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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E칼럼] 포스트 코로나시대를 준비하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21 07:50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포스트 코로나시대에 무엇이 달라질 것인가에 대한 갑론을박이 한참이다. 당장 마스크는 일상화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많다. 마스크 생활화가 어색한 기성세대는 불편함을 호소하지만 어린아이들에게 마스크는 외출할 때 당연히 착용해야 하는 신발과 같은 물건이 될 수 있다. 마스크의 생활화는 일상을 많이 변화시킬 수도 있다. 지금은 대다수가 하얀 규격화된 것을 착용하지만 일상화가 되면, 마스크도 하나의 패션이 될 수 있다. 성능에 따라서 가격이 달라지고, 디자인과 재질에 따라서도 가격대는 다양해질 수 있다. 마스크 생활화로 신흥산업이 발달할 수도 있지만, 한편에서는 쇠퇴산업이 늘어날 수도 있다. 혹자는 마스크를 쓰면 사람들에게 얼굴을 보일 필요가 없기 때문에 화장을 하지 않아도 되고, 이는 화장품 수요 감소로 이어지면서 화장품업계의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현상이 장기화되고 누적되면 화장품업계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일자리 감소가 불가피해진다. 반면에 마스크 생산업체는 수요증가로 인력충원이 필요해진다. 가능한 시나리오다.

코로나19가 가져오게 될 일상의 변화는 우리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사회를 연출할 수 있다. 가능한 모든 상상력을 동원하여 예측해보고 준비해야 한다. 혹자는 코로나19로 인해 진정한 21세기가 도래했다고도 한다. 포스트 코로나시대, 도시주택분야에는 어떠한 변화가 기다리고 있을까.

첫째, 언택트경제, 언택트서비스가 활성화될 것이다. 플랫폼 기반의 주택거래 및 청약, 주택담보대출 확대, 사이버견본주택, 온라인 전자계약의 다양한 시도가 증가하면서 주택시장 변화를 선도할 수 있다. 이는 주택시장에 5G,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등을 가속화시키고 그동안 논의되어 왔던 비대면 방식의 홍보와 마케팅, 가상현실, 증강현실 등의 기술이 주택부문에 빠르게 접목되면서 기존 제도의 변화 요구가 커질 것이다.

둘째, 플랫폼기반의 주택정보 획득 시스템이 확대되면서 정보격차가 심화되고 양극화와 불평등이 정보접근 능력을 기준으로 발생할 수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사이버견본주택이 관심을 받고 있다. 마감재, 상품구조, 평면 특성 등을 직접 방문해서 눈으로 확인하는 것과 같은 체험을 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이러한 신기술의 도입은 기술을 보유하고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영세업체나 중소업체는 자체기술 보다는 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생태계가 형성될 것이다. 다만 이러한 산업생태계가 구축되지 않으면 기업간 정보 및 기술 양극화는 더 심해질 수 있다.

셋째, 생활 속 거리두기 시행으로 이에 적합한 도시공간 및 주거공간에 대한 연구가 필요해 질 것이다. 공유주택, 컴팩트시티, 공동주택의 방역시스템을 강화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논의 확산이 불가피하다. 또한 주택의 전통적인 기능 이외에 재택교육, 재택근무, 재택휴가 등도 가능한 복합화 필요성이 증대될 것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고 방역과 안전기능이 강화된 ‘신주거모델’ 등장이 요구될 것이다. 신주거모델은 전통적주거모델보다 공간활용에 있어 더 유연하지만 복잡하고 탄력적 변형이 가능한 실용성이 강조될 것이다. 

넷째, 사회적 거리두기가 익숙한 사회가 되면서 대면활동이 줄어들고 집안에서 생활하고 즐길 수 있는 시스템 및 건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다. 온라인쇼핑 등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면서 오프라인보다는 온라인 수요가 증가해 물류산업이 확장되고, 부동산에 기술이 접목되면서 원료의 중량이나 운반비가 중요하지 않은 탈족산업(foot loose industry)화가 될 것이다. 또한, 드론택배 등과 같은 신기술 기반의 배달문화가 자리 잡게 될 것이다. 그러나 제도개선 속도가 기술 변화 속도보다 늦어지면서 시장에서 벌어지는 현실과 이를 컨트롤하는 제도간의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에는 온라인 기반의 정보 확대로 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고, 부동산에 기술을 접목해온 프롭테크 산업이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부동산산업 생태계의 변화는 과거에 경험하지 못했던 다이나믹한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다. 정부와 기업, 그리고 소비자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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