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 집값도 못 잡는데 규제만 내놓겠다는 정부

송경남 기자 songkn@ekn.kr 2020.06.14 14:4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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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경남 건설부동산부장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19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주택보유의식이 84.1%로 전년 82.5% 대비 소폭 올랐다. 가구주의 연령이나 가구의 소득이 높을수록 주택보유의식도 높게 나왔다. 주택보유 이유로는 ‘주거안정’이 89.7%로 가장 많았고, 이어 ‘자산증식(7.1%)’, ‘노후생활자금(3.3%)’ 순이다. 대다수 국민들이 투기보다는 주거안정을 위해 집을 보유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청약시장은 과열을 넘어 ‘광풍’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한 단지에 수만명이 몰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민간 부동산 업체의 조사를 보면 올 들어 6월 초까지 서울과 경기도에서 분양된 아파트의 평균 청약경쟁률은 각각 98.1대 1, 36.2대 1이다. 지난해보다 3배 이상 높아졌다. 서울 이외 지역에서도 세 자릿수 평균경쟁률이 나오고 있다. 오는 8월부터 수도권과 지방광역시 대부분이 전매제한으로 묶이고, 여기에 7월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주택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불안감까지 더해지면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몰린 결과다.

청약만큼은 아니지만 서울 집값도 다시 오를 태세를 하고 있다. 지난주 약 3개월간 안정세를 보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상승으로 전환했다. 서울 규제로 풍선효과가 나타나는 수도권 비규제지역의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이에 정부는 연일 추가 규제를 내놓겠다는 엄포를 놓은 상태다. 이번에 대책에 나오면 현 정부 들어서만 22번째다.

문재인 정부는 서울 집값 급등의 진원지로 강남 재건축 단지를 꼽았다. 투기 수요가 강남 재건축에 몰리면서 집값이 급등하고, 급등한 집값이 주변을 자극해 서울 전체 집값을 올려놓았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안전진단 강화, 초과이익환수제도 시행,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 재건축을 옥죄는 정책을 폈다.

정부 규제로 다수의 재건축 사업장이 사업 일정을 연기하거나 포기했다. 그런데 재건축 규제에도 불구하고 집값은 올랐다. 문 정부가 출범한 2018년 5월 강남 재건축 대장주 은마아파트 전용 76㎡는 14억5000만~15억1000만원에 거래됐다. 3년이 지난 지금 이 아파트는 17억6000만~19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용 79㎡는 같은 기간 15억원대에서 18억원대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 76㎡는 17억원대에서 18억원대로 각각 올랐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재건축을 잡으려는 과도한 규제가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감만 키워 재건축 아파트값이 잡히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 강남 재건축에 대한 규제는 풍선효과를 일으켜 서울 전역과 경기도 외곽의 집값까지 올려놓는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규제를 해도 문 정부 출범 당시 집값 상승과 같은 패턴이 반복되고 있다.

이는 서울은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19.6%인 약 394만 9000가구가 살고 있는 반면 주택 수는 약 286만7000호로 전체 주택의 16.7%만 공급돼 있어 집값이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학군 수요가 많은 강남의 주택은 더욱 부족한 상황이다. 물론 정부도 3기 신도시 추가 건설과 서울 강북 공공재개발 추진, 도심 유휴부지 활용, 용산 철도정비창 8000가구 건설 등 공급 대책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3기 신도시는 서울의 수요를 대신할 수 없고, 강북과 용산도 강남의 수요를 흡수할 만한 지역이 아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지역이 아닌 곳에 공급하다보니 파급력이 떨어졌다.

집값이 오르는 현상이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됐다면 집값을 내리는 것도 강남 재건축에서 시작돼야 한다. 강남 집값이 내려가면 서울과 경기도 집값도 안정된다. 전문가들은 강남 집값을 내리기 위해서 가장 먼저 재건축 규제를 완화해 공급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린벨트를 풀지 않고 대량으로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은 재건축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정부는 이 같은 의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있다. 21번의 대책으로도 집값이 안 잡히는 데 또 규제를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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