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E칼럼] 권역별 대기환경관리가 성공적으로 시행되려면

에너지경제 ekn@ekn.kr 2020.07.29 10:37:41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김용표(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과 교수)


환경부가 지난 4월 ‘대기관리권역의 대기환경개선에 관한 특별법(이하 대기관리권역법)’을 시행했다. 대기오염이 심하거나 오염물질 발생이 많은 지역을 대기관리권역(이하 권역)으로 지정하고 권역 특성에 맞는 대기질 관리 대책을 추진하는 것이다. 지역마다 주요 배출원이 다르고, 지형이나 기상 조건도 다르므로 지역 맞춤형 대기관리는 당연하고, 어찌 보면 시행이 늦은 것이다. 환경부는 2003년부터는 수도권의 대기환경관리를 위해 특별법을 제정하고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권역별 대기관리는 2005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수도권 대기환경관리 대책을 전국의 여러 권역에 대해 확대 적용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수도권에서 대기환경 개선을 위해 시행했던 여러 정책의 효과를 되돌아보면, 앞으로의 권역별 대기환경관리를 보다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을 것이다.

기존과 권역별 대기환경관리의 가장 큰 차이는 기존의 수도권 외 중부권, 남부권, 동남권을 대기관리권역으로 추가 지정해 권역관리체계로 전환하는 것과, 권역별로 사업장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를 실시하는 것이다. 수도권의 경우 ‘수도권대기환경청’을 신설해 수도권 3개 시·도가 제출한 전년도 추진실적을 시행계획과 비교·평가하고,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의 중요한 내용인 대기오염물질 배출권거래제를 관리하는 등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수도권대기환경청은 미국 남캘리포니아지역 대기관리국(AQMD)을 벤치마킹해 설립한 기관이다. AQMD는 LA 스모그로 악명높았던 로스엔젤레스 지역의 대기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로스엔젤레스 지역만의 노력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인식, 주위 여러 카운티(우리나라 도와 비슷한 행정단위)와 함께 대기환경관리를 공동으로 시행하기 위해 1976년 설립되었다. AQMD는 사업장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및 관리권과(이 과정의 수수료로 예산의 3분의 2 이상을 충당한다) 처벌권(기소는 주나 카운티에서 대행)을 가지고 있어 강한 책임과 함께 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관측과 특별 연구, 대기환경관리 계획을 평가할 수 있는 모델링 연구를 수행하는 과학기술 발전팀과 대기오염물질 배출권 거래제를 담당하는 팀 등 전문성을 가진 직원이 있어 대기환경관리 계획을 과학적으로 기획, 수립,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아쉽게도 우리 수도권대기환경청은 AQMD를 따라 설립될 때 계획했던 이런 권한과 능력이 거의 없이 책임만 있다.

대기오염물질 총량관리제는 좋은 제도이기는 하나 수도권에서의 경험으로 본다면, 그다지 성공적이지 않았다. AQMD의 배출권거래제인 RECLAIM과 우리나라 수도권의 배출권거래제를 비교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수도권 배출권거래제는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시행하느라 배출권 과다할당으로 인한 거래 건수도 작고 거래 가격이 너무 낮아 실효성이 크지 않다. 더 큰 문제는 총량관리제는 대형 사업장을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수도권에서는 대형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이 이동오염원 등의 다른 배출원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에 비해 작아 배출권거래제 자체의 적용 필요성에 대한 논란을 벗어나기 힘들다. 대형 사업장이 대기오염 배출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산업단지가 있는 권역에서는 총량관리제가 효과가 있을 것이지만, 배출권거래제가 효과적인지에 대해서는 과학적 연구가 필요하다. 배출권거래제에서 모범 사례인 AQMD에서 RECLAIM을 폐지하고 다시 직접관리(command and control)를 하려는 배경도 잘 파악해야 할 것이다.

더 큰 문제는 지방 시·도와 지역별 환경청이 권역별 대기환경관리를 시행할 능력을 갖추는 것이다. 현재 계획으로는 그 역할을 지방의 환경청에서 담당하는데, 이는 예전에 수질관리가 중요할 때 수계별로 설립된 것이어서 대기 권역을 담당하기에 적절하지 않고, 실제 제출한 시행계획을 평가할 인력도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여건이 어느 정도라도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는, 좋은 계획을 시행하더라도 기대했던 효과를 얻기 힘들고, 오히려 그 계획을 나쁜 계획으로 평가받게 하기 쉽다.





배너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