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헌우의 눈] 스타벅스 사은품 대란, 사건보다 문화에 주목해야

여헌우 기자 yes@ekn.kr 2020.07.30 14:30:59

  •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목록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스타벅스 ‘사은품 대란’의 후폭풍이 거세다. 일반 고객들의 논쟁을 넘어 국회에서도 이 문제를 심각하게 다뤘다. 조성욱 공정위원장은 "(스타벅스가) 불공정행위를 했는지 모니터링 하겠다"고 언급했다.

논란은 스타벅스가 지난 22일까지 ‘2020 서머 e-프리퀀시 이벤트’를 진행하며 시작됐다. 음료 17잔을 마시고 스티커를 모은 고객에게 ‘서머체어’ 또는 ‘레디백’을 주는 게 골자다.

문제는 수량이 너무 적어 스티커를 모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사은품을 받지 못했다는 점이다. 각종 사건사고들도 이 때문에 일어났다. 일각에서는 스타벅스가 고객들을 기만했다는 강도 높은 비판까지 나온다. 사은 행사를 열려면 물량을 충분히 준비했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사은품 대란’의 단면만 보지 말고 문화의 흐름을 읽어야 한다. 본질은 스타벅스를 사랑하는 이들이 많고 한정판 굿즈를 가지고 싶어 하는 사람도 상당수라는 점이다. 유통 시장 트렌드가 ‘소비자 주권’을 중요시 하는 쪽으로 변해가며 나타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풀이된다.

레디백을 받기 위해 새벽부터 줄을 선 일도 비판의 대상이 아니다. 최근 일부 고객들은 맛집 앞에서 밤새 기다리거나 신제품 출시 첫날 새벽 매장으로 향하는 것을 하나의 ‘놀이’로 인식한다. 단순히 제품이나 음식을 소비하는 수준을 넘어 그 과정까지도 추억하고 싶어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결과다.

새벽부터 기다렸던 소비자는 레디백을 통해 자신이 겪은 ‘스토리’를 기억하며 만족하고 있을지 모른다. 스타벅스 이벤트 덕에 좋은 추억을 만든 사람을 ‘호갱’이라고 치부하며 감싸려 들지 말라는 얘기다.

그렇다고 스타벅스를 무조건 감싸자는 뜻은 아니다. 회사 역시 매년 사은행사 때마다 같은 문제가 반복되는 만큼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할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다만 이번 일에 국회가 나섰다는 점은 이해하기 힘들다. 할 일이 산적한 국회가 개별 기업이 이벤트를 여는데 훈수까지 둬야 하나.





배너
이미지