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는 먹을게 없다"...국민연금도, 똑똑한 개미도 '해외서' 금맥캔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 2020.05.21 16:20:08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4월 해외주식 결제 15조 넘겨
국민연금 "해외투자비중 55%로"
개인도 테슬라·MS 등에 눈돌려

▲(사진=연합)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에 이어 개인투자자들마저 국내주식보다는 해외주식을 선호하는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박스권에 갇힌 국내 주식시장에선 더 이상 큰 수익률을 거둘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21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예탁원을 통한 해외주식 결제액은 매수와 매도를 합쳐 총 124억1500만 달러(약 15조2766억원)로 집계됐다. 해외주식 결제액은 올해 1월 54억6500만 달러에서 2월 82억2200만 달러, 3월 137억6300만 달러로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3월에 이어 지난달까지 2개월 연속 해외주식 결제액이 100만 달러를 넘어서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해외주식 열풍은 좀처럼 식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1분기 주식과 채권을 포함한 외화증권주식·채권 결제금액은 665억8000만달러로 1년 전(126억6711만달러)보다 75.7% 증가했다. 이는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해외주식 전체 결제금액(409억8539만달러)보다도 많은 규모다.

개인투자자들은 미국 대형주를 위주로 거래를 많이 했다. 종목별로 보면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해외 주식은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다. 올해 들어 이달 20일까지 27억98만달러 어치를 사고 팔았다. 이어 마이크로소프드(19억9475만 달러), 아마존(18억7434만 달러), 애플(17억6969만 달러) 순이었다.

해외주식에 꽂힌 것은 개인투자자 뿐만이 아니다. 자본시장의 큰 손인 국민연금도 중장기적으로 수익률을 제고하기 위해 국내주식을 줄이고 해외주식 비중을 늘리는 초강수를 택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해외주식 비중을 올해 말 22.3%에서 내년 말 25.1%, 2025년 말에는 35% 내외로 확대할 계획이다. 해외채권 역시 올해 말 5.5%에서 내년 말 7%, 2025년 말에는 10% 내외까지 늘린다는 복안이다. 반면 국내주식 비중은 올해 말 17.3%에서 2025년 말 15% 수준으로 축소한다. 국내채권 역시 올해 말 41.9%에서 2025년 말 25% 수준으로 줄인다. 이렇게 되면 주식, 채권, 대체투자를 포함한 해외투자는 2025년 55% 수준까지 확대된다. 국민연금 기금의 절반 이상을 해외 시장에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자료=국민연금)


이렇듯 국민연금이 국내주식 비중을 줄이기로 한 것은 기금 운용 수익률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은 향후 5년간 목표수익률을 5.2%로 정했는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불가피하게 국내자산 비중을 줄일 수 밖에 없다는 판단이다. 실제 국민연금이 작년 말 기준 연간 운용수익률 11.3%로 역대 최고의 수익률을 달성한 배경에는 해외자산 비중을 확대한 것이 결정적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국민연금은 지난해 해외주식에서만 무려 30%가 넘는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국내주식 수익률은 12.58%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개인투자자들이 잇따라 해외주식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배경으로 ‘박스권 증시’를 꼽았다.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특수 상황을 배제하더라도 코스피가 수년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탓에 상대적으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진다는 것이다. 또 미국 등 선진국 증시에 일희일비하는 경향이 강한 만큼 국내 주식보다는 변동성이 큰 해외 주식 비중을 적극적으로 확대하는 것이 부를 늘리는데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민연금까지 해외투자를 늘리겠다고 공언한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에 대한 열풍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똑똑해진 개인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국내 주식보다 성장성이 있고 높은 수익률을 실현해온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라며 "국민연금이 내년부터 해외주식투자를 늘리겠다고 한 만큼 올해는 투자매력도가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다만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지 않은 현 상황에선 개인들의 공격적인 위험 투자는 지양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배너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