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호 칼럼]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이후 국제 분쟁 대비해야

에너지경제 ekn@ekn.kr 2020.04.05 11:3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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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국제사회의 피해가 폭발적으로 확산하고 있다. 전 세계 여러 나라가 극도의 혼란에 빠지고 바이러스를 통제하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인명 피해가 급속히 늘고 세계 주식시장은 널뛰기를 하고 있다. 일자리가 증발하며 대량해고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세계경제가 추락하며 사람들이 먹고 사는 문제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미국 9·11테러사건과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른 가공할 위협이다.

코로나19 사태가 인류 역사의 전환점이 될 것임은 분명하다. 역사적으로 인류를 위협하는 대규모 전쟁은 경제가 어려움에 빠질 때 터졌다. 1억 명 이상의 사상자를 낸 제2차 세계대전을 촉발한 불씨는 1920~1930년대 경제공황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 이후 국제 경제가 회복하지 못하고 국가 간 갈등이 증폭된다면 어떤 형태로든 국제 분쟁, 전쟁이 발생할 것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사태 이후엔 국제분쟁의 촉발할 요소가 무엇일까? 첫번째, 세계적으로 장기적인 경기침체와 경제공황에 따른 갈등 폭발이다. 증권시장은 물론 실물 경제 위기에 대응하려고 미국을 비롯한 세계 여러 나라가 무제한 양적 완화에 나섰지만 2008년 금융위기 때와는 다르게 V자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레바논 등 일부 국가는 모라토리엄을 선언했다. 국경이 닫히면서 글로벌 협업체계가 붕괴하고 세계의 공장들이 줄줄이 멈춰 섰다. 마스크, 방호복, 의료기기 등 코로나19와 싸우는데 필요한 물품이 국제 분업화에 따른 수급체인 붕괴로 위기를 맞았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국가 간 갈등이 증폭되고 비이성적인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둘째, 국제유가 폭락으로 촉발된 유가전쟁의 확산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수요가 급감하자 사우디아라비아 주도로 원유 감산을 추진했지만, 러시아가 반대하면서 유가가 폭락했다. 표면적으로는 친미 국가인 수니파 사우디아라비아와 시아파 이란을 지원하는 러시아가 유가 책정 패권을 다투는 양상이다. 실제로는 러시아가 미국의 셰일 오일 산업 기반을 파괴하여 미국의 국제사회 지배력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아직 총·칼을 사용하지 않았지만 러시아가 미국의 독주를 통제하려는 패권 투쟁의 전주곡이다.

셋째,세계 여러 나라에서 민족주의, 국가주의가 득세하며 권위주의와 독재가 확산될 것이다. 많은 나라가 외국인에게 문을 걸어 잠갔고 자국민들의 이동도 통제하고 있다. EU 회원국 국민들의 국가 간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한 셍겐 조약도 무력화되었다. 이 와중에 러시아는 푸틴을 종신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법을 고치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바이러스 통제를 명분으로 인민들에 대한 통제를 더욱 강화했다. 인공지능 기반 안면인식 기술을 활용하여 전 인민 감시 체계를 가동했다. 한국을 비롯해 이탈리아도 확진자 동선 파악에 휴대폰 추적을 활용하고 있다. 첨단기술을 동원해 질병을 통제하는 긍정적인 면이 있으나, 이는 결국 국가 권력의 빅 브라더화를 의미한다. 국가 독재 권력이 민족주의, 국가주의와 만나면 폭력이 일상화되고 힘을 외국으로 투사하려는 시도가 발생한다. 나치 독일이 그랬다.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더라도 국제 사회의 전망은 그리 밝지만 않다. 많은 국가가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위기 상황에 당면하면 희생양을 찾아 책임을 추궁하고 보복을 할 것이다. 적대 국가, 다국적 기업, 불법 이민자, 다른 인종, 다른 종교 등 희생양은 다양하다. 자국내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외국이나 외국인에 대한 혐오가 확산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진정 이후 국제 관계는 험악해질 것이다. 이번 위기로 미국의 위상이 흔들리면 러시아와 중국이 합작해서 미국을 압박할 것이다. 바로 제3차 세계대전이 발생하지는 않겠지만 과거 냉전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긴장과 대결이 격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핵심 무대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 이 때 한국이 누구 편 서느냐에 따라 대한민국의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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