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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기종목 중 하나인 ‘탁구’는 비교적 진입장벽이 낮은 스포츠에 속하지만, 알고 보면 나름의 테크닉 없이는 즐기기 어려운 스포츠 중 하나다. 지름 40mm에 무게 2.7g의 작은 공. 너무 세게 쳐도, 그렇다고 너무 약하게 쳐도 안 된다. 치는 타이밍이 조금이라도 늦거나 빠르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공이 튀어나가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다시 말해 탁구는, 섬세함과 대담함을 요구하는 종목이다.
게임업계에서는 남궁훈 카카오게임즈 대표가 대표적인 탁구 마니아로 꼽힌다. 카카오게임즈는 회사 안에 탁구대는 기본이요, 지난해엔 카카오 내 타 비상장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페이, 카카오페이지 임직원들과 함께하는 탁구대회도 개최했다. 남궁 대표의 제안으로 이루어진 이 대회는 공인 심판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꽤나 진지한 행사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남궁 대표가 즐기는 스포츠는 또 있다. 바로 자전거 타기다. 그는 매일 아침 자택이 있는 서울 여의도에서 회사가 있는 경기도 판교까지 자전거를 이용해 출퇴근할 뿐만 아니라, 사내 직원들과 함께하는 자전거 동아리에도 속해 있다고 한다. 탁구만큼 섬세한 테크닉은 요구되지 않지만, 엄청난 지구력과 체력이 없다면 시도하기 힘든 게 자전거 타기가 아닐까 싶다.
생각해보면, 남궁 대표의 이 같은 취미는 그의 경영 스타일과도 맞닿아있다. 그가 탁구로 체득한 타이밍과 힘 조절, 자전거 타기로 다진 지구력과 체력은 카카오게임즈 IPO 전략에 고스란히 담겼다. 2년 전 상장 계획을 알렸다가 철회하고, 이후 인수합병(M&A) 등을 통해 개발 역량과 라인업을 다채롭게 보강한 것 등이 대표적인 예다. IPO에 황급히 나서기보다는 기초체력을 키우고 적절한 시기를 노린 전략이다.
카카오게임즈는 ‘게이미피케이션’을 강조하는 회사다. 일상을 게임처럼, 게임을 일상처럼 즐기는 세상을 꿈꾼다. 남궁 대표의 삶에서 드러나는 철학이기도 하다. 카카오게임즈가 다시 추진하는 IPO가 그들이 꿈꾸는 세상을 한 걸음 더 가깝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