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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앞둔 '데이터 경제'…금융이 바뀐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23 16:30

8월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마이데이터 등 신산업 예고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데이터 경제 시대가 본격 개막하기까지 약 한 달을 앞두고 있다. 8월 신용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이 시행되면 그동안 닫혀 있었던 데이터 경제의 문이 활짝 열린다. 앞으로 전과 달리 데이터 유통이 활발해지는 만큼 금융사들은 이같은 변화에 적극 참여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각오다.


◇ ‘데이터 3법’ 통과로 법적 근거…데이터경제 시작 


데이터 경제는 방대한 양의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을 말한다. 금융뿐 아니라 통신, 유통 등 전 산업에서 도입해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금융권의 경우 빅데이터 활용과 데이터 융합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소비자 맞춤형 금융서비스가 출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데이터 분야와 결제 분야를 결합하면, 금융권에서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전환(DT)에도 더욱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위원회

▲개인·가명·익명정보 구분.(자료=금융위원회)


이같은 변화는 지난 1월 ‘데이터 3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법적 근거를 갖추게 됐다. 데이터 3법은 개인정보보호법(개인정보법)·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 개정안을 일컫는다. 개인정보를 개인정보를 가명·익명정보로 바꾸고 이용범위를 넓히는 것이 내용의 골자로, 빅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 원유로 불리는 데이터 활용의 필요성이 높아짐에 따라 2018년부터 정부가 직접 나서 데이터 3법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의원 발의 형식으로 일부개정 법률안이 발의됐으며, 국회에서 격렬한 찬반 논의를 거친 후 지난 1월 국회 본회의 통과가 이뤄졌다.


구성반

▲금융분야 데이터 유통 생태계 구축 협의회.(자료=금융위원회)

데이터 3법 통과 후 금융권은 금융당국이 주도로 나서 8월 5일 신용정보법 개정안 시행에 맞춰 데이터 경제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에는 거래소, 유관기관, 금융사와 핀테크 기업 등 데이터 수요·공급자 등으로 이뤄진 ‘금융분야 데이터 유통 생태계 구축 협의회’를 만들고, 협의회 아래 실무 작업반을 구성했다.

실무 작업반은 ‘수요·공급 기반’, ‘유통 가이드라인’, ‘정책적 지원’의 3개 반으로 나눠져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요·공급 기반 작업반은 업권·회사별 데이터 수요와 보유 현황 조사, 데이터 수요자와 공급자 매칭 지원 등을 한다. 유통 가이드라인 작업반은 데이터 거래 표준 절차와 표준 계약서, 데이터 가격 산정 기준 등을 마련한다. 정책적 지원반은 데이터 거래 활성화를 위한 정책 지원방안, 신용정보법 시행령 등 제도 개선 방안 등을 세운다.

금융위 관계자는 "앞으로 디지털 시대 핵심자원인 데이터가 안전하고 원활히 공급될 수 있는 데이터 유통 생태계가 금융분야에서 선도적으로 구축될 것"이라며 "협의회에서 논의된 내용 중 제도 개선이 필요한 사항은 신용정보법 개정에 따른 하위규정 개정 때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 금융사들, 데이터 경제 준비 ‘분주’…"개인정보 보호 강화"

금융사들도 데이터 경제 시대를 맞아 준비 작업에 한창이다. 특히 금융 데이터 거래소, 마이데이터 산업 등 새로운 시장이 열리는 만큼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철저히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데이터거래소

▲금융 데이터거래소 홈페이지.

데이터 거래소의 경우 본격 운영을 앞두고 지난 5월부터 시범 운영에 들어간 상태다. 데이터 거래소는 데이터를 상품으로 가공해 사고팔 수 있는 중개·거래 플랫폼이다. 금융 분야 외 다양한 분야 정보가 함께 거래된다. 23일 현재 참여하고 있는 기업은 총 66곳인데, 은행 중에서는 신한·우리·KB국민·하나·NH농협·IBK기업·BNK부산·BNK경남·DGB대구·광주·전북은행 등 11곳이 참여하고 있다.

