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재생에너지 시장 침체 위기..."에너지전환 지연"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04.07 14:5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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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사진=연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으로 글로벌 재생에너지 시장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설치량은 기후변화 대응과 저렴한 발전단가 등의 요인들이 맞물리면서 작년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그러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로 설비제조 공장들이 문을 닫으면서 작년 대비 부진할 것으로 예고되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전염병이 억제되어도 세계 각국이 경기회복에 총력을 가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에너지전환은 뒷전에 물러날 수 밖에 없다는 시각도 나온다.

7일 미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는 ‘2020년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통계 보고서’를 통해 작년 신규 재생에너지 설치량은 전년대비 176GW(기가와트) 늘어난 2537GW로 집계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 설비의 경우 작년대비 각각 98GW, 60GW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에서 태양광과 풍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90%에 달한다.

보고서는 "발전설비 증가량 중 재생에너지가 약 72%를 차지했다"며 "특히 아시아지역은 재생에너지 신규 설치량의 약 54%를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력의 경우 작년에는 이례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해 IRENA 프란세스코 라 카메라 사무총장은 대다수의 대규모 프로젝트가 마감기한을 넘어섰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해 재생에너지 전망은 작년과 다를 것이라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CNBC는 "IRENA가 발표한 보고서를 전반적으로 봤을 때 유망해 보일 수도 있지만 올해는 재생에너지 시장은 코로나19 전염병으로 인해 난제에 놓인 상황이다"며 "제조 공장들이 셧다운에 들어가 공급체인에서 문제가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CNBC에 따르면 전 세계의 태양광 제조업체들은 설비 생산은 물론 프로젝트 추진에 차질을 빚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로나19로 인해 글로벌 경기가 직격탄을 맞은 만큼 글로벌 청정에너지에 대한 투자가 줄어들고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는 업계의 목소리도 약해질 것이란 경고도 나왔다. 미 스탠포드 대학의 롭 잭슨 교수이자 글로벌 카본 프로젝트 의장은 "전염병으로 인해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었지만 결국에는 기후변화 대응에 나서는 기업과 국가들의 움직임이 약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세계 경제가 무너진 상황에서 기업들은 새로운 비용이 요구되는 친환경 투자를 지연시키거나 취소할 수도 있다"며 "정치에서도 환경보다 고용 등의 경제지표가 압승한다"고 덧붙였다. 전염병으로 인해 산업계가 재정난을 겪고 있는 만큼 이를 이유로 삼아 친(親)기후 프로그램을 지연시킬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와 산유국 유가전쟁으로 인해 국제유가가 폭락한 만큼 내연기관차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재생에너지에 대한 매력도가 떨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의 경우 6일(현지시간) 휘발유 가격이 1갤런당 1.929달러(약 1리터당 623원)로 나타났다.

보고서를 발표한 IRENA측도 올해 재생에너지 시장에 드리우는 먹구름을 인정하는 모양새다. 라 카메라 사무총장은 "코로나 사태로 인한 다면적인 여파는 실존적 위협으로서 기후변화와 함께 우리에게 도전과제로 자리잡고 있다"며 "각국 정부들이 내놓는 경기부양책에는 반드시 지속가능성과 기후관련 목표가 포함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코로나발 글로벌 재생에너지시장 위축 현실화…프로젝트 지연 불가피


▲풍력발전


문제는 코로나19 여파로 공급 체인이 무너지면서 재생에너지 시장이 몸살을 앓고 있다. 일부 프로젝트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지역 봉쇄 조치로 지연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6일(현지시간) 에너지 정보업체 우드맥킨지는 재생에너지 강국으로 꼽히는 인도에서 약 3GW의 태양광과 풍력발전 프로젝트가 코로나 사태에 따른 지역봉쇄 조치로 인해 지연될 수 있다고 밝혔다. 업체에 따르면 인도는 중국산 태양광 모듈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데 코로나19 사태로 공급체인이 무너지면서 이에 대한 여파가 연쇄적으로 인도를 강타한 것이다. 

풍력발전도 예외가 아니다. 풍력발전은 지난해 재생에너지 시장을 이끌었다고 평가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발 악재로 시장이 위축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풍력에너지 위원회(GWEC)에 따르면 작년 글로벌 풍력발전설비 설치량은 전년대비 19% 늘어난 60.4GW(기가와트)로 집계되면서 역사상 두 번째로 큰 규모를 기록했다. 이 중 중국, 미국, 영국, 인도, 스페인의 비중이 무려 70%에 달했다. 특히 해상풍력의 경우 사상 최고치인 6.1GW 규모가 새로 설치됐다. 현재 풍력발전의 총 발전용량은 651GW로 추산되고 있다. 

이처럼 지난해 풍력발전이 뛰어난 성과를 올렸지만, 앞으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우드맥킨지의 로버트 류 수석 애널리스트는 "통상 1분기에 풍력발전 신규설치가 가장 활발한 시기인 점을 고려하면, 인도의 지역봉쇄 조치가 발생한 타이밍이 매우 안타깝다"며 "이러한 봉쇄조치로 프로젝트는 여름 전까지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지역봉쇄가 4월까지 지속될 경우 몬순 시즌까지 프로젝트 진행이 지체될 것으로 보이는데 이때는 풍력발전 설치량이 가장 적은 구간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통상 인도의 몬순 시즌은 6월 중하순부터 시작돼 9월까지 이어진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의 풍력에너지 단체인 ‘윈드유럽’에 따르면 유럽의 대다수 풍력터빈과 부품공장들은 현재 가동 중이지만 제조시설 18곳은 셧다운에 들어가있는 상태다. 특히 해당 제조시설들은 코로나19로 큰 피해를 입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에 위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럽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 2월 중국산 부품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최근 윈드유럽 측은 "공급물량이 이제 올라가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우드맥킨지의 댄 슈리브 글로벌 풍력에너지 리서치 부문장은 "올해 글로벌 풍력발전 신규설치량은 4.9GW(기가와트) 수준으로 둔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GWEC도 올해 풍력산업이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GWEC는 당초 향후 5년 이내 약 355GW의 풍력발전설비가 새로 추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공급과 프로젝트 진행에 차질이 생기면서 산업 전망에 "큰 타격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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