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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폰, ‘적자 사업’ 꼬리표 떼어낼까…실속형 제품으로 승부수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09 15:20

▲LG전자의 ‘실속형’ 스마트폰 ‘스타일로 6’(왼쪽부터), ‘K41S’, ‘K51S’, ‘K61’.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스마트폰 시장이 실속 위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LG전자가 최근 중저가(실속형) 제품 출시를 확대하고 나서면서 ‘적자의 고리’를 끊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중저가 제품·출시 국가 확대

9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으로 중저가 폰 공급을 늘려가고 있다. 앞서 지난 5월 우리나라(모델명 ‘Q61’)를 포함해 멕시코와 브라질 등에서 중저가 ‘K 시리즈’를 선보인 데 이어 이달 파나마, 페루, 코스타리카 등 중남미 6개 국가에 ‘K61·51S·41S’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현재까지 K 시리즈가 출시된 국가만 15개국이다. LG전자는 올 3분기에도 K 시리즈 출시 국가를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 5월 북미 시장에서 K 시리즈 외에도 또 다른 중저가 제품 ‘스타일로 6’을 출시하며 중저가 제품군을 확대했다. 스타일로 시리즈는 ‘스타일러스 펜’을 내장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지금까지 북미 시장에 모두 6개의 스타일로 시리즈를 출시했다.

LG전자 MC사업본부 실적 추이(단위: 원)
구분 2019년 3분기 2019년 4분기 2020년 1분기 2020년 2분기(추정)
영업이익 1610억(적자) 3320억(적자) 2380억(적자) 2000억∼2100억(적자)
매출액 1조 5220억 1조 3210억 9990억 1조 1200억
연결 기준.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증권업계

◇ 중저가 확대 배경은?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중저가 전략을 펼치고 나선 데에는 최근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무게 중심이 프리미엄에서 중저가로 이동하고 있는 추세와 무관하지 않다. 실제 지난 1분기 국내 스마트폰 시장은 위축됐지만 중저가 스마트폰이 전체 스마트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5월 초 출시된 중저가 모델 ‘갤럭시A31’과 ‘갤럭시A51’ 판매량이 전작(갤럭시A30·A50) 대비 50%나 늘었다.

여기에는 스마트폰에 사용되는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상향 평준화되면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프리미엄 제품만 고집하지 않는 경향이 많아진 것이 배경으로 꼽힌다. 스마트폰 시장도 스마트폰 보급률이 사실상 포화 상태인 데다 교체 주기마저 길어지면서 둔화세가 확연해지고 있다.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6년 14억 7000만여 대를 정점으로 2017년부터 3년 연속 역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이동통신사의 공시지원금을 올리기가 쉽지 않으면서 제조사들이 제품 출고가를 낮추거나 중저가 제품을 확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업계와 외신 등에 의하면 미국 애플도 올 하반기 선보일 예정인 신제품 ‘아이폰12’의 가격 인하를 저울질하고 있다. 출고가격을 650달러 수준(약 80만 원)에 책정할 예정이다.

이는 전작인 ‘아이폰11’(699달러)보다 더 낮은 수준이며, 4년 전 출시된 ‘아이폰7’과 비슷한 수준이다. 아이폰12는 애플 최초의 5세대(5G) 이동통신 서비스를 지원하는 제품이자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탑재되는 프리미엄 제품으로, 업계에서는 당초 그에 상당한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예상했다.

여기에 최근에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마저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돼 차별적인 가격 정책과 소비자 혜택 등이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요한 차별적 요소가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 "적자 지속 축소 긍정적"

이런 가운데 LG전자는 올해 2분기까지 21분기 연속 적자라는 불명예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상황에 따른 비대면(언택트) 수요 확대로 마케팅비용 등이 줄면서 적자 폭을 줄여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투자업계는 LG전자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가 올 2분기 2000억∼2100억 원대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한다. 이는 전분기(2378억 원)나 전년 동기(3130억 원)보다는 적자 폭이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률도 전분기 -24%, 전년 동기 -19%에 비해 개선된 -17∼-18% 수준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대체적이다. 글로벌 시장 위축에도 불구하고 애초 우려보다 선방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시장에서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올 하반기 적자 축소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보급형 스마트폰의 판매가 확대되고, 베트남으로의 생산라인 이전 등 원가 구조 개선 효과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면서 스마트폰 제조사들의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다"면서 "다만 그만큼 전략적인 마케팅과 가격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LG전자가 스마트폰 사업에서 적자를 얼마만큼 줄일지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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