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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겹악재에도 '초격차' 행보…낸드 생산라인 8조원 투자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01 14:36

코로나19·미중 갈등 격화에도
열흘만에 8조 원 더 투자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미중 갈등 악화 등 전대미문의 경영 환경 불확실성 속에서도 반도체 투자를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대형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차세대 기술로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삼성전자 특유의 ‘초격차’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강한 의지가 작용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미래를 대비한 선제적인 투자로 궁극적으로 국가 경제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목표다.


◇ 평택 낸드 생산라인 구축…반도체 복합 기지로

삼성전자는 최근 경기 평택사업장 2라인에 낸드플래시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투자를 단행했다고 1일 발표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이곳에 10조 원 규모의 초미세 극자외선(EUV)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을 증설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만에 나온 발표다. 삼성전자의 이번 낸드 라인 투자 규모는 8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번 투자가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 보급 확대에 따른 중장기 낸드 수요 증가에 대응하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최근 비대면(언택트) 생활 방식의 확산으로 낸드 수요 증가세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적극적인 투자로 미래 시장 기회를 선점해나간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2002년 글로벌 낸드 시장 1위에 올라 현재까지 18년 이상 시장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앞서 지난해 7월에는 업계 최초로 6세대 V낸드 제품 양산에 성공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에서는 경기 평택과 화성, 해외에선 중국 시안에서 낸드 생산라인을 운영중이다. 이번 투자로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은 조성 5년여 만에 메모리와 비메모리(시스템)를 망라하는 최첨단 반도체 복합 생산 기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2015년 단지 조성을 위한 첫 삽을 뜬 평택사업장은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라인 2개를 갖추고 있는 삼성전자의 차세대 반도체 전초 기지다.

▲삼성전자 V낸드 양산 연혁. (자료=삼성전자)


◇ 결연한 의지 이재용 부회장, 반도체 강화에 심혈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팬데믹)에 따른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국내외에서 균형있고 과감한 투자로 안정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유지하고 시장 주도권을 강화해나가겠다는 초격차 전략의 승부수를 던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스템 반도체뿐만 아니라 메모리 분야에서 차질 없는 투자로 기술 경쟁력을 강화해 위기를 넘어서겠다는 복안이라는 해석이다.

재계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자신과 그룹을 둘러싼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도 초격차를 유지하고 도약하기 위해 머뭇거릴 수 없다는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후문도 들린다. 실제 이 부회장은 지난해 4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를 하겠다는 ‘반도체 비전 2030’을 발표하면서 반도체 사업 강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격화된 미중 갈등 속에서도 중국 산시성 시안의 메모리 반도체 사업장을 전격 방문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중국을 처음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이었다.

이 부회장은 시안 공장에서 "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면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 시간이 없고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위기 극복과 미래 대비를 위한 결연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 부회장의 반도체 초격차 의지는 지난해 투자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부문에서만 지난해 22조 6000억 원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해 영업이익(27조 7700억 원)의 80% 이상을 반도체에 다시 쏟아부은 셈이다.

최철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 부사장은 "이번 투자는 불확실한 환경 속에서도 메모리 ‘초격차’를 더욱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라며 "고객 수요에 차질없이 대응함으로써 국가 경제와 글로벌 정보기술(IT) 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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