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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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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정비사업 수주, 현대건설 독주 속 부익부빈익빈 심화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6.24 16:23

[에너지경제신문 윤민영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장을 끝으로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업계의 시공사 수주전이 마무리됐다. 상반기에는 한남3구역을 비롯해 서초구 반포3주구, 은평구 갈현1구역 등 서울의 굵직굵직한 사업장이 시장에서 이슈가 됐다.

상반기 10대 건설사는 정부의 재건축 규제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든 데다 주택경기마저 침체되자 사업성 높은 단지를 중심으로 치열한 수주전을 벌였다. 적게는 수천억원, 많게는 조 단위의 공사비가 걸려있다 보니 한 사업장을 수주할 때마다 실적 순위가 엎치락뒤치락하는 양상도 나타났다. 특히 대형 사업장 수주 여부에 따라 10대 건설사의 수주 실적도 빈익빈부익부를 나타냈다.

24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10대 건설사 중 현재 상반기 수주액이 가장 많은 곳은 3조2700억원의 실적을 낸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1일 공사비 1조8880억원 규모의 한남3구역을 수주하며 단숨에 ‘수주킹’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2조8322억원을 수주하며 도시정비사업부분에서 1위를 차지한 현대건설은 올해도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커졌다.

롯데건설은 9255억원 규모의 서울 갈현 1구역을 비롯해 울산 중구 B-05 구역 재개발(1602억원), 부산 범일2구역 재개발(5030억원) 등 1조5887억원의 수주를 달성하며 ‘1조원 클럽’에 가입했다.3위는 5년 만에 정비사업장에 나타나며 시공권을 싹쓸이 하고 있는 삼성물산이다. 삼성물산은 신반포15차와 반포주공1단지3주구 등 서초구에서만 각각 2400억원, 8087억원 규모의 정비사업을 수주하며 1조487억원의 누적수주액을 기록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6742억원 규모의 인천 송림 1·2구역 등 3개의 정비사업장에서 1조23억원의 수주를 달성하며 1조원 클럽에 진입했다.

이들 4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건설사들은 지난해 대비 실적이 좋지 못한 상황이다. 지난해 정비사업 수주로만 1조원 클럽에 진입했던 건설사들도 올해는 고전을 하고 있는 양상이다.

대림산업은 서초구 방배삼익 등으로 3개 사업장에서 총 5387억원을 수주하며 지난해 총 수주액인 9113억원의 60%를 상반기에 달성했다. 그러나 GS건설은 지난해 1조6915억원의 정비사업 실적을 낸 것과 달리 올해 상반기에는 3287억원 규모의 한남하이츠 1건을 수주하는데 그치며 주택사업 강자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조7452억원으로 정비사업사업부문 2위를 기록했던 포스코건설도 맥을 못추고 있다. 포스코건설은 서울 강동구 주양쇼핑(1668억원)을 포함해 총 3개 사업장에서 4168억을 수주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전체 실적의 15%에 불과한 성적이다.

이 외 SK건설은 대전과 광주 등 지방광역시에서 총 3030억원의 정비사업을 수주했고, 10대 건설에 입성한 호반건설은 서울 성북구 장위15-1구역에서 500억원을 수주하는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8666억원을 수주한 대우건설은 브랜드 리뉴얼 단행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도시정비사업부문에서 수주가 전무한 상황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사업 규모가 클수록 금융 조달 능력이나 사업추진 속도가 빠른 대형 건설사들이 일감을 많이 가져갔다"며 "분양가상한제와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 등 정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사비가 큰 물량들은 대부분 상반기에 끝났고, 하반기에는 실적이 부진한 건설사들이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치열한 수주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해 하반기에는 △서울 흑석9·11구역 △수원 권선1구역 △부산 문현1·우동1구역 등 전국에서 크고 작은 정비사업장의 시공사 선정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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