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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예적금' 금리 역대 최저 시대...은행도 고객도 '고민'

에너지경제신문   | 입력 2020.07.21 11:10

기준금리 역대 최저로…올해만 연 0.75%포인트↓
은행 예적금 기본 금리 2% 실종…1% 주담대도 등장

▲(사진=연합)


[에너지경제신문=송두리 기자] 기준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며 은행의 예적금 등 수신 금리와 대출 등 여신 금리 또한 사상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예적금 중 2%대 기본 금리를 주는 상품은 실종됐으며, 1%대 금리를 주는 주택담보대출은 처음 등장했다. 유례 없는 초저금리 상황에 은행과 고객들 모두 웃을 수 없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초저금리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면서, 지금의 상황도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 기준금리 연 0.50%, 올해만 0.75%포인트 내려

현재 기준금리는 연 0.50%, 역대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국은행은 지난 3월 임시 금융통화위원회를 열고 기준금리를 기존 연 1.25%에서 연 0.75%로 0.50%포인트 ‘빅컷’을 단행한 후 지난 5월 금통위에서도 0.25%포인트 인하해 현재 수준까지 기준금리가 하락했다.

한은이 올 들어 기준금리를 큰 폭으로 내린 이유는 갑작스레 확산한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월부터 확산하기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국내 경기는 물론 해외 경제상황까지 악화되기 시작했고, 한은은 경기 악화에 대응하기 위해 기준금리를 잇따라 내리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는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한은은 코로나19 해외 확진자가 2분기에 정점을 찍은 후 3분기부터는 개선되는 상황을 가정하고 있었으나, 3분기인 현재도 코로나19 확산세는 계속되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금통위가 열린 이달 16일 "(기존에는 해외) 코로나19 확산세가 6월에 진정돼 하반기에는 수그러들 것으로 전제했는데, 7월 2주가 흘렀는데도 확산세는 오히려 가속화하고 있다"며 "6월까지 좋지 않았던 우리나라 수출 개선이 지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사진=한은)


한은은 올해 국내 성장률은 -0.2%보다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 상태다. 기본 가정대로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변했다면 -0.2%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어 이보다 더 성장률이 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화정책은 기존과 같은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실효하한에 근접한 만큼 필요할 경우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총재는 "경기 부진이 심화해 추가 완화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금리 외 대출, 공개시장 운영 등 정책 수단을 적절히 활용해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 예적금 금리도 '뚝'…2% 금리는 사실상 사라져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은행 예적금 금리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낮아졌다. 예금 상품의 경우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금리는 1%대에 머무르고 있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단리 49개, 복리 4개 예금 상품 중 1년 만기 때 1%대 금리를 주는 상품은 14개뿐이다. 39개 상품이 0%대 금리를 준다.

1년 만기 때 가장 많은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은 케이뱅크의 코드케이(K) 정기예금으로 단리로 1.30%를 준다. 우대조건은 없다. 이어 BNK부산은행의 썸(SUM) 정기예금에스(S)가 1년 만기 기준 1.20% 금리를 준다. Sh수협은행의 Sh평생주거래우대예금 1년 기준 금리가 1.10%이며, 우대금리를 받을 경우 연 1.50% 금리를 받을 수 있다.

광주은행 쏠쏠한 마이쿨예금과 SC제일은행 e-그린세이브예금, 전북은행 JB다이렉트예금통장, 케이뱅크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이 모두 1년 만기 때 1.10% 금리를 준다. 주거래우대 정기예금의 경우 우대금리를 받으면 연 1.50%가 적용된다. 모두 세전 금리며, 세금을 빼고 나면 실제 받는 금액은 이보다 더 낮다.

적금도 마찬가지다. 시중은행의 총 87개 적금 상품 중 금리가 기본금리가 1%대인 것인 42개다. SC제일은행의 SC행복적금이 연 3.30% 금리를 주지만 서민전용 상품으로 제한됐다. 나머지는 0%대 금리에 불과하다.

서민전용 상품을 제외하고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적금은 우리은행의 원(WON)적금과 수협은행의 Sh해양플라스틱제로(zero)!적금(자유적립식)으로 모두 연 1.90% 금리를 준다. 우대금리를 적용할 경우 2%대까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이어 케이뱅크의 코드K 자유적금이 기본 연 1.80% 금리를 주며, 수협은행 Sh해양플라스틱zero!적금(정액적립식)과 우리은행 스무살 우리적금이 연 1.70% 금리를 적용한다. 우대금리를 받으면 2%대 금리를 받을 수 있다.

은행들은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았던 예적금 상품 또한 정리하고 있는 분위기다. 지금의 초저금리 상황에서 금리를 높게 제공하게 되면 역마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높은 수준의 금리를 오랜 기간 제공할 경우 나중에 역마진 등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며 "시장 금리 수준에 따라 금리를 조정하거나, 대체 상품이 있다고 판단된다면 상품 판매를 중단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 주택담보대출 첫 1%대

▲서울 영등포구 한 은행. 연합뉴스


대출 금리도 하락하고 있다.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의 경우 1%대 금리도 등장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1%대까지 하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5일 은행연합회가 발표한 6월 기준 코픽스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자 은행들이 이와 연계한 대출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IBK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정기예금·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 등 수신상품 금리를 가중평균한 값이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 변동이 반영된다.

6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0.89%로 5월의 1.06%보다 0.17%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가 0%대로 떨어진 것 또한 2012년 2월 첫 공시 이래 처음이다.

잔액 기준 코픽스는 1.48%로 전월의 1.55%에서 0.07%포인트 내렸다. 지난해 6월부터 새로 도입된 신 잔액기준 코픽스는 6월 1.18%로, 5월의 1.26%보다 0.08%포인트 떨어졌다.

이에 KB국민·우리·NH농협은행은 16일부터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 연계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전날보다 0.17∼0.18%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대출 금리가 최저 연 2%대 초반까지 하락한 가운데, 농협은행은 최저 연 1%대까지 하락했다. 21일 기준 농협은행 프리미엄모기지론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는 최저 연 1.97%다. 단 농업인 우대 0.20%포인트, 3개월 200만원 이상 신용카드 이용시 0.25%포인트 등 조건을 만족했을 때 최고 1.60% 우대금리를 작용받아 해당 금리 혜택을 볼 수 있다.


◇ 떨어지는 금리에 고객도 은행도 '고민' 

금리 하락이 지속되며 고객도 은행도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은행을 찾는 고객들은 은행에 목돈을 맡겨도 높은 이자를 받을 수 없어 선뜻 돈을 맡기기가 꺼려진다. 최근 주식, 부동산 등으로 자금이 쏠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은행들은 대출 금리가 하락하면서 순이자마진(NIM)이 축소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은행권의 1분기 NIM은 1.46%로 1년 전보다 0.16%포인트 줄었다. NIM은 지난해 1분기 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올해 2분기에는 1분기 때보다도 더욱 NIM이 줄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앞서 3월과 5월의 기준금리 인하 영향이 2분기에 본격 반영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2분기 NIM이 전분기 대비 약 3%포인트 이상 떨어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은행들의 수익성 하락 요인이 많지만 가장 큰 고민은 기준금리가 떨어진 것"이라며 "수익 하락을 방어하고 리스크 관리를 잘 할 수 있도록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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