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배송경쟁,속도보다 안전 중시돼야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0.06.24 11: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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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의 진짜유통연구소 ·3R랩스 대표


요즘 버스를 탈 때 안녕하세요 보다 더 많이 듣는 말이 있다. "마스크 똑바로 착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시면 탑승이 불가합니다". 이제 마스크를 쓰지 않고 일상생활을 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지난 15일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고 버스에 탑승했다가 하차 요구에 불응한 승객이 업무 방해로 현행범 체포되는 일까지 생겨났다. 모두가 일상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가장 일반적인 방법이 마스크를 착용하는 일이다. 이렇게 열심히 위생을 챙기고, 마스크를 쓰고 생활을 하고 있지만 아직도 확실한 치료제도 발병이 멈추고 있지도 않는 상황이다. 밖으로 나가기 꺼려지고 사람 많은 곳을 최대한 피해야 하지만, 그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이 있다. 이런 환경속에서도 그나마 우리나라가 외국에 비해 생필품 부족 문제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사재기가 발생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빠르고 편리한 택배가 존재했기 때문이다.

코로나 확산을 기점으로 성장세를 이어오던 온라인 쇼핑은 오프라인 쇼핑을 넘어서는 상황이 되었고, 그 주문을 배달하는 것은 오롯이 물류센터와 배송기사의 몫이다. 전세계적인 생필품 품귀 상황에서도 우리는 큰 문제 없이 지나갔고, 온라인 쇼핑과 배송기사의 노고에 감사를 보냈다. 그러던 중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코로나가 물류센터로 이어지고 또 다른 물류센터로 확산되면서 그간의 노력과 현재의 애쓰는 분들의 노고에 대해 일부 부정하고 심지어 택배기사에게 폭언을 하거나 무리한 부탁을 하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점점 더워지는 날씨에도 묵묵히 우리의 주문을 처리해주는 많은 분들에게 과도한 거리두기를 요구하거나 엘리베이터 탑승 거부 등 불합리한 처우를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지금 이 시간에도 끝없이 온라인을 통한 주문이 일어나고 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물류센터에서 물류센터로 다시 택배 대리점으로 그리고 집으로 배송이 이어지고 있다. 새벽배송부터 당일배송, 그리고 기존 택배까지 24시간 내내 물류센터가 돌아가고 배송이 이어지고 있다. 끝없는 업무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지키는데 기여하고 있는 만큼 그들에게 전염 우려로 과도한 경계를 하지 않았으면 한다. 오죽하면 일부 택배기사들과 물류 업계 종사자들이 며칠 또는 일주일만 택배가 멈추면 당장 나라가 멈출 수도 있다는 말로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일하고 있을까. 코로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 까지는 아니더라도 우리의 일상을 지켜주는 많은 분들에게 최소한의 감사와 배려를 할 필요가 있다.

물론 이와 별개로 물류센터에서도 방역지침을 최대한 준수하고, 근무자 각자가 개인위생 관리에 힘쓰는 것은 기본 중에 기본이라 생각한다. 특히나 더운 날씨 속에서 매일매일 처리해야 할 수많은 상품들로 다수의 인원이 한정된 공간에서 일하는 만큼 혹시 모를 발병 시 확산이 빨라질 수 있다. 가능한 최선의 노력을 했음에도 감염이 발생하는 부분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발병 이후의 조치 매뉴얼을 확신하게 구축하고 즉시 실행에 옮길 필요가 있다. 여러 물류센터에서 발병하고 있지만 각 센터의 상황과 대응에 따라 확산 범위의 차이가 큰 만큼 발병 시 대응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당연히 그 대응을 위해서 배송이 지연되는 만큼 소비자들도 조금은 배송 속도에 여유를 가질 필요가 있겠다.

최근 일부 설문조사에서 택배가 천천히 와도 괜찮으니, 배송기사의 처우나 휴식을 보장해야 한다는 의견이 다수를 차지 했다. 이에 국토부에서도 인력충원을 늘어난 물량을 소화하고 피로가 쌓인 택배기사의 휴식 보장을 위해 기존 배송기일 대비 1~2일 지연 배송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같은 권고가 현장에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택배를 수취하는 고객들이 배송 지연과 같은 조금의 불편을 감내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이커머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배송 속도 경쟁이 심화되고, 그에 대응하기 위해 거의 대부분의 물량을 당일 처리 가능한 상황으로 운영하는 것일 뿐 그 시스템 속에서 하루하루 피로가 쌓여가는 누군가가 존재한다. 다음날 배송을 보장하는 경우를 제외하면 사실 택배가 꼭 내일 도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모두가 조금의 여유를 가진다면 전체 운영 시스템에 조금의 여유가 생기고 그를 통해 감염 차단을 위한 시간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선 나부터, 그리고 우리 모두 하루 느린 택배를 여유를 가지고 기다려 보기를 제안한다. 유통업계도 코로나 상황에서 무리하게 빠른 배송 경쟁을 지속하기 보다 안전한 배송, 안전한 상품 처리에 집중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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