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작한 정부 지원금 사용과 관련해 카드사별 차감 기준이 일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
# 경기도 시흥에 거주하는 정모(40) 씨는 최근 긴급재난지원금을 사용하려다가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카드를 여러 장 만들지 않고 한장만 사용하다 보니 지원금 차감 순서를 생각하지 못했는데, 알고 보니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을 받은 카드와, 아동돌봄쿠폰을 받은 카드가 각각일 경우, 차감 순서를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정 씨는 이럴 줄 알았으면 카드사별로 순서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했다며 아쉬워했다.
국내 카드사별로 정부 지원금 사용 차감 순서에 일부 차이가 있어 앞으로 카드 사용 시 각 지원금의 사용 기한과 차감 순서, 카드별 혜택 등을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
20일 국내 8개(신한·KB국민·삼성·우리·하나·현대·NH농협·롯데) 카드사 등에 따르면 정부나 지자체에서 지급한 지원금 차감 순서에 일부 차이가 발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지원금은 국가긴급재난지원금과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아동돌봄쿠폰 등으로 대부분 차감 기준이 사용 기한 순이다. 통상 기한이 짧은 경기도재난소득(7월 말)이나 긴급재난지원금(8월 말)이 선순위, 아동돌봄쿠폰(12월 말)이 후순위 사용으로 돼 있다.
카드사별로 살펴보면 KB국민카드와 삼성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NH농협(BC)카드 등은 경기도재난소득-정부긴급재난지원금-아이돌봄포인트 순으로 차감되며 현대카드는 아동돌봄쿠폰은 운영하지 않아 경기재난지원금 차감 후 긴급재난지원금으로 넘어간다. 롯데카드는 기존 정부지원금, 아동돌봄쿠폰, 경기도재난소득 순 차감을 21일부터 경기재난기본소득 먼저 소진 후 국가 긴급재난지원금, 아동돌봄쿠폰 순서로 조정한다.
차감 순서 기준에 카드사들은 ‘사용자를 고려한 결정’이라는 의견이다. 상대적으로 기한이 짧은 것을 먼저 차감하는 게 사용자 입장에선 편하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고객 입장에선 빨리 소진해야 하는 지원금이 먼저 사용되는 게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사용 기한이 짧으면 빨리 사용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다. 만약 이 순서를 기한으로 하지 않는다면 사용하는 고객 입장에선 8월 말까지 전부 소진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어차피 다 소진해야 하는 지원금이지만 기한별로 차감하면 심적으로 조급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라고 같은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로 대부분 사용자들은 기한이 짧은 지원금의 먼저 차감을 원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이룬다. 만약 기한 내 사용하지 못할 경우 국고로 반환되기 때문이다. 경기도 지역 주민들의 경우 경기재난소득을 먼저 소진하길 바라며, 일부 타 지역 주민들은 정부긴급재난지원금 선 차감을 바란다.
▲재난지원금 간 우선 순위. (사진=신한카드 홈페이지) |
그러나 신한카드는 다른 카드사와 조금 다르다. 홈페이지에 안내된 내용에는 차감 순서가 아동돌봄쿠폰, 경기도 재난기본소득, 국가 긴급재난지원금 순이다.
표면상으론 기한이 가장 많이 남은 아동돌봄쿠폰을 써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또 사용하는 카드가 아이행복카드 한장만 있을 경우, 아동돌봄쿠폰이 먼저 소진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렇다 보니 일부 사용자들은 사용기한이 상대적으로 짧은 지원금이 기한이 긴 것보다 더 늦게 차감돼 불편하다는 의견이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고객마다 상황과 니즈가 다를 수 있어 일부 불만이 있을 수 있다"라며 "(차감 순서 기준은) 배정 순서와 현재까지 이용현황, 중복 가능성, 사용 편의(아이행복카드로 결제할 때만 아동돌봄쿠폰이 사용됨)등을 고려해 아동돌봄을 앞으로 정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신한카드 지원금 차감 순은 아동돌봄쿠폰이 우선이나, 이는 신한 아이행복카드 결제 시 해당한다. 만약 '아이행복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경기도 지역주민'이라면 기존대로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이 먼저 차감되고 긴급재난지원금이 차례대로 사용된다.
즉 아동돌봄쿠폰을 가장 나중에 사용하고자 한다면 8월 말까진 신한의 다른 카드를 사용한 후 9월부터 아이행복카드로 결제하면 되는 것이다.
카드사별 오락가락한 지원금 차감 순서와 관련해 한 카드사 관계자는 "카드사별 카드 상품마다 전월 실적에 따른 혜택이 전부 다르다. 지원금을 통합 또는 카드상품별로 차감할 수 있다. 그만큼 경우의 수가 많은 것이다. 이에 사용자들이 직접 자신의 소비 패턴 등을 고려해 맞춰 사용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여신금융협회는 앞서 정부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접수와 관련해 세 가지 지원금을 모두 받을 경우 원칙적으로 사용기한이 먼저 도래하는 지원금부터 차감된다고 안내했다.
가장 기한이 빠른 것은 경기도 재난기본소득으로 신청 후 사용 승인 문자를 받은 날부터 3개월 간 사용이 가능해 빠르면 7월 19일, 늦어도 8월 31일 전까진 사용해야 한다. 국가 긴급재난지원금의 최종 사용기간은 오는 8월 31일까지며 아동돌봄쿠폰은 12월 31일까지다.
[에너지경제신문=김아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