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성' 걷힌 미래에셋, 초대형IB-해외사업 탄력받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2020.06.01 06:30:00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미래에셋그룹 일감 몰아주기 징계 수위 '경징계' 확정
박현주 회장 직접적 관여 증거 불충분
미래에셋컨설팅 '적자 지속' 대주주 사익편취 무관
"신사업 추진시 대한민국 자본시장 위상제고 기여"

▲미래에셋대우.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자기자본 1위인 미래에셋대우가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 불확실성을 해소하면서 초대형 투자은행(IB)과 글로벌 사업에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금융시장에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1위 사업자인 미래에셋대우가 신규 수익원을 확보하게 되면서 국내 자본시장 경쟁력 강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된다.


◇ 주가 연중 저점 대비 76% 급등...'공정위 불확실성 해소'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미래에셋대우 주가는 3월 19일 장중 3505원에서 지난달 31일 6170원으로 76% 급등했다. 코로나19 여파에서 벗어나 올해 1월 2일(7450원) 수준으로 서서히 회복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미래에셋대우 주가가 연초 수준을 넘어 추가로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공정위 제재가 확정되면서 코로나19 여파에도 발행어음 등 신규 사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초 공정위는 지난해 11월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행위와 관련해 검찰 고발 등을 예고했다. 그러나 이달 27일 시정 명령과 함께 과징금 43억원을 부과하는 것으로 징계를 확정했다.


◇ 공정위, 징계수위 낮춘 배경은..."직접적 증거 없어"


공정위가 미래에셋그룹에 대한 징계를 과태료 부과 수준으로 확정한 것은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결정적인 증거를 찾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래에셋그룹에서 부동산 관리 업무를 하는 미래에셋컨설팅은 박현주 회장(48.63%)을 비롯해 친족(43.2%) 등 박 회장 일가가 전체 지분 91.9%를 보유하고 있다. 사실상 미래에셋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공정위는 미래에셋그룹 계열사들이 합리적인 고려나 비교 없이 미래에셋컨설팅과 상당한 규모로 거래해 부당하게 이익을 몰아줬다고 판단했다. 11개 계열사가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하는 블루마운틴CC(컨트리클럽), 포시즌스호텔을 이용하도록 원칙을 세운 것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공정위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와 관련해 직접적으로 계열사에 지시를 내린 정황을 찾을 수 없었던 만큼 고발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다시 말해 미래에셋컨설팅이 미래에셋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이긴 하나 사업상 대주주인 박 회장의 관여가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 제23조2항은 대기업 총수 일가가 계열사를 통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그러나 공정위 조사 기간인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미래에셋 계열사와 미래에셋컨설팅 사이에는 430억원에 이르는 내부거래가 이뤄졌지만, 이 기간 미래에셋컨설팅은 318억원의 적자가 발생해 대주주가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고 보기 어려운 것이다.

또 미래에셋컨설팅이 골프장과 호텔을 운영하게 된 것은 '금산분리법'(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이 상대 업종을 소유·지배하는 것을 금지하는 원칙)이라는 법령을 준수하기 위해서였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미래에셋컨설팅이 운영 중인 골프장과 호텔은 미래에셋자산운용 펀드가 소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펀드가 소유하고 있는 골프장, 호텔은 비금융 계열사에 위탁 운영을 맡기도록 돼 있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외국에서는 펀드가 호텔이나 골프장에 대해 소유와 운영을 동시에 허용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이를 철저히 금지하고 있다"며 "미래에셋그룹 입장에서는 이미 골프장, 호텔이 적자를 보고 있는 상황에서 위탁 운영을 맡을 만한 기업을 찾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그룹에서 받은 배당금을 매년 전액 기부하고 있는 만큼 사익 편취 등의 특수성을 적용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박 회장은 2010년부터 10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 주주총회에서 받은 배당금 전액을 기부하고 있다. 이는 박 회장이 미래에셋그룹 전 계열사에서 유일하게 받는 배당이다. 10년간 기부금은 총 250억원에 달한다. 기부금은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통해 장학생 육성과 사회복지 사업에 사용된다.


◇ 발행어음 등 신사업 탄력..."대한민국 자본시장 위상 제고"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이번 결정이 국내 자본시장 발전에도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올해 3월 말 기준 자기자본 9조2149억원으로 발행어음 인가 요건(자기자본 4조원)은 물론 종합투자계좌(자기자본 8조원) 업무 인가 요건을 모두 갖췄지만,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인해 발행어음 심사가 연기된 상태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심사를 거쳐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인가를 받게 되면 IMA 사업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것으로 관측된다. 발행어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 요건을 갖춰 초대형 IB로 지정된 대형 증권사에만 허용해주는 상품이다. 증권사는 자체 신용을 바탕으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자기자본의 2배까지만 발행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조달한 자금의 50%는 기업대출, 부동산금융 등에 투자해야 한다. 미래에셋대우는 큰 자본규모를 활용해 발행어음을 통해 18조원까지 운용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 현재 금융당국은 미래에셋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발행어음 심사를 사실상 재개한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자본 8조원 이상인 증권사가 영위할 수 있는 IMA는 발행어음에서 한 단계 나아간 것으로, 한도 제한 없이 모험자본에 자금을 조달하는 한편 고객에게는 원금을 보장하면서 은행 금리 이상의 수익을 지급하는 점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자기자본 8조원 요건을 갖춘 곳은 미래에셋대우가 유일하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발행어음 사업은 이미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3개 사업자가 약 16조원 규모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어 블루오션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부진이 예상되는 현 시점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는 것은 긍정적이다"고 밝혔다.

미래에셋대우가 발행어음, IMA 신사업 추진을 통해 자기자본을 끌어올리게 되면 국내외에서 더 많은 딜들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김현기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향후 발행어음 인가가 이뤄지면 자본 조달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자기자본 규모 1위에 걸맞는 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한 금융사 관계자는 "증권사의 자기자본은 곧 딜에 베팅할 수 있는 체력과 건전성을 의미한다"며 "미래에셋대우의 신사업 인가를 계기로 증권사 간에 신사업 경쟁에 불이 붙으면서 대한민국 자본시장의 위상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대우 측은 "향후 공정위에서 지적한 프로세스와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는 더욱 면밀하게 검토해 보다 엄격한 준법경영문화를 정착할 것"이라며 "초대형 IB 사업에 매진해 자본시장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