이중 신한은행과 국민은행, 우리은행 등은 데이터 정보를 게시해 직접 거래에도 참여하고 있다. 신한은행의 경우 신한카드, KCB와 함께 데이터 거래소 시범 운영 전 시범 거래에 참여하면서 은행 중 데이터 거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다. 현재 신한은행은 서울시 지역단위 소득·지출·금융자산 정보 등 총 4건의 데이터 정보를 게시한 상태다. 국민은행의 경우 아파트전세가격변동률, 연립주택전세가격 지수 등 총 22건의 데이터 자료를 올렸다. 우리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에서 고객 영업점 방문변화율 추이 등 총 4건의 데이터를 게시했다.

앞으로 은행 등 금융사들은 더 활발히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겠다는 계획이다. 단 시장에서 필요로 하는 자료를 만들어야 하는 만큼 시장 조사를 철저히 해 가치 있는 데이터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당장 데이터 거래에 참여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실제 시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며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가치있는 데이터를 만들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마이데이터 산업에도 금융사들 관심이 높다. 마이데이터는 일반 개인이 은행, 카드사 등 금융사별로 흩어져 있는 본인의 신용·자산관리 등의 정보를 스스로 관리하고 통제하는 것을 의미한다. 자발적으로 개인정보를 기업이나 기관, 금융사 등에 제공하면 기업 등은 맞춤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인에게 추천한다. 마이데이터 산업은 개인이 스스로 본인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산업이다. 마이데이터 산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금융사들의 경우 개인들의 데이터를 이용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


마이데이터

마이데이터 산업은 은행을 비롯해 금융그룹 차원에서 적극적인 참여 의사를 밝히고 있다. 앞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주관한 ‘2020년도 마이데이터 실증 서비스 지원 사업’에서 농협 컨소시엄과 JB금융그룹 등이 금융 분야 사업자로 선정됐다. 농협 컨소시엄은 농협은행과 NH농협생명보험,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농협캐피탈, NH저축은행 등 NH농협금융지주 계열사와 NH디지털혁신캠퍼스 입주기업이자 마이데이터 전문기업인 SNP랩(Lab)으로 구성됐다. JB금융은 계열사인 전북은행, 광주은행, JB우리캐피탈과 핀테크, SK텔레콤, SK에너지, SK네트웍스와 컨소시엄을 꾸렸다.

농협 컨소시엄은 이번 사업자 선정으로 저축·투자이력·계좌이력 등 금융 데이터와 소비이력 등 비금융 데이터를 스마트폰 개인정보 저장소에 통합·관리하고, 이를 원하는 기업에 공유할 수 있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JB금융은 개인이 가진 운전정보, 자동차정보, 주유정보, 차량 정비정보 등 모빌리티 데이터를 활용해 신용평가와 금융상품을 개발한다. 이밖에 BNK금융그룹, DGB금융그룹 등 다양한 금융그룹들이 마이데이터 사업 준비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데이터 경제 개막으로 신용조회업(CB)이 개인CB, 개인사업자CB, 기업CB 등으로 구분되고 진입규제 요건이 완화될 예정이다. 개인CB로 통신료·전기·가스·수도 요금 등 비금융정보를 활용해 신용을 평가하는 비금융정보 전문CB와, 개인사업자에 특화된 신용평가체계를 구축하는 개인사업자CB가 신설되며 카드사 진입도 가능해진다. 신용조회업자의 경우 데이터 분석·가공 등 다양한 겸영·부수 업무도 할 수 있다.

데이터 경제 시대를 앞두고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감도 나오고 있는 만큼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은 개인정보 보안을 더욱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보활동 동의제도를 개선하고, 정보활용 등급제를 도입해 소비자가 알고하는 동의 관행을 정착시키겠다는 계획이다. 또 금융사 등에 설명요구 등을 할 수 있는 프로파일링 대응권을 도입하고, 금융권의 정보 활용 실태 등도 상시 평가하도록 한다. 금융사 등이 개인신용정보를 유출하면 징벌적 손해배상금이 손해액의 3배에서 5배로 강화된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금융사가 가지고 있는 고객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해 고객 우려가 크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고객들이 실제 데이터 경제의 편리성을 체감하고, 데이터 경제가 일상 생활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정착되는데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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