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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19’ 역대 첫 성장률 전망치 제시못해...유가도 ‘출렁’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5.22 19:20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13기 13차 회의가 22일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 만인대회당에서 개막한 가운데 시진핑 주석을 비롯한 전인대 대표단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희생자를 위해 묵념을 하고 있다.(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았다. 중국이 전망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신중국 건국 이후 처음이다. 이 여파로 국제유가도 내림세를 보였다.

리커창(李克强) 중국 총리는 22일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의 정부 업무보고에서 "올해는 경제 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았다"면서 "이는 코로나19 여파와 세계 경제 및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으로 성장률을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중국이 역대 처음으로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중국 경제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비상 상황에 처해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지난 1분기 경제성장률은 -6.8%로 중국은 문화대혁명 마지막 해인 1976년 이후 처음 마이너스 경제성장률을 경험했다.

이와 관련해 리 총리는 "경제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경제 성장을 포기한 것이 아니며 질적 경제 성장에 초점을 두는 데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리 총리는 "중국은 국제 금융 시장의 급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도전에 직면해있고 지정학적인 정치 위험 또한 비교적 높다"고 말했다.

중국이 성장률 목표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은 역대 처음이다. 중국은 작년에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6∼6.5% 구간으로 설정한 뒤 6.1% 결과를 냈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성장률이 1%대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리 총리는 성장률은 제시하지 않으면서도 올해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재정 적자 목표치를 국내총생산(GDP)의 3.6% 이상으로 높이기로 했다. 이는 중국이 표방하는 ‘더욱 적극적인 재정정책’ 기조를 선명히 드러낸 조처다.

더 나아가 중국은 사상 처음으로 경기 부양용 특별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내기로 했다. 재정 건전성과 부채 비율 관리를 중요시하던 중국 정부가 과감히 태세를 전환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이 올해 발행할 특별 국채는 1조 위안 규모다. 이는 중국의 작년 GDP의 1%가량에 해당한다. 이는 회계 기준상 정부 재정적자로 잡히지는 않는다.

중국의 특별 국채 발행은 13년 만이다. 1998년과 2007년 특별 국채를 찍은 적이 있지만 이는 각각 4대 국유은행의 자본 확충과 중국투자공사 설립 자금 마련을 위한 것이어서 경기 부양 목적과는 거리가 멀었다.

올해 소비자 물가는 3.5% 유지, 도시 실업률은 6% 안팎으로 설정하고 일자리 900만개를 창출하기로 했다.

리커창 총리는 코로나19와 관련해 "승리했다"고 자평했다.

리커창 총리는 "올해 들어 코로나19 사태가 우리의 경제 사회에 큰 충격으로 왔다"면서 "하지만 시진핑 주석의 지휘 아래 힘든 노력 끝에 우한과 후베이의 보위전이 결정적인 성과를 거뒀고 전염병 저지전에서 중대한 전략적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 공산당 지도부와 중국 사회주의 제도, 국가 통치 체계는 매우 강한 생명력과 현저한 우월성을 갖고 있어 어떤 어려움과 위험도 견뎌낼 수 있다"고 말했다.

대규모 시위 사태가 이어져온 홍콩에 대해서도 단호한 입장을 표명했다.

리커창 총리는 "홍콩과 마카오에 대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 원칙을 지키되 국가 안보를 위한 법률 및 집행 체계를 만들어 이들 지역이 헌법상 책임을 다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미국과 갈등을 빚는 대만 문제에 대해서는 "대만의 분리주의에 강력히 반대한다"며 독립 추구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뜻을 강하게 내비쳤다.

한편, 중국이 코로나19를 이유로 성장률 전망치를 제시하지 못하면서 유가도 휘청였다. 런던 브렌트유는 22일 오후 1시 20분 현재 전날보다 3.8% 하락한 배럴당 34.68달러를 나타냈다. 브렌트유는 장중 한때 배럴당 33.54달러까지 급락했다.

국제유가는 지난 4월 저점을 찍은 뒤 급등세를 보였다. 이번 주도 전날까지 상승세가 이어져 주간 단위로는 4주 연속 상승세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중국이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13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3차 연례회의의 정부 업무 보고에서 신중국 건국 이래 처음으로 경제성장률 목표 수치를 제시하지 않은 것이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로이터통신은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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