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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 "이번주까지만 기다릴 것"...주호영 "주말까지는 복귀"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23 17:18

민주당과 통합당, 오는 24일에 '외교안보 합동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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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박경준 기자] 더불어민주당은 23일 원구성 협상에 응하지 않는 미래통합당을 향해 "버티기를 계속할 경우,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가져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협상 시한은 오는 26일까지로 못 박았다.

이날 오전 열린 국회 원내대책회의에서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양보할 만큼 양보했고, 기다릴 만큼 기다렸다"며 "망부석도 아니고 더 얼마만큼 기다려줘야 하느냐"고 비판했다. 또 "국회 복귀 의지가 있다면, 오늘 중으로 상임위 명단을 제출해달라"면서 "국가 비상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선택하고 결정할 것이고, 그 결과에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에서는 상임위 구성 시한을 넘기면서까지 통합당의 복귀를 기다려왔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위한 ‘비상한 방법’을 요청한 데다 지지자들의 원성이 들끓으면서 더는 기다릴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정식 미주당 정책위의장도 "1분 1초에 우리 경제의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시점"이라며 "통합당이 끝내 거부한다면, 민주당은 비상한 결단을 맞이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김두관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발목 잡는 통합당과 협치를 이유로 백척간두에 선 남북관계와 민생을 외면할 수 없다"며 "이번 주까지 원 구성 협상에 불응한다면, 18대0도 불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민주당은 소속 의원들에게 본회의 개의를 대비해 오는 25∼26일에 국회 근처에서 비상대기할 것을 요청했는데, 박성준 원내대변인은 이에 대해 "목·금요일에는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말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김영진 민주당 수석부대표가 23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번 주 25~26일은 원 구성을 마무리할 테니 모든 의원들은 국회에서 한 시간 내 대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민주당에서 이번 주로 시한을 못박은 만큼 18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임하기 위한 차원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는 "11대7로 위원회를 맡는 것이 국민 뜻에 따르는 것"이라며 "이번 주 안에 합리적인 선택과 결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일단 나머지 12개 상임위원장을 모두 선출하고, 나중에 통합당이 원하면 돌려주자는 ‘한시적 원구성안’도 거론됐다. 백혜련 민주당 의원은 YTN 라디오에 출연해 "(이 방안도) 하나의 안으로 충분히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병석 국회의장도 23일 국회 원구성 문제와 관련해 "여야가 진정성을 갖고 협상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재차 주문했다. 이날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의장실을 방문해 "6월 임시국회 내에 추가경정예산안(추경) 처리를 위해 필요한 절차를 밟아달라"고 요청하자, 박 의장은 "3차 추경의 긴박성을 잘 안다"면서 "대화의 기회를 줬으니 여야가 최선을 다해 조속히 국회를 정상화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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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오른쪽)이 지난 20일 충북 속리산 법주사에서 칩거 중인 주호영 원내대표를 만나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23일 충남, 광주, 경북, 충북, 강원으로 이어진 ‘사찰일주’를 마치고 이번 주 국회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원도 한 사찰에 머물고 있는 주 원내대표는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도 거듭 복귀를 요청하는 상황이라 이번 주말까지는 복귀를 해야 하지 않겠나 생각한다"며 "오늘은 아니지만, 복귀 시점을 곧 결정해 발표할 것"이라며 이번 주중 국회에 복귀할 뜻을 재차 확인했다.

민주당 내에서 ‘한시적 상임위원장 독점’ 방안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언급하고 싶지 않다"며 "민주당 하고 싶은 대로 다 해보라"고 말했다. 원구성 협상 재개 조건 등 통합당의 대응 방안이 명확하지 않다는 여당의 문제제기에 대해서도 "전략적 모호성도 우리의 전략"이라며 일축했다.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주 원내대표의 이번 주 복귀와 관련해 "이번주 중으로 야당다운 모습을 보이며 해야 할 것은 해야 한다"며 "민주당에서 상임위 18개를 다 빼앗아 가면, 우리도 (상임위에) 들어가서 싸워야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한 식당에서 재선 의원들과 오찬을 하며 이렇게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이날 김 위원장은 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비대위 ‘좌클릭’ 지적에 대해서도 "민심을 얻기 위해서는 당이 먼저 변해야지 민심이 쫓아 오기를 기다리면 안된다"며 "누구한테 물어봐도 통합당은 보수당이므로, 당연한 것을 강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또 "(보수) 지지기반을 소홀히 할 수는 없지만, 넓어진 민심을 끌어안고 기대와 변화에 부응하는 혁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오찬을 함께한 한 참석자는 "김 위원장이 누군가 좋은 대선 후보가 나오지 않겠냐고 말했다"며 "4·15 총선 결과의 경우 공천 과정에서 현실에 맞지 않은 것이 있었고, 호남 민심을 잡았어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2030 청년 세대로 확장하기 위해 청년당 형태의 조직을 만들어 전국을 순회하는 방안을 제안했다"면서 "청년 비대위원 두 분이 (청년 조직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천과 관련해서는 이기는 방향으로 공천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에 김 위원장이 공감했다"고 전했다.

일단 민주당과 통합당은 오는 24일에 함께 ‘외교안보 합동회의’를 함께할 예정이다. 민주당이 제안한 외교안보 합동회의를 통합당이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진 통합당 외교안보특위 위원장은 23일 기자들과 만나 "여당 쪽에서 호응이 와서 여야 합동회의를 내일 열기로 했다"며 "국회 상임위원회가 작동하지 않고 있지만, 중대한 국가 현안인 안보 (위기)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초당적인 차원으로 여야 의원이 머리를 맞대고 회의하자고 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경준 기자 kj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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