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월계점을 찾은 소비자들이 장을 보고 있다. 사진=서예온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대형마트 업계가 정부의 620억 원 쿠폰 보따리에 모처럼 미소를 짓고 있다. 긴급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매출이 떨어졌지만, 이번에 정부가 발급하는 농수산물 쿠폰 사용 대상에 포함되면서 매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는 이르면 오는 30일부터 정부가 발급하는 농수산물 쿠폰(20% 할인, 최대 1만 원 할인)을 제공한다. 다만 아직 쿠폰 사용방법 등은 정해지지 않았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쿠폰과 관련된 세부적인 사안이 곧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농수산물 쿠폰은 정부가 발급하는 8대 분야 소비 쿠폰 중 하나다. 정부는 지난 3일 3차 추경예산에서 농수산물·관광·숙박·외식·공연·전시·영화·체육시설 등 8대 분야에 총 1684억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이중 농수산물 쿠폰에는 620억 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농수산물 구매자 600만 명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이번 농수산물 쿠폰(선착순)은 농수산물 전문몰과 전통시장을 비롯해 대형마트도 쓸 수 있다.
이 때문에 업계는 이번 농수산물 쿠폰이 매출 회복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형마트 한 관계자는 "쿠폰이 기본적으로 상품을 저렴하게 살 수 있는 소비자 편의성과 직접적으로 연관성이 있는 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형마트는 코로나19 여파로 고전하는 가운데 정부의 재난지원금 지급마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하면서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재난지원금 사용처에서 제외되면서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감수해야 했다. 이런 불이익은 실적으로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의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국내 코로나사태가 본격화된 지난 2월 대형마트 3사의 매출은 전년 대비 10.6%, 3월에는 13.8%까지 줄었지만, 4월에는 매출 감소 폭이 1%에 그쳤다. 그러나 5월부터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매출 감소 폭이 다시 커졌다. 재난지원금 지급이 시작된 5월 13일부터 31일까지 이마트와 홈플러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0%, 롯데마트 매출은 12% 감소했다. 정부 동행세일이 시작된 6월에도 주말 의무휴업으로 행사 효과를 크게 누리지 못한 데 이어 7월에도 매출이 크게 반등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가 농수산물 쿠폰 사용대상에 대형마트를 포함시킴에 따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도 대형마트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전통시장과 대형마트 양쪽에서 쿠폰을 쓸 수 있다면 소비자들은 아무래도 쇼핑 편의성이 높은 대형마트에 많이 몰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