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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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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7조 규모 ‘증안펀드’ 9일 가동…증시 완연한 봄 올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4.06 19:34

1차 3조2200억원 투입
투자관리위원회 내주 구성
변동성 장세 안정감 줄 것
증안펀드 규모 부족에 증시 반전 역부족 전망도

▲은성수 금융위원장.(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정부가 증권시장 안정을 위해 마련한 10조7600억원 규모의 증권시장안정펀드 이른바 ‘다함께코리아펀드’가 오는 9일부터 가동된다. 시장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로 최근 개인투자자도 매수세를 줄여나가고 있고, 외국인이 22거래일째 순매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안펀드 투입으로 증권시장의 활기를 되찾아 줄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증안펀드가 전체 시가총액 대비 1% 수준으로 운용돼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증안펀드 가동을 위해 다음주 투자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펀드 집행, 투입 기간 등 설정, 운용할 방침이다.

증안펀드는 5대 금융지주와 18개 금융회사가 10조원, 한국거래소와 예탁결제원, 증권금융 등 유관기관이 7600억원을 모아 조성됐다. 1차 투입분은 금융지주 등이 마련한 10조원 가운데 30%인 3조원, 유관기관 투자분 중 30%인 220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유관기관 투자분 가운데 일부는 운용이 시작됐다.

증안펀드 1차 자금은 모펀드에 자금을 모은 뒤 출자사별 자펀드를 통해 집행하는 ‘캐피털 콜(Capital Call)’ 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운용 주관사는 연기금 투자풀 주간운용 경험이 있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맡았다. 앞서 한국투자신탁운용은 모펀드 운용을 담당하고 지난 3일까지 KB금융·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한화생명 등 총 20여개 하위 운용사 선정 작업을 마쳤다. 2,3차 캐피탈 콜은 투자관리위원회에서 결정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20개 하위 운용사 선정을 마무리했지만, 세부 운용 전략에 따라 그룹군을 나눌지 검토중이다"라며 "정확한 펀드 집행 시기 등 운용 방안은 투자관리위원회 출범 후 결정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번에 선정된 하위 운용사는 인덱스 주식형 펀드 운용을 위해 선정된 만큼 상장지수펀드(ETF) 위주로 자금이 투입될 것으로 관측된다. 증안펀드 자금의 투자 대상은 개별 종목이 아닌 증시 전체를 대표하는 상품이다.

아직 투자관리위원회는 꾸려지지 않았지만, 증안펀드 벤치마크는 정해졌다. 시장 대표성이 큰 코스피200과 코스닥 150 인덱스 상품에 각각 90%, 10% 내외 비율로 투자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주로 코스피200, 코스닥150, KRX300 인덱스 상품 등에 투자되고, 특정 지수대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자금을 분할해 매수하는 방식으로 운용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코스피와 코스닥의 낙폭 구간을 정한 후 자금 총액을 4 대 3 대 3으로 나눠 분할 매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투입 자금은 1년간 회수 없이 들어가는 방안이 유력하다. 다만 증시가 특정 지수대 이하로 떨어졌을 경우 자금을 분할해 매수하는 방식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개인투자자의 추종매매를 부추길 개연성을 고려해 증안펀드 집행 시기 등은 공개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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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증권가(사진=에너지경제신문DB)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유례없는 변동성 장세에서 주식 시장 흐름을 반전시키는 것 보다는 정책의 목표대로 시장에 안정감을 충분히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소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월 코스피 외국인 누적 순매도가 10조원을 훨씬 넘어선 상황에서 과연 10조원의 자금 지원이 증시를 부양할 수 있을까 의구심을 갖는 투자자들도 있을 것이다"라며 "증안펀드 규모가 시총 대비 1% 수준에 불과하긴 하지만, 최근 매수 주체가 사라진 탓에 거래가 얕아 낙폭이 커지는 부작용이 상당했는데 이를 완충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증안펀드가 총 10조7600억원 규모로 코스피 시가총액(1212조7141억원)의 0.9% 가량인 만큼 증시 안정책으로서 큰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주식 투자 열풍으로 지난달에만 11조1800억원의 매수세를 보였고, 고객예탁금이 47조원가량으로 집계된 만큼 증안펀드 규모로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개인투자자들이 10조원 규모의 주식을 사들였음에도 전체 증시를 반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던 만큼 펀드 규모도 추가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까지 확정된 운용 방식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10조원 규모의 증안펀드로 실제 증시 수급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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