의 가동 중단 등의 영향으로 상황이 좋지 않다. 미국과 유럽 등 공장이 모두 가동중단 사태를 겪었고 중국도 아직 사정이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인도 공장 역시 정부 방침으로 ‘셧다운’됐다. 

현대차는 지난달 해외 시장에서 23만 6323대를 팔았는데, 전년 동월 대비 26.2% 급감한 수치다. 이 때문에 내수가 3% 늘었음에도 전체적으로 20.9% 감소한 3월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이 같은 판매 실적 감소폭은 금융위기 시절인 2009년 1월(-26.7%) 이후 11년 만에 최대치다. 당시에는 수요 감소로 내수 판매가 31.8% 빠졌었지만, 이번에는 해외에서만 비상등이 켜졌다.

현대차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한편 판매 정상화를 위해 힘쓴다는 구상이지만 아직 활로를 찾기는 힘든 형국이다. 이달부터는 해외에서의 ‘판매 절벽’ 문제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의 경우 휴업 기간이 기존 3월 31일에서 4월 10일로 연장됐다.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사망자가 급격하게 늘고 있다는 점도 부담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 3세대 플랫폼 모델들의 상품성이 상당히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3분기께 부터는 이 모델들의 북미생산이 집중돼 외형성장이 기대된다"면서도 "미국 등에서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신차효과가 사라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여헌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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