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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1명' 여성임원 의무화 임박…건설업계 고민 깊어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08 16:37

10대 건설사 중 대림·SK·현대ENG·호반, 여성임원 근무중…삼성물산은 패션 부문에 다수 포진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대림산업,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 등 4개 건설사에만 여성임원이 포진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제공


[에너지경제신문 권혁기 기자] 최소 1명 이상의 여성임원을 구성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법) 일부개정법률안’이 8월 시행됨에 따라 건설업계의 고민이 깊어가고 있다. 해당 개정안은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주권상장법인의 경우 이사회의 이사 전원을 특정 성(性)의 이사로 구성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돼 10대 건설사 모두 해당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10대 건설사 중 여성임원이 있는 건설사는 대림산업, SK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등 4곳이다.(이하 2020년 3월 31일 분기보고서 기준) 삼성물산에도 다수의 여성임원이 있으나 건설이 아닌 패션 부문이다.

세부적으로 대림산업은 이준용 명예회장부터 총 96명의 등기·미등기임원이 있다. 그중 여성임원은 이정은 주택사업본부 실장, 김윤전 주택사업본부 담당임원이다. 대림산업은 작년 9월에는 이정은 실장만 여성임원이었으나 김윤전 담당임원이 추가됐다.

SK건설 임원은 모두 60명이다. 이현경 SK건설 계약3그룹장(계약실장)이 유일한 여성으로, 2010년 11월 8일부터 현재까지 임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55명의 임원이 있는 현대엔지니어링에는 김원옥 실장(상무)이 있다. 김 상무의 재직기간은 31년 2개월로, 이창재 설계담당 상무(33년 10개월), 한대희 센터장(32년 8개월)에 이어 세번째로 가장 오래 근무했다.

2013년 정기 인사에서 임원(이사대우)으로 승진한 뒤 화공엔지니어링실 C&I팀 및 화공프로젝트실 사업관리팀 상무보, 화공플랜트사업본부 화공사업지원실장(상무보) 등을 지낸 김 실장은 2018년 현대자동차그룹 정기 임원 승진 인사에서 상무로 직급을 올렸다.

삼성물산은 최치훈 이사회 의장 겸 사장, 이영호·고정석 대표이사 사장, 정금용 대표이사 부사장 등 4명의 등기임원(사외이사 제외)과 김명수 사장 등 156명의 미등기임원이 포진해 있다. 건설 부문에는 여성임원이 없고 패션 부문에 박솔잎 패션 온라인사업본부장(이하 상무), 고희진 패션 글로벌소싱담당, 박남영 패션 빈폴사업부장, 이소란 패션 해외상품1사업부장, 김동운 패션 해외상품2사업부장, 윤정희 패션 여성복사업부장, 채미정 상사 기획팀장 등이 있다.

호반건설에는 상품개발팀에 박윤정 상무가 있다.

이 외에 현대건설이나 GS건설, 대우건설, 포스코건설, 롯데건설, HDC현대산업개발은 여성임원이 없다.

이처럼 건설업계에 여성 임원이 적은 이유는 업무 특성 때문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건설업계에 처음 발을 담았을 때 여성 동기는 10명 중 한명이 될까 말까였다"며 "여성 직원 자체가 적을 뿐더러 결혼과 임신, 출산으로 인해 경력 단절이 발생하면서 건설업계에서 여성임원이 탄생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인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는 이어 "8월부터 개정안이 시행되지만 유예기간 2년이 주어져 아직 여유가 있다"면서도 "2년 뒤에 갑자기 여성임원을 발탁할 수는 없기 때문에 지금부터 준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또 "건설업계가 남성 임원을 선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기본 인력 구조가 남성이 더 많은 형태이기 때문에 그만큼 임원에 진급할 수 있는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아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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