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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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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과대포장금지 여론몰이...마케팅 위축논란 잠재울까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05 09:45

▲홍정기 환경부 차관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과대포장 줄이기’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최윤지 기자] 환경부가 논란과 혼선으로 세부지침 재검토에 들어간 일명 ‘재포장 금지법(재포장 금지 제도)’과 관련 국회에서 여론몰이에 나섰다.

재포장 금지 정책은 지난 1일 시행 예정이었다가 업계 등의 마케팅 위축 우려 목소리에 일단 제동이 걸려 시행시기가 내년 1월로 6개월 유보됐다.

이에 환경부와 집권당이 국회에서 관련 토론회를 갖고 여론을 수렴했다. 그러나 이날 토론회에선 대체로 과대포장 문제만 거론되고 구체적인 개선 대안을 제시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규제의 필요성은 중점 부각됐지만 정작 시행 유보의 걸림돌이었던 기업 마케팅 위축에 대해선 기업의 자율적인 노력 중요성만 강조됐다.

이에 따라 환경부가 앞으로 6개월의 시행 유보기간 정책 시행과 관련 보완 또는 개선안을 마련하고 기업 및 소비자들을 설득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환경부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안호영 의원실이 지난 3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공동으로 ‘과대포장 줄이기를 위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에는 홍정기 환경부 차관을 비롯해 업계, 시민사회, 전문가 등이 참석해 과대포장의 현실을 진단하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오재영

▲오재영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 센터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과대포장 줄이기’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이날 발제자들은 과대포장 퇴출과 적정포장, 환경배려적 포장을 제언하며 법 제도 보다 앞선 생산자들의 행동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재영 한국건설생활환경연구원 센터장은 "적정포장은 최소의 비용으로 상품을 튼튼하게 포장하는 방법"이라며 "우리나라에 적정포장을 시도해야 하는 시기"라고 말했다. 이어 "결국 실천의 문제"라며 "미국 월마트, 아마존도 무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시도했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홍수열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이 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된 ‘과대포장 줄이기’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제하고 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은 "기후위기 해결을 위해 연료로서의 탈화석연료와 원료로서의 탈플라스틱이 병행돼야 한다"며 "플라스틱에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실질적으로 줄이기 위해 전 사회적 역량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규제로서 플라스틱 포장재 사용을 줄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규제 이전에 생산자, 유통업체들이 주도적으로 나서야 소비자도 호응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

홍 소장은 "샴푸, 세제 등에서 남발되던 2차 포장이 감소한 것과 유통매장에서 규제 이전에 비닐봉투 사용을 먼저 금지한 것은 좋은 사례"라며 "과대포장에 있어서도 생산자들이 자발적 캠페인을 만들고, 그 모델이 규제로 가는 선순환 구조가 좋다고 본다"고 말했다.

포장 폐기물은 생활폐기물의 35% 차지하며 제품 유통 과정에서 포장재 감축은 필수 과제로 떠올랐다. 그러나 재포장 금지법이 사실상 묶음할인 상품을 사실상 금지하는 제도라는 논란이 일자 부정 여론이 확산됐다.

이에 환경부는 이달 1일부터 시행 예정이었던 재포장 금지법을 예정대로 시행하되, 계도기간을 두고 법 집행을 유예하면서 세부지침 재검토 후 이를 보완한 뒤 내년 1월 법을 집행하기로 했다.

환경부는 "국민과 기업의 불편을 최소화하면서 유통과정에서 과대포장 문제를 반드시 해결해 나가기 위해 세부지침을 면밀히 보완하겠다"며 "묶음 포장재를 감축하는 정책목표는 묶음 할인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며, 원래 목표했던 과대포장 줄이기를 위해 더욱더 철저히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양이원영 의원은 "미국이나 유럽의 대형마트에서도 1+1 행사를 자주 진행하지만 우리처럼 접착테이프로 제품을 묶어 팔지 않는다"며 "우리나라 편의점에서도 1+1 제품에 접착테이프를 사용하지 않지만 유독 대형마트에서 접착테이프로 묶어 판매하는 것은 불필요한 포장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홍 차관은 "우리나라에서 발생된 쓰레기는 우리가 처리하는 구조로 나아갈 수 밖에 없다"며 "생산자, 유통업계, 소비자, 전문가, 공공기관 모두가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다양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정책을 시행해나간다면 당초 목표대로 2022년까지 플라스틱을 30% 줄이는 목표를 단계적으로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며 "K-방역에 못지 않은 K-포장재줄이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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