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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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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파고 넘은 삼성·LG전자…'아우' 부품 계열사는 희비 엇갈려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08 16:05

LG이노텍, ‘맞수’ 삼성전기에 2분기 판정승 예상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클린룸에서 작업자가 설비를 점검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올해 2분기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나란히 ‘깜짝 실적’을 올리는 선방을 했다. ‘동생’ 격인 양사 부품 계열사의 성적은 어떨까. 희비가 엇갈리는 가운데 LG이노텍이 부품업계 ‘맞수’인 삼성전기와 대결에서 판정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다.


◇ MLCC ‘흔들’…삼성전기 ‘흐림’

8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900억 원대로 전망된다. 삼성전기의 분기 영업이익이 실제 1000억 원 아래로 떨어진다면 2017년 2분기(706억 원) 이후 3년만의 일이 된다. 삼성전기의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3.8% 줄어든 1조 6000억∼1조 7000억 원대로 추정된다. 형님인 삼성전자가 코로나19 파고를 넘으며 승승장구한 사이 동생은 부진의 늪에 빠진 셈이다.

삼성전기의 이 같은 실적은 트리플·쿼드 등 멀티 카메라 수요 확대로 카메라 모듈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주력인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의 부진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부터 정보기술(IT) 업계가 수요를 줄인 데다 최근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진통을 겪었을 것이란 설명이다.

MLCC 사업을 담당하는 컴포넌트 부문(40%)은 카메라 모듈을 판매하는 모듈 부문(41.6%)과 회사 전체 매출의 대부분(81.6%)을 차지하고 있다. MLCC 업황에 따라 실적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 삼성전기는 앞서 지난해 2∼3분기 전반적인 MLCC 수요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9.7%, 59.4% 급감한 바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전기를 공급하는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전자 기기의 전류 흐름과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하며, 반도체 등 전자 회로가 있는 제품 대부분에 들어간다. 삼성전기가 이 분야 세계 2위를 차지하고 있다.


◇ LG이노텍, ‘아이폰 효과’

LG이노텍 사정은 정반대다. LG이노텍은 올 2분기 각각 300억 원, 1조 4000억∼1조 5000억 원대의 영업이익과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62.1% 증가한 것이며, 매출은 3.6% 감소한 수치다. 특히 당기순이익(300억 원대, 추정치)은 전분기에 이어 흑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는 코로나19 확산 속에서도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증가하면서 실적에 긍정적으로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최근 ‘아이폰SE 2세대’를 출시한 데 이어, 세계 각국에서 오프라인 매장을 다시 열고 ‘아이폰11’ 등 기존 제품의 가격을 내리며 아이폰 수요를 끌어올렸다. 아이폰에 카메라 모듈을 공급하는 LG이노텍의 실적도 덩달아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이다.

여기에 스마트폰 고사양화로 멀티 카메라 모듈 채용이 업계 전반적으로 늘어나면서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이 호실적을 견인한 주효한 요인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카메라 모듈 평균판매가격(ASP)은 2017년에서 2018년 4.1% 상승했으며, 지난해도 전년보다 더 오르며 상승세를 이어가는 중이다.

부품업계 관계자는 "최근 프리미엄 스마트폰뿐만 아니라 중저가 스마트폰에서도 멀티플 카메라 등 고화소 카메라 모듈 채용이 확대되고 있어 카메라 모듈 시장은 지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여기에 차세대 이미지센서로 주목 받는 3차원(3D) 비행시간 거리 측정(ToF) 센서를 탑재한 카메라 등 신규 적용 영역도 생겨나 카메라 모듈 사업을 하는 기업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LG이노텍은 오는 22일 올 2분기 실적을 공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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