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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6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에 위치한 전장용 MLCC 생산 공장을 찾아 MLCC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이종무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필요한 핵심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미래차 전략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그룹 계열사 생산 현장을 찾아 차세대 차량 분야에서 자체 역량을 점검하고 중장기 발전 전략을 모색하는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과 2차 회동을 앞두고 있는 등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외부 연대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에 따라 전기를 공급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전자 기기의 전류 흐름과 신호 전달을 원활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반도체 등 전자 회로가 있는 제품 대부분에 들어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린다. 특히 자동차에는 3000∼1만 5000개 가량의 MLCC가 탑재되는데, 차량의 전장화, 전기차와 자율주행차 등 관련 시장 확대에 따라 전장용 MLCC는 관련 업계의 블루오션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부회장이 이날 부산을 찾은 것도 최근 전기차·자율주행차 확산 추세와 함께 차량용 전장부품 수요 증가 등 최근 빠르게 성장하는 관련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하기 위한 취지로 해석된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이미 2018년 MLCC 전용 생산 공장을 구축하고 미래 수요에 대응해왔다. 지난 12일에는 기술적 난도가 높은 파워트레인·제동장치용 MLCC 개발을 마치고 시장 공략에 돌입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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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에서는 미래차 분야에 대한 이 부회장의 발걸음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당장 오는 21일 현대차의 연구개발(R&D) 전진 기지인 남양연구소를 방문해 정 수석부회장과 미래차에 대한 의견을 나눌 예정이다. 앞서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에서 차세대 배터리 분야 협업 방안을 논의한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전자와 자동차 각각의 분야에서 국내 재계와 함께 글로벌 시장을 이끌고 있는 두 총수의 만남에 산업계가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자율주행차 등 미래차에 들어가는 시스템 반도체를 비롯해 전장,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도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부회장이 찾은 삼성전기와 삼성SDI도 일찌감치 차량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사업 역량을 집중해왔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의 2차 회동이 실제 이뤄질 경우 지난 1차 만남 때보다 구체적인 내용이 오가지 않겠느냐"며 "이번 삼성전기 사업장 방문 이후 삼성 전자 계열사 중심으로 미래차 관련 사업이 본격화될지 지켜볼 대목"이라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기 경영진에 △전장용 MLCC △스마트 기기용 MLCC △통신·카메라 모듈 등 차세대 전자 부품에 대한 기술 개발 현황을 보고 받고, 5세대(5G) 이동통신과 인공지능(AI) 등 정보통신기술(ICT) 발전에 따른 대응 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선두에 서서 혁신을 이끌어가자"며 "현실에 안주하거나 변화를 두려워하면 안된다. 불확실성에 위축되지 말고 끊임없이 도전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에도 삼성전기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전장용 MLCC와 5G 이동통신 모듈 등 주요 신사업에 대한 투자·경쟁력 강화 방안을 논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