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View] 한국은 '탈원전 공방'...美·英, '탄소중립' 친원전 행보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2020.07.28 08:2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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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우라늄 광산에 15억 달러 투자
英, 2050년까지 원전 비중 40% 추진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전환’(탈원전)의 신호탄이었던 월성원전 1호기 전경.


문재인 정부가 추진 중인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미국과 영국 등의 선진국에서는 친(親)원전 행보를 보이면서 원자력 발전 산업 부흥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친원전 행보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려는 수단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원전은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으면서도 태양광·풍력 등의 재생에너지와 다르게 지속적이면서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청정에너지원으로 꼽히기 때문에 에너지전환정책 추진에도 필수적인 요인으로 거론되고 있다.


◇ 中, 2026년 美 제치고 '세계 1위 원전국가' 전망


▲2019년 국가별 발전량과 원전 발전비중. (사진=에너지경제신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들어 미국의 원전산업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 상반기 원전 연료인 우라늄에 대한 해외 의존도를 줄임으로써 에너지안보를 확보하기 위해 15억 달러(약 1조 7931억원)를 향후 10년에 걸쳐 우라늄 채굴 광산에 투입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또 미 에너지부는 차세대 원자로 개발 사업에 2억 3000만 달러(약 2749억원)를 투입해 향후 5∼7년 이내 미래형 원형로 2기 완성을 목표로 삼겠다고 올해 밝혔다. 미 에너지부는 원자로 개발에 최대 40억 달러(약 4조 7816억원)를 지원할 방침이다.

미국은 지난 30년 사이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원전 산업이 무너졌고 노후원전이 하나둘씩 문을 닫으면서 전체 전력 생산에서 원전이 차지하는 비중도 서서히 줄고 있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미국에서 가동중인 원전은 총 96기로 1990년대 초반 113기 대비 17기가 폐쇄됐다.

반면 지난 2016년 미국에서 원전 1기가 신규 가동됐는데 이는 1996년 이후 약 10년 만에 최초다. 브리티시 페트롤리엄(BP)가 올해 발표한 ‘2020년 세계 에너지통계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의 원전 발전량이 전체대비 20% 가량 차지한 것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EIA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우라늄 생산량이 96% 가량 급감하면서 거의 대부분의 연료를 해외에서 공급받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미국 원전에 사용된 우라늄의 90%가 캐나다, 카자흐스탄 등에서 공급받았고 나머지 10%가 자국에서 생산됐다.

이처럼 미국이 친원전 행보를 보이는 배경에는 글로벌 원전 시장에서 중국한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BP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원전 발전량에서 미국과 중국이 차지한 비중은 각각 30%, 12%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원전 산업이 앞으로 그 어느 국가보다 막강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2030년까지 중국의 원전 발전설비가 현재 대비 두배 넘게 증가하면서 130 GW(기가와트)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블룸버그는 "130 GW 어치의 원전은 현재 독일이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의 화석연료를 사용하면서 방출된 온실가스를 상쇄시킬 수 있는 규모"라고 설명했다.

또한 블룸버그는 "중국의 원전 발전설비는 작년까지 총 49GW에 달했고 올해는 50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중국이 앞으로 매년 6∼8기의 원전을 건설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국 관계자들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는 분위기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중국이 2022년에는 ‘원전 강국’인 프랑스를 제치면서 세계 2위의 원전 국가로 거듭나고 그 이후 4년 만에 미국으로부터 ‘세계 1위 원전 국가’라는 타이틀을 빼앗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英 2050 탄소중립 실현 위해 신규원전 ‘필수’


▲발전비중에 따른 발전원별 비용 증감치. (사진=에너지경제신문)


미국에 이어 영국도 원전산업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원전이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을 때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서방 주요 7개국(G7) 중 최초로 선언한 영국으로서는 신규 원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탄소 중립은 지구온난화를 일으키는 탄소의 배출량만큼 탄소를 감축하거나 흡수하는 활동을 통해 이를 상쇄, 실질적인 탄소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을 뜻한다.

원전이 청정 에너지원으로 에너지전환에 핵심요인이라는 점은 세계 곳곳에서 다시 부각되고 있다. 세계경제포럼(WEF)은 이달 초 "2050년까지 탈탄소화는 오늘날 생산되는 전체 에너지 중 화석연료가 차지하는 81%를 대체할 현실적인 제안을 필요로 한다"며 "원전은 에너지전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핵융합, 탄소 포집·저장 등의 기술은 아직도 개발 중이기 때문에 여기에 의존하면 안된다는 설명이다. 또 태양광과 풍력 등의 재생에너지는 기술이 아무리 향상되어도 간헐성은 절대 극복할 수 없다. 또 에너지저장장치(ESS)의 경우 리튬, 코발트 등 주요 원자재의 매장량이 글로벌 수요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재생에너지의 발전비중이 늘어날 수록 전력 단가가 늘어나는 반면 원전의 경우 전력 단가가 감소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WEF에 따르면 영국에서 태양광 발전이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서 30%로 증가할 경우 그리드 단위의 발전시스템 비용이 메가와트시(MHw)당 57.89달러에서 71.71달러로 추산됐다. 미국의 경우에도 비용이 14.82달러에서 28.27달러로 증가했다.

반대로 원전의 발전비중이 10%에서 30%로 증가했을 때 영국과 미국의 비용은 각각 3.10달러에서 2.76 달러로, 1.72달러에서 1.67달러로 감소했다.

즉 안정적인 수요공급을 1분 단위로 확보하기 위해서는 간헐적인 재생에너지의 비용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WEF는 "구름이 많이 끼거나 바람이 안 부는 날 코로나 대유행 사태 속 병원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용이라 보면 된다"고 밝혔다.

반면 원전은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점이 장점이다. 이와 관련, EIA에 따르면 작년 미국 원전의 평균 발전설비 이용률은 93.5%로 집계된 반면 태양광과 풍력의 경우 각각 24.5%, 34.8%로 나타났다. 발전설비 이용률은 일정한 시기 동안 어떤 설비를 이용한 비율로, 실질적인 발전량을 나타낸다.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영국 원전산업협회(NIA)는 최근 ‘2050년까지 40’이라는 원전산업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2050년까지 원전의 발전비중을 40%까지 끌어올리도록 정부차원의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 NIA는 "영국의 탈탄소에 이어 자동차, 난방 등의 전기화로 인해 전력수요가 현재대비 4배 가량 급등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원전은 영국 전력의 약 17%를 공급하고 있다.

영국 정부도 이를 의식한 듯 3000만 파운드(약 460억원)를 투입해 차세대 원전(AMR) 프로젝트 3개를 개발하고 관련 업계의 성장을 장려하기 위해 1000만 파운드를(약 153억원) 지원한다고 이달 초 밝혔다. 영국 정부는 원전산업이 영국 경제에 매년 96억 파운드(약 14조원) 어치 기여하고 2050년까지 일자리 13만 개가 새로 창출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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