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경제신문=정희순 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휴대전화 구입 및 개통도 ‘비대면’ 이른바 언택트 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휴대전화 구입과 개통은 유통대리점이나 직영점을 찾아 직원에게 상담을 받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통신사들은 온라인을 비롯한 비대면 개통 창구를 늘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오는 10월께 휴대전화 단말을 ‘셀프’ 개통할 수 있는 무인 매장을 개설한다. SK텔레콤은 서울 홍대 인근에 무인으로 운영하는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장하고, LG유플러스도 서울 종로에 비대면 매장을 연다.
SK텔레콤의 무인매장은 입구에 설치된 ‘셀프 체크인’, 고객의 서류 처리를 돕는 ‘셀프 키오스크’, 개통 및 단말 수령이 가능한 ‘자판기’, 단말 체험 및 정보 확인이 가능한 실감형 데스크 등으로 구성된다. SK텔레콤은 얼굴인식, 음성상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의 기술을 집약해 매장에 적용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의 무인매장에도 ‘셀프개통’이 가능한 키오스크가 도입된다. LG유플러스는 9월까지 유심(USIM) 무인판매, 셀프 고객서비스(CS), 고객경험관리 등의 기능이 있는 키오스크를 개발할 예정이다. 요금 조회, 납부, 요금제 변경 등 단순 업무는 키오스크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처리하고 기기나 서비스에 대해 궁금한 점은 AI 챗봇이나 화상 상담 등을 활용하게 된다.
언택트 매장 도입에 일찍부터 나선 곳은 KT다. 앞서 KT는 지난 2018년부터 번호이동과 요금납부, 부가서비스 가입이 가능한 ‘무인 키오스크’를 도입했고, 지난해 7월부터는 KT의 유·무선 서비스를 자유롭게 체험할 수 있는 ‘언택트 존’을 전국으로 확대 중이다. 현재 언택트 존 매장은 전국 300여 개에 이른다.
▲LG유플러스가 무인 매장에 도입할 예정인 키오스크 |
▲KT가 도입한 셀프ON 키오스크 |
카카오톡을 통한 휴대전화 개통도 가능해진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달 30일 제10차 신기술·서비스 심의위원회를 열고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서비스’ 임시허가 안건을 통과시켰다. 비대면 이동통신 가입서비스는 카카오톡 채널을 활용해 이용자가 카카오페이 인증서로 본인확인 절차를 진행하고, KT와 스테이지파이브 알뜰폰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서비스다.
KT는 이와 별개로 간편 본인인증 앱(PASS)과 계좌인증 기술을 결합한 본인확인 서비스에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휴대폰 암호(PIN), 생체정보(지문·홍채·안면인식)와 계좌에 1원을 송금하는 방식으로 본인을 인증한다. 이는 공인인증서 이외에 다양한 사설인증 방식으로 본인확인 수단을 확대한 것으로, 이용자 편의를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온라인몰 KT숍에서 휴대폰을 개통하고 인근 대리점에서 신규 단말기를 배송받을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놨다. KT샵에서 휴대폰으로 본인인증을 한 뒤 구매를 원하는 단말을 골라 주문하고 가까운 대리점에서 단말기를 배송 받을 수 있다. 대리점에서는 고객의 주문을 수락함과 동시에 단말을 준비한 뒤 배송기사를 호출한다.
업계는 비대면 개통의 활성화로 그간 대면 매장에 투입됐던 비용 등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고객들이 보다 자율적으로 단말과 이통사 선택을 할 수 있어, 단말기 유통시장 문제로 언급됐던 ‘불법 보조금’ 등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비대면을 선호하는 고객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비대면 개통 활성화로 고객들의 불편함을 줄이고 편리함은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KT 고객이 자택에서 ‘1분주문 & 1시간배송’ 서비스를 이용해 주문한 핸드폰을 부릉 라이더로부터 배송 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