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 이나경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사들이 최근 차세대 신약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가운데 유의미한 임상 결과를 속속 내놓으며 업계의 기대를 받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새로운 기전으로 주목 받고 있는 이상지질혈증 치료제 ‘CKD-508’이 영국 규제당국(MHRA)으로부터 임상 1상을 승인 받았다
종근당은 이번 임상 승인을 통해 유럽에서 CKD-508의 안전성과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할 계획이다.
이상지질혈증은 혈중에 총콜레스테롤, LDL콜레스테롤, 중성지방이 증가된 상태거나 HDL콜레스테롤이 감소된 상태를 말한다. 대부분 비만, 당뇨병, 음주와 같은 원인에 의해서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할 수 있으나, 유전적 요인으로도 발생 가능하다. 현재 이상지질혈증 세계 시장 규모는 약 7조원이지만 7년 후 시장 규모가 약 17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CKD-508은 혈액 내 지방단백질 사이에서 콜레스테롤에스테르(CE)와 중성지방(TG)의 운반을 촉진하는 콜레스테롤에스테르 전이단백질(CETP)의 활성을 억제하여 저밀도콜레스테롤(LDL-C)을 낮추고, 몸에 좋은 고밀도콜레스테롤(HDL-C)을 높여 주는 기전의 이상지질혈증 치료제다.
종근당은 CKD-508의 이상지질 동물 모델을 이용한 약효 평가 실험에서 LDL-C과 LDL-C에 함유 돼 있는 아포단백(Apo-B)이 유의하게 감소하고 HDL-C이 증가하는 우수한 지질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특히 CKD-508은 안전성 문제로 개발이 중단되었던 기존 CETP억제제인 아나세트라핍(anacetrapib)과 토세트라핍(torcetrapib)과 달리, 지방 조직에서 약물이 축적되거나 혈압이 상승하는 등의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근당은 이외에도 유전성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병(CMT) 치료제 후보물질 ‘CKD-510’ 등 다양한 신약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종근당 관계자는 "CKD-508은 스타틴으로 조절되지 않는 이상지질혈증 환자에게 또 다른 치료 옵션을 제시할 수 있는 혁신적인 약물로 글로벌 신약으로의 가능성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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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이사가 지난 15일 기업공개 및 회사 발전 전략 관련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
이러한 성장에 힘입어 SK바이오팜은 희귀 소아뇌전증을 위한 치료제 카리스바메이트(레녹스-가스토증후군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지난 15일 진행 된 SK바이오팜 온라인 기자 간담회에서 조정우 SK바이오팜 대표는 "전체 환자가 20만명 이하라 임상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시급성이 강해 신속 심사로 개발 기간도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며 "올해 임상 1b상과 2상을 완료하고 내년에 3상에 착수하면 2023~2024년에는 미국 신약 신청이 가능할 것"이라고 차세대 신약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이밖에도 SK바이오팜은 △희귀 신경계 질환 치료제 렐레노프라이드 2상 △집중력 장애 치료제 SKL13865 1상 △조현병 치료제 SKL20540 1상 △조울증 치료제 SKL-PSY 1상 △뇌전증 치료제 SKL24741 1상 등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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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공=셀트리온 |
가장 앞선 임상 성과를 보이고 있는 신약은 알러지성 천식 및 만성 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의 바이오시밀러인 ‘CT-P39’다.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최근 글로벌 임상시험수탁기관(CRO)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오는 2022년까지 CT-P39 3상 임상을 완료할 계획이다.
졸레어는 제넨테크와 노바티스가 개발한 항체 바이오의약품으로 판권을 가진 노바티스와 로슈가 공개한 2019년 경영실적 자료 기준 매출 3조 9000억원을 기록한 블록버스터 제품이다.
이와 함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의 바이오시밀러인 ‘CT-P43’도 임상 1상에 본격 착수했다. 셀트리온은 최근 글로벌 CRO 회사와 계약을 체결하고, 2021년 상반기까지 1상 임상 완료와 올해 하반기 글로벌 임상 3상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터루킨(IL)-12, 23 억제제 스텔라라는 얀센이 개발한 건선,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등 자가면역질환 치료제로, 얀센의 모회사인 존슨앤존슨의 2019년 경영실적 기준 매출 8조원을 기록했다.
이들 후속 바이오시밀러는 지난 3월 유럽의약품청(EMA)에 승인을 신청한 CT-P17(휴미라 바이오시밀러)과 현재 글로벌 임상 3상을 진행 중인 CT-P16(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와 함께 셀트리온의 차세대 성장동력의 한 축을 담당할 것으로 기대된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셀트리온은 세계 최초의 항체 바이오시밀러 램시마를 필두로 글로벌 수준의 바이오의약품 개발 및 임상, 허가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번 CT-P39 및 CT-P43 임상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미국, 유럽 등 글로벌 빅마켓에 제품을 조기에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나경 기자 nak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