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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균 국무총리가 7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서울-세종 영상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 |
지난해 국가부채가 1743조원에 달했다. 5년 만의 세수 결손에 재정적자 보전을 위한 국채발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중앙·지방정부가 반드시 갚아야 할 국가채무(D1)는 728조8000억원으로 국민 1인당 1409만원이다. 통합재정수지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이후 최대 적자로 전환했고,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뜻하는 관리재정수지 적자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정부는 7일 국무회의에서 ‘2019 회계연도 국가결산’ 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정부 재무제표 결산 결과 지난해 국가부채는 1743조6000억원으로 전년보다 60조2000억원 늘었다. 재정적자 보전 등을 위해 국채 발행잔액이 50조9000억원 증가하면서 국공채 등 확정부채가 51조2000억원 늘어났기 때문이다.
반면 공무원·군인연금의 연금충당부채는 4조3000억원 증가하는 데 그쳐 전년(94조1천억원) 대비 증가폭이 5% 수준으로 급감했다. 장기재정전망 기준을 2015년에서 2020년으로 변경하면서 물가상승률 전망치가 2.1%에서 2.0%로, 임금인상률 평균이 5.3%에서 3.9%로 하향조정된 영향이다.
현금주의에 입각한 중앙·지방정부 채무(D1)는 728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8조3000억원 증가하면서 사상 처음으로 700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 통계청 추계인구인 5170만9000명으로 나눠 계산한 국민 1인당 국가채무는 약 1409만원이다. 국가채무는 2011년 400조원, 2014년 500조원을 넘은 데 이어 2016년 600조원을 돌파한 뒤 증가세를 이어가 2019년 700조원을 돌파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8.1%로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재정수지는 역대급으로 악화했다. 5년 만에 국세가 계획한 것보다 1조3000억원 덜 걷혀 세수결손이 발생한 데다 교부세 정산에 따른 세입세출 외 지출이 10조5000억원 늘어나면서다.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전년보다 43조2000억원 악화해 12조원 적자로 전환했다. 적자폭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17조6000억원·GDP 대비 1.5%) 이후 10년 만에 최대폭이다.
통합재정수지에서 4대 보장성 기금을 제외해 정부의 실제 재정 상태를 나타내는 관리재정수지는 1990년 집계가 시작된 이후 역대 최대인 54조4000억원 적자(GDP의 2.8%)를 기록했다. 적자폭은 전년보다 43조8000억원 확대됐고, GDP 대비 적자비율도 2009년(3.6%) 이후 10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일반회계와 특별회계를 포함한 총세입은 402조원, 총세출은 397조3000억원으로 결산상 잉여금은 4조7000억원 발생했다. 지난해 국가자산은 2999조7000억원이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은 556조1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2조9000억원 늘었다. 1년 새 자산이 173조1000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60조2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친 때문이다. 정부는 감사원의 결산 심사를 거쳐 국가결산보고서를 5월 말까지 국회 제출한다.
이와 관련,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난해 나라살림 적자폭이 역대 최대로 커지고 적자 비율이 10년래 최고를 나타낸 것은 부진한 경기를 떠받치기 위해 정부가 470조원 규모의 ‘슈퍼예산’에 이어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을 확장적으로 운용한 결과"라면서 "2016년부터 2018년까지 3년간 이어져 온 초과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리고 지난해 5년 만에 ‘세수 결손’이 발생해 나라 살림살이가 더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벌써 두 차례 추경을 편성하는 등 재정 소요가 급증하고 있어, 재정건전성 지표가 더 악화할 것이 뻔하다"면서 "재정수지적자, 국가부채 증가 속도가 너무 빨라지고 있어 재정 관리를 강화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에너지경제신문 김민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