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평균의 시대는 가고 팻테일 시대가 오고 있다

에너지경제 ekn@ekn.kr 2020.07.28 16: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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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정책연구실장


주택시장에 팻테일리스크(fat tail risk) 가 커지고 있다. 현재 주택시장을 향한 규제는 촘촘한 그물망이다. 대출, 조세, 청약, 전매, 공급까지 집값을 잡기위해 사용할 수 있는 규제카드를 거의 다 사용했다. 핀셋규제로 시작했지만 더 이상 핀셋규제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규제지역은 광범위해졌다. 소극적으로 검토하던 공급대책은 전향적으로 전환했다. 6·17대책, 7·10대책 등 연이은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집값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과거 경험상 정부가 규제정책을 발표하면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거나 하락 전환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그런데 지금은 다르다. 단기적인 정책효과 조차 기대하기 어렵다. 경험해 보지 못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강력한 규제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집값 오름세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는 이유가 뭘까. 우리사회에 낯선 팻테일리스크가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시장을 진단하고 전망할 때 정규분포를 가정한다. 세상이 종모양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가정하는 것이다. 평균과 비슷한 현상이 많이 나타나고 평균과 다른 현상은 적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제를 가지고 시장을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한다. 그리고 그에 따라 전략을 준비한다. 그러나 최근 주택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을 보면 우리가 평균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것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평균을 전제로 예측하고 구상한 전략과 전혀 다른 방향으로 시장이 움직이고 있다. 정책당국은 물론 사람들은 당황스럽다. 당황한 사람들은 비상식적 행동을 한다. 불안해지면서 조바심이 생겨 계획에 없던 주택구매를 서두르게 된다. 팻테일리스크가 커지고 있는 것이다. 새로운 시각에서 시장을 진단하고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

평균에 근거해서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해 필요한 정책을 마련하는 것은 늘 해왔던 방식이기 때문에 수월하다. 평균이 중심이 되던 과거에는 맞출 확률도 높았다. 그러나 팻테일 세상에서는 그렇지 않다. 종모양의 정규분포가 아닌 세상이기 때문에 과거방식으로 현재 상황을 진단하고 예측하고 전략을 준비하면 안 된다. 맞출 확률보다 틀릴 확률이 더 높은 세상이다.

지금상황은 정규분포의 중심부가 낮아지고 오히려 꼬리부분이 두꺼워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예측할 수 없는 이례적이고 극단적인 변동성이 자주 나타나고 전망자체가 어려워지고 의미가 없게 된다.

서울 아파트시장이 팻테일리스크에 노출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물망 같은 규제가 촘촘히 서울 아파트시장에 덮히면서 서울 아파트시장은 예측 불가한 시장으로 진입했다. 부동산 관련 의사결정을 할 때 사람들은 좀 더 신중해져야 한다.

서울 주택시장은 많은 쟁점이 있다. 사상초유의 제로금리시대와 과도한 시장유동성, 엄격한 대출규제와 주거이동 제약, 급증하는 조세부담과 다주택자의 고민, 분양가상한제 주택과 청약쏠림, 정비사업 규제와 서울 주택공급 부족, 신도시 30만호 공급계획과 토지보상금, 좋은 주택에 대한 누적된 수요와 서울진입희망대기수요, 2030 광역교통망 계획과 접근성 등 그 어느때 보다 쟁점사항이 많다. 이는 바꾸어 말하면 서울주택시장은 예측 불가한 팻테일리스크가 언제든지 증폭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우리가 잘 알고 익숙한 평균의 시대는 끝났다. 뚱뚱한 꼬리의 현상(비상식적 현상)들이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는 팻테일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평균의 시대에 사용했던 전략과 전술을 빨리 버려야 한다.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리스크를 수집하고 그에 근거한 새로운 전략을 빠르게 준비해야 하며, 전략은 수시로 변화하는 상황에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유연성을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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