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여시재가 공동 주최한 '2020 금융CEO포럼'에서는 대한민국 자본시장을 대표하는 금융인들이 몰려 성황을 이뤘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대한민국 산업 패러다임은 대전환기를 맞을 것이다. 대전환기에서 대한민국의 경제를 주도할 수 있는 산업은 바로 금융이다."
29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여시재가 '한국금융의 위기와 기회'를 주제로 공동 주최한 '2020 금융CEO포럼'에 참석한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향후 대한민국 경제를 주도할 산업으로 '금융업'을 제시했다. 과거에는 한국 경제가 제조업, 수출을 통해 높은 성장을 이뤘다면 앞으로는 금융의 경쟁력이 곧 대한민국 산업과 경제의 질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를 위해서는 최근 들어 빠른 속도로 금융시장을 개방하는 중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기존의 틀과 인식을 바꾸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이날 '2020 금융CEO포럼'에 참석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은 "전 세계 흥망사를 보면 제조업과 금융업, 두 가지에서 경쟁력을 갖고 있는 나라가 패권의 중심에 섰다"며 "코로나19 이후에는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세계가 열리는 만큼 금융시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투자를 통해 미래의 주인공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 당선인은 "우리나라는 4대 제조업 강국이지만, 아직까지 부족한 산업이 바로 금융산업이다"며 "금융업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경제가 나아가야할 길이자 방향"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 당선인은 한국 금융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기술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채용시장을 근본적으로 혁신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 당선인은 "지금 대한민국의 금융시장을 보면 전체의 70%가 부동산에 집중돼 있다"며 "지난해 부동산에 1000조원이 유입됐는데, 이 자금이 기업으로 투입된다면 대한민국 금융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29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금융CEO포럼'에서 이광재 더불어민주당 당선인이 '한국금융 도약을 위한 제언'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이 당선인은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을 기업으로 유도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금융사들이 이공계열 학생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고 기술 투자를 판별할 수 있는 통찰력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공계열 학생 가운데 전산직을 제외하고 금융사로 취업하는 확률이 극도로 낮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이 당선인은 "우리나라 금융사들은 미국 바이오 회사들이 의사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해 제약·바이오 산업의 혁신을 꾀하는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며 "채용시장의 구조와 틀을 근본적으로 혁신해 금융업을 중심으로 미래에 대한민국을 대표할 수 있는 산업을 육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광재 당선인과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을 비롯해 이날 금융 CEO 포럼에 참석한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현재 금융시장은 위기와 기회를 동시에 마주하고 있다는데 공감대를 이뤘다. 윤 원장은 "지난 몇 년 간 금융시장에서는 시중에 풍부한 유동성이 부동산에 집중되면서 중소기업, 벤처투자 등 생산적인 부문에서는 지원이 활성화되지 못했다"며 "이는 우리나라 경제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는데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파문을 일으킨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손실 사태 등도 금융시장의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윤 원장은 "DLF 사태나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등으로 금융소비자들이 피해를 잎으면서 금융시장에 대한 신뢰도도 저하됐다"며 "우리는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고, 금융의 역할을 재정립하기 위해 중지를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9일 서울시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20 금융CEO포럼'에서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한국 금융시장의 위기와 기회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이날 ‘2020 금융CEO포럼’에 기조연설자로 나선 이희옥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와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는 대한민국 금융업이 주목할 만한 국가로 ‘중국’을 제시했다. 이 교수는 "중국은 네트워크 중심의 사회로, 미래 산업에 대한 대응력이 굉장히 빠르다"며 "중국이 코로나19 사태를 빠르게 잠재울 수 있었던 것도 의사결정을 최소화하는 위기관리 시스템이 내재화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빠른 의사결정 시스템은 우리나라 기업들의 또 다른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 기업들이 중국 내에서 프로세스를 복잡하고, 까다롭게 만드는 식으로 사업을 영위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 역시 코로나19는 우리나라가 금융을 중심으로 부를 늘릴 수 있는 중요한 기회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중국이 지난해부터 빠른 속도로 금융시장을 개방하고 있다"며 "당초 올해 12월께 증권사 외자지분 제한을 완전 폐지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올해 4월로 앞당겨 실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JP모간,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은 중국의 금융시장을 기회로 보고 이미 중국 금융업에 진출했다"며 "대한민국 금융사들은 물론 우리나라 투자자들 역시 중국의 1등주를 중심으로 부를 축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