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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의 변화' 성공시킨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21 16:39

이동빈 행장 10월 임기 만료…3년간 리테일 강화, 디지털 등 착실히 수행

수익성 개선, 첫 해외진출도 성과…남은 임기 리더십 기대

▲이동빈 Sh수협은행장. (사진=수협은행)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Sh수협은행의 모습은 이동빈 행장의 취임 전과 후로 나뉜다고 해도 과장이 아닐 것이다. 이 행장은 수협은행이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후 첫 민간 출신 수협은행장으로 수협은행의 근본 체질을 바꾸며 3년의 변화에 성공했다. 2017년 10월 행장으로 선임된 이 행장은 올해 10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수협은행 대변화를 성공시킨 주역인 만큼 연임 여부에 시선이 쏠린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동빈 행장은 오는 10월 24일 임기를 마무리하게 된다. 이 행장은 2017년 10월 약 6개월 간 공백 상태였던 수협은행장으로 선임되며 첫 민간 출신 수협은행장이란 기대감을 한 몸에 받았다. 수협은행은 2016년 수협중앙회로부터 분리된 후 낮은 수익성 등 각종 과제에 시달리고 있었다. 우리은행 여신지원본부 부행장 출신으로 구원투수로 등장한 이 행장은 취임 당시 이같은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무엇보다 소매금융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 행장은 취임 두 달 후 열린 수협은행 1주년 기념식에서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리테일 기반 확대"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110만 고객이 200만 이상이 되도록 하기 위해 정보기술(IT)기반·점세권 영업, 리테일 예금·대출 금리우대, 해수부 유관기관 거래 유치 등 영업지원 확대를 추진하고 본부조직을 고객과 영업 중심으로 개편하겠다"며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수협은행의 숙원인 공적자금 조기상환에 대한 목표도 세웠다. 수협은행은 2001년 정부로부터 지원받은 1조1581억원을 2028년까지 상환해야 한다. 그는 "매년 3000억원의 순이익을 거둬 1조1500억원의 공적자금을 5∼6년 내 상환하겠다"고 했다.

이 행장의 ‘리테일 기반 확대’ 목표는 약 3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은행들이 국내 영업점 문을 닫는 분위기 속에서도 이 행장은 지역 곳곳에 수협은행 영업점을 확대하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7년 12월 말 127개였던 수협은행 국내 영업점은 지난해 12월 말 135개로 확대됐다. 고객을 겨냥한 출시 상품도 다양해졌다. 저금리 시대에 대응한 고금리 상품이나, 특판 상품, 파킹통장 등은 소비자들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얻기도 했다.

특히 디지털금융에 집중하며 소비자층의 경계를 허물기 시작했다. 이 행장은 취임 후 단행한 첫 조직개편에서 기존 스마트금융실을 디지털금융부로 격상하고, 디지털개발부를 새로 신설하며 디지털 전환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2018년에는 모바일뱅킹 앱인 ‘헤이뱅크(Hey! BANK)’를 처음 공개했으며, 올해는 앱 개편으로 고객 편의를 높이는 등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를 하고 있다. 수협은행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헤이뱅크 앱 가입자 수는 6만3964명이다.

수협은행이 기업대출에 높은 의존도를 보이고 있던 점도 개선되기 시작했다. 2017년 말 수협은행 기업대출(14조3864억원) 비중은 총대출의 58.8%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말 기업대출(16조1595억원) 비중은 50.1%까지 감소했다. 가계대출 비중은 같은 기간 32.3%에서 43.8%까지 확대됐다. 가계대출 잔액을 보면 2017년 말 7조9063억원에서 지난해 말 14조1141억원으로 78.5%나 증가했다.

해외진출에 성공했다는 점 또한 기록에 남을 만한 성과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9월 미얀마 수도 네피도에 소액대출(MFI) 법인인 ‘수협 마이크로 파이낸스 미얀마’를 설립했다. 이 행장이 취임 당시 강조한 해외 진출 목표가 2년 만에 결실을 맺은 셈이다. 수협은행은 미얀마에서 수협은행 장점인 수산금융을 특화시켜 미얀마 내 뿐만 아니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등 다른 국가로도 해외 영업망을 확대하겠다는 포부다.

수협은행의 수익도 덩달아 늘었다. 수협은행의 한 해 순이익을 보면 2017년 1952억원, 2018년 2307억원, 지난해 218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이 전년에 비해 소폭 하락했으나 2년 전에 비해서는 12% 이상 늘었다. 건전성도 개선되고 있다. 수협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을 보면 2017년 12월 말 0.9%에서 지난해 말 절반 수준인 0.46%까지 떨어졌다.

▲이동빈 Sh수협은행장이 지난달 17일 열린 2020년 2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당부의 말을 하고 있다.(사진=수협은행)


단 올해 상황은 녹록지 않다. 올해 1분기 수협은행 순이익은 606억원(세전)으로 전년 동기(795억원)보다 23.8% 감소한 상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과 금리 인하 등의 영향 때문이다. 수협은행뿐 아니라 전 은행권에서 비슷한 충격을 받고 있는 만큼 이 행장이 남은 임기 동안 리스크 방어를 위해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은 지난달 열린 2분기 경영전략회의에서 "2분기 후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지면 다함께 신발끈을 조여매고 점세권 영업을 활성화해 다시 빠르게 제 궤도에 올라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적자금 조기상환 과제도 남아 있다. 수협은행은 지난해 공적자금 상환에 좀 더 집중하겠다는 취지 등에서 금융당국에 예대율 적용 기간 유예를 신청했고, 예대율 적용 기간을 2년 연장한 2021년까지 유예받았다. 예대율 적용에 대한 부담이 덜어진 만큼 공자자금 조기상환을 위해서라도 수익성 향상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

수협은행장 임명의 경우 정부 의중이 중요한 만큼 이 행장의 연임 여부는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그동안 수협은행의 변화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온 만큼 경영 성과에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이 행장 취임 후 수협은행의 변화에 성공한 것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는 사실"이라며 "여신 전문가인 이 행장의 역할이 컸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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